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악명을 마주하다

#5 집주인에게 연락하다

by 수쥐


그리고 다음날,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집주인에게 연락하는 것은 정말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수면 위로 가져오는 것 같아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동안은 ‘오늘만 시끄럽고 다음부턴 안 그러겠지’하는 생각에 집주인에게 말을 하기가 애매했다. 이미 직접 찾아가 말하기도 했고 우리에게 전달받은 내용을 집주인에게까지 또 듣게 되면 아랫집이 반감을 가질 것 같아 최대한 우리 선에서 기다려보고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몇 번의 노력 끝에도 소음은 반복되었고 여기서 더 찾아가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새벽까지 잠 못 들던 우리의 고민과 결심이 허무하게도 전혀 층간소음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말소리와 투박한 생활소음이 계속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진 이웃이라면 또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자명했기에 우리는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얼마 전 이사 온 아랫집의 소음이 심해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몇 번 찾아가 직접 얘기해 보고 최대한 해결해보려 했는데 계속 반복되니 너무 괴롭습니다’


녹음본과 함께 대강 이러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다행히도 집주인은 아랫집에 얘기를 하겠다며 또 이런 일이 있을 경우 바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집주인은 매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할 수 있는 건 연락뿐이었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 확실한 답변을 주었다. 나는 이 와중에 집주인의 반응이 무성의하진 않을까 심드렁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다. 층간소음은 참으로 해결이 어렵고 명확한 해답이 없는 문제이니 결국 피해를 받는 집 외엔 손을 떼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제 집주인이 아랫집에 주의를 준다고 했으니 아랫집도 이번만큼은 다를지 모른다. 집주인의 주의라는, 그래도 좀 더 강력한 한방을 아랫집에 전했다고 생각하여 나는 앞으로의 조용하고 아늑한 밤들을 살포시 기대했다.


그리고 불과 이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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