자작시
혀 끝을 내밀어 침 발라 우표를 붙였다
맨들거리고 조금 비린듯 시큼하다
가만가만
조심조심
봉투에도 침을 발라 봉하였다
조심거린 까닭은
혀를 베일까봐서
침이 말라 봉투가 잘 안 붙는다
여러 번 손으로 눌러도
누르면 누를 수록
우글거린다
봉투가 운다
종이가 운다
운 자국을 덮으려고
투명테이프를 찾아 붙였다
위장하였다
편지는 밤에 쓰지 않겠다 해 놓고
밤에만 쓰는데
밤에는 침이 잘 안나오는지
혀 끝을 돌려 축여보아도
봉투는 잘 떨어지고 계속 운다
그때마다 나는 또
테이프를 찾아 운 흔적을 감출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