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친구를 만났었다.
평소 친구가 힘든일이 생기면서 나한테 카톡을 보내고, 전화도 하는걸 다 받아주고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말해줬었다. 그러다가 요근래에 친구에게 더 힘든일이 닥쳤다.
친구 엄마의 건강 문제였다.
카톡이나 전화를 하면 말하는 내용들이 정말 다급하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게 너무나도 잘 보였었다.
도움을 주고 싶었고,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는 차근히 말해주고, 그 친구만을 위한 신경안정제가 되어주었다.
그러다 더 안 좋아진 상황을 보곤 나도 놀랬지만
차분히 친구에게 얼굴을 보면서 얘기하는게 좋겠다 싶어 내가 먼저 만나자고 약속을 잡고 며칠 전 친구를 만났다.
더운 날씨에 실내로 들어가자마자 봇물터지듯이
마구마구 쏟아내는 내친구.
친구의 기분과 상황이 어떤지 알기에 차분히 듣고, 걱정과 불안한 상황들로 인해 내 친구가 힘든 감정들에 매몰되지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위로와 내가 경험한 상황들을 얘기해주고, 도닥여 주다보니 과거의 나나 현재의 내친구의 똑같이 들었던 생각은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든 감정을 갖어야만할까’였다.
나와 내친구는 각자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를 했었다.
일단 둘다 맏이들이였다.
맏이에다가 둘다 딸이였다. 둘다 집에서 장녀인거다.
몇년 전의 나도 그랬었던 경험때문인지 현재의 친구도 자신의 엄마 건강 때문에 하루하루가 걱정과 불안으로 갉아먹혀지는게 너무나도 눈에 잘 보였다.
경험해본 사람만 아는 상황. 남들에게 말하면 남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것과,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가볍게 말하는걸 들음을 당한 적도있었기에 그 기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그 때의 나는 누구한테 말을 해야할지도, 도움도 받아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정신이 없었었다. 그 때 당시의 엄마는 기분이 롤러코스터 타듯이 오르락내리락 했었고, 또 그 때의 나는 성인이였지만 감당하기엔(모두가 그렇겠지만..) 어렸었다.
친구도 똑같은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였고,
왜 집에서 ‘나만’ 신경쓰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나만 행동하는 걸까하는 고민이 같았다.
일단, 맏이라서.
‘맏이’라는 단어에 많은 것들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생각을하고, 대비로 이런저런걸 해야겠다는 생각때문에 행동하고, 정보 찾고, 알려주는 등
말그대로 ‘맏이니까’ 솔선수범 하는걸 내 자신도 모르게하고있는 것.
그리고 두번째로는 ‘딸’이라서.
한국에서의 부모와 자식관계는 좋게말하면 특별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족쇄’를 채운 관계같다고 생각한다.
요즘시대에 누가 그런 부모가 있느냐 라고들 하지만
알게모르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하고있다는걸 모르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집도 그러니까.
특히 ‘엄마와딸’의 관계가 더 그렇다고 본다.
‘딸’이 신경써서 말해주면 싫다고하더니 제3자나 자신의 형제들, 친구, 지인이 말하면 또 팔랑귀처럼 맞다듯이 오히려 그쪽의 말을 더 말로 취급하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똑같은 말을 해도 딸의 말은 쓸데없는말이고, 오롯이 딸 외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 맞는말이고 영양가있는 말인걸로 판단해서 더 잘 들을려고하고, 한마디도 안 놓칠려고하고, 의도를 더 파악하려는 행동한다.
심지어 속이는말인데도 불구하고, 되려 뜻이있는것이라 하면서 딸 앞에서는 보여준적 없는 긍정회로를 돌리기도한다.
딸의 말이 흡입력이 없는 건가 싶은 생각에 직접 물어보기도 했었다.
돌아오는 말은 당연히 아니라고한다.
그러면 기조가 그냥 편견이라는 기반을 두고 말하는거냐고하면은 되려 내가 말을 안들었다고한다.
언제를 말하는거냐 라고하면 내가 유치원다닐 적 5-6살 적에 말하는것이다........
당장 아파트 단지에 애기들만봐도 뒤돌면 뛰어다니는
나이대들이고, 앉아있어하고 잠깐 뒤돌면 그자리에서 없어지는게 그 때 애기들 나이가 아닌가..?
이걸 내 살아온 평생을 사골마냥 울궈먹는다.
재탕 삼탕 사탕 오탕 육탕........NN탕
평소에 더 정확한 정보를 알아봐서 알려줘도 귓등으로도 안들었다가 나중에 뒷북치는 현상도 너무나도 많았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내친구도 그런적이 많다고하니...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엄마세대가 하는 말들 중 하나가
남편이 아프면 와이프가 다 옆에서 봐주지만
정작 와이프가 아프면 아무도 안봐준다 라는 말을하는데
그 옆에서 ‘딸’이 엄청 신경을 쓰고 있는걸 인지는 했는지 물어보고싶다.
엄마 옆에서 엄청 신경쓰고, 이리저리 알아보는 나와 내 친구는 투명인간인건가 싶기도 했다.
현재의 내친구의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
몇년 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자기자신을 갉아먹는 내친구를 위해서 말해줬다.
지금 일반인인 너에겐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병원에서 하라는데로 다 해야하고 맡겨야하는거니
너는 너의 감정에 있어서 너를 1순위, 아니 0순위로 둬라.
너 자신을 갉아먹지마.
그날도 집으로 돌아온 후
한마디, 두마디,,몇마디를 또 속으로 삼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