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지막 방문
그리고 열흘 뒤였다.
똑같은 양상이었다. 밤 11시경 우린 잠자리에 들었고 정적 가운데 아랫집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큰 목소리로 떠들고 소리치는 것이 반복됐다. 이쪽에서 부르고 저쪽에서 대답하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 같아 기다리다 또 12시가 넘어갔다.
이 정도면 건물의 방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 2년 간은 단 한 번도 옆집, 아랫집 모두에게 층간소음이라고 할만한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더불어 우리 역시 유난히 목소리가 작지도, 말을 적게 하지도 않음에도 층간소음 항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런 생각에 잠겨 고뇌하던 중 조용하던 동거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다녀올게’하고는 나갔다.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새벽에 나가야 하는 그였다. 그래도 아침잠을 좀 더 잘 수 있는 나보다 스트레스가 더 컸을 것이다.
사실 오늘뿐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소음은 들려오고 있었다. 어느 날은 밤 12시쯤까지, 또 어느 날은 들려오다 말다 해서 찾아가기는 애매하게... 낮에는 아예 커다란 노랫소리로... 그래도 찾아간 이후로는 신경을 쓰긴 하는구나 하는 마음에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오늘 들려오는 소음은 조금도 층간소음을 의식하지 않는 크기였다.
아랫집에 다녀온 동거인에게 물었다.
’근데 이 정도면 건물 방음에 문제가 있긴 한 것 같아. 말소리가 이렇게 다 들릴 수가 있나?‘
‘아니야. 그냥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 복도에서도 쩌렁쩌렁하게 울리더라고.‘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려던 마음이 무색하게 그들은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을뿐더러 세 번째 방문에는 다소 불만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고 했다.
나였다면 이웃이 한 번만이라도 찾아온다면 굉장히 조심하고 다신 그럴 일이 없게끔 할 듯한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우리는 아랫집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반의 반도 모를뿐더러 우리가 참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개선될 일은 없을 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가 더 찾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다음날 낮에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또 새벽 1시가 돼서야 고단한 정신으로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