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흔들려도 볼까
어릴 때부터 사람이 줏대가 있어야 하고,
심지가 굳어야 한다고 배웠던 거 같은데.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너무 올곧기만 하면 어우러질 수도 없을 때가 더러 있어 외롭거나,
모처럼의 기회가 왔을 때 고민만 많아지더라.
나는 어쩐지 줏대도 별로 없고,
가졌다는 심지마저 얼마나 곧고 굳은 지도 모르는,
그저 스스로를 어리숙한 인간 1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내 줏대나 심지는 하나가 아닌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가지 치는 수백수천 개일 수도 있다고.
그냥 그렇지 않을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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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에 있어 완벽한 하나의 정답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가 않다는 건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적당히 서있다가 흔들리면 그냥 마음껏 흔들려도 볼까.
어설픈 채여도 헤매는 게 뭐가 나쁠까 싶어서.
모두가 다 같은 타임라인에 맞춰 살아가진 않을 테니 말이다.
때로는 너무 굳은 심지, 뭐 그런 건 없는 게 좀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