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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chterin 여자시인 Jan 06. 2022

우표의 맛 (詩)

자작시




혀 끝을 내밀어 침 발라 우표를 붙였다

맨들거리고 조금 비린듯 시큼하다


가만가만

조심조심


봉투에도 침을 발라 봉하였다

조심거린 까닭은

혀를 베일까봐서

침이 말라 봉투가 잘 안 붙는다

여러 번 손으로 눌러도

누르면 누를 수록

우글거린다

봉투가 운다

종이가 운다

운 자국을 덮으려고

투명테이프를 찾아 붙였다

위장하였다



편지는 밤에 쓰지 않겠다 해 놓고

밤에만 쓰는데

밤에는 침이 잘 안나오는지

혀 끝을 돌려 축여보아도

봉투는 잘 떨어지고 계속 운다

그때마다 나는 또

테이프를 찾아 운 흔적을 감출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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