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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소영 Aug 07. 2019

성장

언제나 놓치고마는 순간

아이가 자기전에 내 쪽을 바라보고 사랑한다말하고는
고개를 돌린다. 허공을 내려다보는 눈이 잠시 깊어지고
살포시 모은 두 손도 한 동안 잠잠하더니 이내 손발을 퍼덕대며 하품을 했다.

유리알같던 아기시절 모습을 지금의 모습 속에
자주 겹쳐본다. 그 아기가 지금의 너이다.
그것이 황홀해서 계속 본다.
어느 덧 자기 생각을 주장하고 제법 논리를 펴는 나이가 되었다. 맑은 유리창 같은 시간이 나이테처럼 겹쳐져
한 장 한 장의 속성은 그대로이나 좀처럼
들여다보기 힘든 깊이가 되었다.
아이의 성장은 규칙적이기보다 순간순간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그 순간을 놓치면
뒤늦게 발견하게되는 거리감에 놀라고만다.
물론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적은 없다.
원래 타인이었지만 더욱 더 곁에서 단단해지는 아이.
밤에 피고 낮에 진다는 어느 꽃과 같이 신비로운 아이.

아이가 잠이 들면 이 낯설고도 두려운 응시를
한 동안 계속해본다.

나의 당연한 함축을,굳이 설명할 필요 없는 생활의 괄호부분을 아이는 결코 그냥 넘어가는법이 없다.
오타 한자도, 띄어쓰기 하나도.
"엄마,아까 분명 한 번이랬잖아."
"엄마,그게 무슨 뜻이야?""다시,뭐라고"
일일이 대꾸하는 수고로움에 가끔 진저리를 치기도 하지만
아이에게는 하나하나의 무게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각의 자극과 물음 끝엔 잔상도 없고 미련도 뒤끝도 없는 것 같다.
다만 온도나 감촉은 온전히 소화되어 몸에 새겨질 것이다.
이 무섭고 놀라운 성장이 나는 문득문득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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