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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May 25. 2024

되풀이는 말아야 하는데

<4>

(네이버)

  

  되풀이란 말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반대로 사용할 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보통의 경우, 노력을 되풀이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어쩌면 평범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다가, 후회하고 미련을 남기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니 소나 염소의 되새김질도 일종의 되풀이이긴 하다. 이 경우는 논외다.

  

  보통 어떤 일에서 되풀이를 멈추지 않을까?


  같은 말을 매번 똑 같이 한다. 말하는 이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는 뜻이겠으나 듣는 이는 고역일 수밖에 없다. 혹시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도 오래도록 반복할까?’라고 생각하며 수용한다면 대단한 공감능력 소유자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으면 세상이 한층 부드러울 것이다.

 

  잘못된 선택을 계속해서 한다. 현명하지 못한 자가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다. 값비싼 수차례 실패의 경험이 또 다른 순간의 선택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의 순간이 오면 평소의 다짐이 한순간에 날아간다.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부부싸움의 되풀이도 끝이 없다. 수십 년을 함께해도 상대를 깊이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순간의 감정 앞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다투고 난 후 잠시 후회하지만 또다시 싸울 준비를 한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점은 원상회복을 위한 삶의 지혜가 조금씩은  쌓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의식적으로 되풀이되는 습관은 무섭다.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나쁜 습관 앞에서는 피할 재간이 없다. 조그만 충격이라도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무기력이 동반되기 때문에 폐해가 더 크다. 목표를 이루려 한다면 좋은 습관을 들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되풀이는 하지 않을수록 좋다. 맛있는 음식도 자주 올라오면 싫어진다. 하물며 칭찬마저도 자주 하면 듣기 싫다 하지 않는가?


  역사는 돌고 돈다.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진리다.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분열의 시기에 항상 어려움이 따랐다. 요즘 때 아닌 이념논쟁으로 정치권이 시끄럽고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맞는 국운융성 시기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수십 년도 누리지 못하고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황당한 사고는 끊임없다. 너무 잘 잊는다. 교훈으로 승화시킬 역량이 부족하다. 잊기 잘하는 우리 민족의 특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셀 수도 없는 대형 인재사고가 연달았다. 관계자가 비통한 얼굴을 보이면서  90도 인사 한번 하고 나면 신기할 정도로 잊힌다. 다음에는 어떤 쇼킹할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지... 


  재탕 삼 탕 한다. 정치인은 한결같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한다. 철 지난 것을 베끼기도 하고 단골 메뉴를 우려먹기도 한다. 건망증이 심한 유권자들은 매번 희롱당한다. 정치인 탓 할 것 없다. 그런 사람 뽑아 놓고 무엇하러 후회를 되풀이하는가?  놀리는 이도 문제지만 놀림을 당할 허물을 보이는 사람의 책임이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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