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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의그녀 Sep 04. 2023

02. 재지팩트의 기억을 담은 컵

jazzyfact Lifes Like 10주년 컵

jazzyfact 10주년 컵

재지팩트 Lifes Like 1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한정판 컵입니다. 앨범 커버를 작업한 디자이너 차인철, 이리나와 재지팩트가 ‘기억’이라는 주제로 다시 모였습니다. 컵에는 Lifes Like 앨범의 트랙리스트가, 바닥에는 jazzy fact가 영문으로 적혀있어요. 알록달록하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을 보고 있으면 Lifes Like 앨범 커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둥글고 긴 모양과 유니크한 레터링 덕분에 우유를 담아도, 물을 담아도, 콤부차를 담아도 예뻐요. 한정판 발매로 현재는 절판된 상태고, 중고 거래에서도 보기 어려운 귀한 컵입니다.


덧붙이는 글�

나는 애인을 재지팩트 컵 덕분에 만났다. 재지팩트 컵이 하필 너무 예쁘게 생겨서 내 눈에 들어왔다. 재지팩트 컵을 갖고 싶어서 만났고, 컵을 두고 내기를 하다가 연애까지 했다. 재지팩트 컵이 한정판도 아니고 예쁘게 생기지 않았다면 그때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을 텐데 다 재지팩트 컵이 예쁘게 생겨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내기는 내가 졌지만 그래도 재지팩트 컵은 나한테 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재지팩트를 사랑했지만 다행히 나도 그만큼은 사랑해서 그 컵은 자연스럽게 내게 줬다. 

그 후로 컵이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면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컵은 얼마 안 가 깨지고 만다. 내가 깨뜨렸다고 하기에 억울해 항변을 해보자면 나는 얼음을 넣는다고 깨지는 컵은 처음 봤다 (…) 너무 예쁜 나머지 아쉬운 내구성을 가진 컵은 그렇게 갔다. 


그날 컵 주인이 귀가하고 깨진 컵을 고백하기까지 얼마나 괴로웠는지 … 다행히 컵 주인은 재지팩트를 사랑하는 것보다는 나를 더 사랑해서 몇 마디 하고 넘어갔다. 컵은 더이상 컵으로 기능할 수는 없지만 바닥만 깨지고 다른 부분은 멀쩡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용품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가끔 컵을 볼 때마다 컵 주인의 진심 섞인 원망을 들을 때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하지만… 그래도 컵은 여전히 예쁘게 유리장 위에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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