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1부

정신 없는 수다스러움과 독특한 매력의 작품

by 김군

삶은 정말 뜻하지 않는 변주곡의 연속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 던 곳을 떠나게 되었다. 나의 의지가 아니었고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멈춰야 했다. 지속하지 못한 것이 괜스레 내 탓같이 보이고 그 무기력한 삶에서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한숨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방황의 길목에서 이정표를 잃어버린 내게 나침표를 지어준 것은 의외로 단순한 것이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는 눈물을 흘렸고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오늘 바로 그 작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기록해보려 한다.



영화 속 한 가족들이 장면에 보인다. 그네들의 표정들은 제 각기 걱정과 근심이 가득 차있다. 각자의 선택들이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누구보다 불행해 보이는 것은 가족 구성원 중 엄마인 에블린이다. 그녀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남자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치가 장밋빛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고 남편 웨이먼드와 함께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고국을 떠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에블린에게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은 희미해지고 남은 건 힘겹게 일궈낸 빨래방뿐이다. 그마저도 현재 처해진 세금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압류당할 상황이다. 한때 믿음직스러워 보였던 남자인 남편 웨이먼드는 이젠 그녀의 눈에 현실에 대한 감각이 없는 철부지 같아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블린을 힘들게 하는 것은 딸 조이이다. 정말 애지중지 키웠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 엇나간다. 좋은 대학교를 갑자기 자퇴하더니 종국에는 연인이라고 백인 여성을 데리고 온다.



결국 에블린을 괴롭히는 사건의 도화선이 터지는 한순간은 뜻하지 않는 순간 찾아온다. 그녀는 요양차 방문한 아버지에게 자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애써 보여주기 위해 파티를 준비를 한다. 서먹하고 이제는 벽이 생겨버린 딸 조이도 부르는데 그녀가 동성연인인 베키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외할버지에게 커밍아웃을 하려 한다. 에블린은 허겁지겁 베키를 단순히 딸의 친구로 소개하는데 이 모습을 본 딸은 엄마에게 실망을 하고 화를 내며 떠난다.


그럼에도 딸을 잡을 수 없고 기껏 하는 말은 살이 쪘으니 잘 챙겨 먹으라는 말밖에 못 한다. 세금 문제 해결을 위해 조이의 도움이 필요하였지만 부탁할 수없었다. 결국 국세청은 돌봐줄 인원이 없는 노부인 아버지와 썩 믿음스럽지 않은 남편 웨이먼드와 함께 방문하게 된다. 이 시련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떨리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남편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자기는 다른 차원에서 온 또 다른 알파 웨이먼드이고 이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존재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혼란을 해결해 줄 유일한 존재는 이 차원의 에블린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또 엉뚱한 남편이 장난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핀잔을 주는데 갑자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웨이먼드의 말처럼 또 다른 차원의 인물들이 자신을 해하려고 한다. 에블린은 그제야 알파 웨이먼드말을 믿게 되고 멀티버스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절대 악인 조부투파키에 대항한다. 맞서 싸우기 위한 수단으로 일련의 장치를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자신인 에블린의 능력을 빌려온다. 그리고 시간이 점차 지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그녀는 잊고 있던 지나쳤던 감정과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점차 변해간다.


스크린이 올라간 뒤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상당히 독특하고 신선한 연출인데 전개는 정말 정신없이 몰아친다. 속된 말로 미친 영화이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비슷한 느낌의 작품 하나가 머릿속으로 딱 떠올라졌다. 바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는 영화인데 이 작품 또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가 차곡차곡 따라가다 보면 결말에는 와 정말 기발하며 계획적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작중에서 멀티버스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재미나다. 또 다른 차원의 인물의 능력을 불러오기 위해 헤드셋 같은 장치를 끼고 버스 점프를 한다. 이 행위를 위해 수반되는 조건은 개연성 없는 행동을 해야 한다. 신발의 좌우로 바꿔 신거나 손가락 사이를 종이로 베는 등 정말 해괴한 행동들을 영화 속 인물들이 한다. 이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버스 점프를 통해 주인공 에블린은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삶 속의 자신의 능력을 불러온다. 쿵후 고수 인생부터 성공한 배우, 주방장 그리고 가수의 모습까지 정말 다양한 형태의 에블린을 보여 준다. 사실 수많은 선택에 따른 결과는 개연성에 따라 도출된다. 하지만 그것을 거슬러가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엉뚱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버스 점프의 조건을 설정한 것은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추론을 해보았다.



영화는 초반부 국세청을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대환장의 멀티버스의 난장판이다. 유사한 소재로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있는데 시기상 먼저 개봉한 것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다. 이 영화는 정말 수다스럽게 떠들며 다중 우주 개념 속의 캐릭터의 모습들이 전환된다. 따라가다 보면 부산스러움이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가 단순히 이러란 독특하고 신선함에 만에 의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고 떠난 아시안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현실에 찌들어서 식어버린 부부의 이야기도 그리고 동성애의 이야기도 스크린을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던진다. 영화 중반을 넘어서는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뒤틀리고 점점 무너지는 에블린의 세계를 보며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라는 존재의 삶을 지탱하고 구원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지켜야할까라는 것을 말이다.


- 2부에서 추가적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적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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