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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딛우 Jun 13. 2024

그냥 별안간 초코파이도 아니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가 가능해?




그냥 네 '기분'에 선택되었을 뿐이다 (brunch.co.kr)


지난번 친구 B 이야기에 이어서 더 해보자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란 관계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내가 무슨, 별안간 초코파이도 아니고.


*


직장 동료가 한 명 있다.

결이 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사회생활에 있어 문제 삼을 건더기도 못되었기에 잘 지내려 노력했다.


내가 지금 이 직장을 잘 버틸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준 나에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잘 지내보려 나름의 최선을 다 해왔지만.


과거 친구 B처럼, 이 동료 또한 사회생활로서, 더불어 개인적인 관계의 지속성을 생각했을 때 언제든 자신은 내 범위 안에 들고 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내가 입사하기 전 수많은 시행착오로 오고 갔던 사람들에 지쳐있어서 조금은 선을 긋고, 심드렁한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마음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했다. 제법 친한 동료가 되었다고도 그리고 나보단 어린 편이어서 때때로 귀여운 친구라 생각도 했다.


사실 실제의 난, 그다지 타인에 대해 관심을 먼저 드러내는 편은 아니었지만, 노력했다.


그러나, 불현듯 어떠한 이유로 동료는 나와 더 이상의 소통이 없다.

이번엔 과거 친구 B와 달리 몇몇의 이유가 떠오르긴 하지만,

이미 그걸 설명해야 할 필요는 사라진 상황까진 와버렸다.

 

분명 무언가 탓을 하는 듯한 나를 무시하는 행동, 사내 분위기를 망치고 업무적으로 소통을 거부함에

피해까지 보고 있으니 논할 수준을 넘어섰다.


뭐, 나 또한 감정적으로 한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필요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그 친구 B의 일과 별다를 것 없는 것도 같고.


그저 그 동료의 '기분'내키는 대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뿐인 것이다. 


나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것뿐이고,

나와 친해지고 싶었고 나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내게 흥미가 떨어진 게 다라는 것.


나를 싫어해? 그럼 나도 그 사람을 싫어해야지.

뭐 그런 단순한 사고가 되면 좋겠지만. 


불과 한 달 전쯤까지만 해도 퇴근길, 연휴가 겹치는 동안 보지 못할 그 동료와 짧은 인사를 건네며 톡을 보내기도 했었다. 휴일을 보내고 돌아온 날엔 편의점에 들러 같이 나눠 먹을 간식을 사기도 했고.


제법 좋은 기억들도 더러 있다보니, 문득 이건 타이밍의 문제라고도 생각했다. 

뭐 그렇구나 싶다.


내가 싫은 건 그 동료의 기분의 문제. 내가 뭘 어쩔 수 있는 범주가 아니고.

흔히들 말하는 타이밍, 그 동료의 타이밍, 나의 타이밍이 맞지 않는 건가도.

뭐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며 갈무리 지은 건, 결국.


굳이 과거의 나처럼 스스로를 따져 묻고 검열하거나 하는 등, 나를 후비지는 말자는 것.

몇 차례의 돌이켜보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은 했지만, 관계란 한 번 균열이 시작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건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고.


그러니 그렇게 한순간 돌아서버리면 나 또한 어쩔 여지가 없다.

나는 독심술을 하지 못하니까. 

말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고 사실 피곤하기도 하다.


이대로, 아마 끝일 것이다.


그저 앞으로가 어떻게 흘러가든 서로가 상처받지 않고 덤덤하게 있을 자리로 흘러가기를 바랄 뿐.


아, 뭐, 이러나저러나.


남의 돈 버는 것도 힘든데, 관계까지 신경 써야 할 때면

집으로 돌아올 때면 털자, 잊자 하면서도 꽤나 지쳐있다.


어느 회사를 가도 마찬가지,, 피할 수 없다.

오늘도 그렇게 멀고 먼 프리랜서를 꿈꾸며.


괜찮은 척 잘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하루를 버텼다...

...고 생각해야지.

그래야, 내일도 버티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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