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ACTOR_전여빈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by 김군

NEXT ACTOR_전여빈


인연이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가끔은 정말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우연처럼 일어난다. 그로 인한 삶의 잔상은 꽤나 인상적으로 남는다. 내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만남의 기억의 한 조각을 떠들어 더듬어본다. 이번 글을 쓰면서 유독 반복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부산이라는 두 글자 그것이다. 내게 그곳이 고향이 아님에도 왜 그리 영향을 준건지 생각해보면 나 또한 신기하다. 기간으로 따지면 기껏 해봐야 내 삶의 6분의 1이지만 그 시간 안에서 나는 너무 많은 사람들 만났고 잃어버렸다. 그래서 부산을 떠나는 순간을 마주 했을 때 꽤나 아쉬웠다.


관계에 있어 하나의 매개체가 트리거가 돼 된다. 그것들로 인해 거미줄처럼 뻗어져나가기도 한다. 내게서 그렇게 발사될 총알을 찾아본다면 영화가 그에 해당된다. 좋아하는 것으로 뭉쳐진 인연들. 내게는 그것들이 꽤나 끈끈하게 남겨졌다. 평소 연락도 하지 않고 심지어 연락처도 모르는 인연들이지만 우리는 그날이 오면 자연스레 부산이라는 도시로 모인다. 그리고 수십 년을 알고 지낸 인연처럼 재잘거리며 반갑게 이야기들을 멈추지 않는다. 짧지만 굵은 선을 그어진 사이가 주는 잔상 속에 추억들이 많다. 그리고 지금 꺼내 볼 인연도 한여름밤의 판타지처럼 남겨진 아름다움 중 하나이다.


영화제를 자주 참여하면서 해마다 이 시간을 즐기는 스킬이 한 단계식 발전 해나 가졌다. 사실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관람을 한다는 원초적인 매력이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크게 보인다. 하지만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가 바라보면 의외로 즐길 포인트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을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창작자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간들이 짜져 있다. 사실 수년간 연례행사처럼 갔었지만 이러한 매력 포인트를 참여하지 못하고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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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탕에 발을 담근 것은 나 또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영화인들 배우나 감독들과 팀을 정해서 2-3일간 몇 편의 영화를 골라서 같이 관람하는 것이었다. 나의 조는 총 6명으로 구성되었고 임대형이라는 감독님과 함께 하였다. 프로그램을 참여하지 않았다면 생각도 못한 작품들을 보았다. 짜릿함과 여운을 주는 작품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역시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극장을 나와 각자 본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각양각색의 이야기와 해석들이 멈춰지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 모든 조들이 모여 뒤풀이를 하였다. 다들 한결 같이 눈망울들이 빛나 보이며 즐거워 보였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서로에게 맺어진 다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공유하며 비록 지역은 각기 다르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자 하였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임대형 감독님의 작품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모 시사회를 초대받게 된 것이었다. 극장 앞에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고 낯익은 얼굴들이 눈앞에 보였다. 오랜만에 근황 이야기를 하였고 감독님이 바쁜 와중에 우리에게 다가왔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주었고 오늘의 주인공을 붙잡고 있기는 염치가 없는 것 같아 짧은 인사와 대화를 하며 보내드렸다.


곧 영화의 상영시간이 다가왔고 서로의 표를 확인하며 자기 자리에 착석하였다. 영화제를 통해 알게 된 임대형 감독님은 사람향기가 물씬 나는 분이었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냥 그렇게 영화라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며칠 안 되는 순간이지만 감독님의 매력에 빠져버렸었다. 어떤 작품일까 너무 궁금했다. 극장 안에 조명이 꺼지고 스크린 화면에 영화가 시작되며 나는 다시 그냥 좋아졌다. 작품이 감독님 같았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며 계속 눈이 간다. 극 중 주인공 모금산이 수영장에서 만난 인물인 자영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이렇게 삼세번을 채우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전에 두 작품을 통해 한동안 머릿속에 잊히지 않는 배우였다. 전연빈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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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씬은 만지 않았지만 꽤나 극 중 귀여운 모습들이었다. 모금산과 맥주를 마시면서 다육 이야기를 하면서 재잘거리는 자영이라는 캐릭터를 보며 씩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녀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쉽사리 마음을 열 수 있는 존재가 없다. 살면서 저렇게 떠들고 대화하고 싶지만 모금산처럼 순수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결국 굳게 닫힌 입은 외로움이 된다. 전여빈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마음에 와닿는 것들이 참 좋은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매력을 많은 대중들이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면서 너무 유명해지면 또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 이들었다. 다음 만남은 언제가 될지 벌써 두근거려진다.



“아저씨는 외로운 사람이에요”.-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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