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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Feb 20. 2024

웡카 1부

순한맛을 찾으려 한다.

 요즘은 많은 것들이 자극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콤하거나 달콤하거나 극단적으로 뚜렷한 선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마라탕과 탕호루의 인기들이 이러한 상황을 반증한다. 사실 나 또한 가끔은 이러한 명확한 맛을 선호한다.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부분 때문에 끌린다. 어떤 느낌과 어떤 분위기 그리고 무슨 맛일지를 예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편향된 틀은 선택의 폭을 줄이게 만든다는 부분이 주는 불편하다. 나는 분명 진라면 순한맛을 뜯었는데 젓가락을 든 내 앞에 있는 것은 불닭볶음면인 것이다. 둔감하된 자극에는 더 큰 자극으로 치닫고 있음에 두려움이 생긴다. 잊혀 간 맛들에 대하여 다시 마주 할 수 없는 걸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다시 조금은 강렬한 자극이 아닌 은은하게 퍼지는 여운을 느껴보고자 한다. 바로 웡카라는 영화를 통해서 말이다.




 여기 꿈을 꾸는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윌리 웡카라고 하며  초콜릿의 달콤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표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꿈의 실현을 위해 디저트의 성지인 달콤 백화점에서 자신만의 가게를 내고자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에 손에 지어진 단돈 12 소버린. 뿐이다. 설상가상 그것 또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남아있는 것들이 사라지게 되고 한파의 추위 속에서 노숙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웡카 앞에 펼쳐진 곤란한 상황 속에서 한 남자가  그의 앞에 등장한다. 사나운 개와 어수룩하며 어눌한 말투의 블리처라는 이름의 사람이었다. 그는 웡카의 상황을 듣고 자신이 도움을 주겠다고 따라오라고 한다. 그렇게 당도한 곳은 낡은 여인숙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괴팍하고 성질이 나쁠 것 같은 주인장인 스크러빗 부인이 웡카를 마주한다.



 숙박비가 없는 그에게 주인장은 선심 쓰듯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 후 외상을 베풀어 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블리처와 스크러빗 부인의 계략이었다. 웡카와 같은 처지에 사람들을 호객 행위를 통해 데리고 와 부당한 조항들을 읽기도 힘든 작은 글씨로 적어 못 알아보게 만들고 사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어기거나 지키지 못할 시에는 여인숙에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일을 해야 한다.


 결국 웡카는 작은 글씨 약관뿐만 아니라 문맹이라는  부분 때문에 이 함정에 빠져들고 만다. 그렇게 스크러빗 부인의 세탁소에 감금되고 만다. 그 공간에는 웡카처럼 당해서 작업을 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회계사, 배관공, 전화연결원, 코미디언 등 직업들도 각양각색이었다. 다들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체념하고 있다. 하지만 웡카는 여전히 꿈을 포기하지 않고 탈출을 계획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릴 적부터 여인숙에 길러진 누들이라는 소녀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녀는 갓난아기시절 세탁물과 함께 버려졌다.  꿈도 희망도 어느새 포기하였는데 너무나 즐겁게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하는 웡카에 눈길이 갔다. 거기다 그가 생전처럼으로 먹게 만들어준 초콜릿은 재미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결국 둘은 탈출 계획을 짜게 되는데 여기에 세탁소에 감금된 이들도 동참하게 된다.


 그렇게 잠시 낮에는 잠시 세탁소를 벗어나 달콤 백화점에서 웡카의 초콜릿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그의 장기인 마술과 그동안 어디에서 볼 수 없던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상품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하였다. 폭발적인 판매에 웡카의 꿈은 조금씩 한발 가까웠다. 하지만 달콤 백화점의 초콜릿을 독점하고 있던 카르텔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경찰들과 작당모의를 하여 웡카의 초콜릿을 판매하지 못하게 만들도록 한다. 이러한 난관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앞으로 나간다. 산 넘어 산의 험남한 난관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웡카는 로얄드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소설을 각색하여서 만든 영화이다. 이 이야기를 가지고 앞서 두 편의 작품들이 이미 나온 적이 있었다. 71년도의 초콜릿 천국과 05년도의 찰리의 초콜릿공장이 그에 해당된다. 웡카카는 설정과 세계관은 이전에 나온 작품들과 동일하지만 시점은 그 보다 앞선 과거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분위기는 사뭇 더 밝고 신나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웡카의 개봉하기 전부터 관심이 갔고 기다려진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차세대 디카프리오라 불리는 티모시 샬라메의 출연이라는 부분이었다. 콜미바이유어네임이라는 작품을 통해 보여준 그의 매력은 인상적이었고 자연스레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추가될지 관심이 갔다. 그래서 웡카가 극장에 걸리고 나서는 영화관으로 달려가게 되었다.


 일단 세세하고 추가적인 정보들은 키워드나 비하인드를 통해 서술하겠다. 내게 웡카는 포근하고 반가운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 같았다. 가끔은 어른이라는 것이 외로울 때가 많다. 항상 분석하고 예상하고 최적의 길만의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삶을 즐겁지 않게 만든다. 근데 윙카를 보면은 이 뻔하디 뻔한 유치한 플롯에서 순수하고 웃고 화면에 집중하게 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뮤지컬 영화답게 장면 장면에 나오는 음악들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특히 'Pure Imagination'의 주제곡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전 초콜릿 천국에서 출연한 진 와일드가 이 곡을 작품 속에서 부른 적이 있었다. 개봉 당시에는 크게 반응이 없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 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하였다. 재미난 부분으로는 갤럭시 폴드 출시 행사에서 이 곡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인기가 있는 곡을 사실 리커버하기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이미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비교가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티모시 샬라메 특유의 아름다운 음색은 듣고 있자면 감미로우면서 이 배우 뮤지컬 영화가 처음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다음으로 내 귀에 중독적으로 들렸던 곡은 바로 'Oompa Loompa'이다.


 작품 속 웡카의 초콜릿을 몰래 훔쳐가는 소인족으로 출연한 휴그랜트가 부르는 곡이다. 일단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멜로디가 흥얼거리면서 귓가에 맴돌정도로 매력이 있었다. 마치 수능금지곡으로 거론되는 진진자라와 같은 정도의 중독성이 있는 음악이었다. 'Oompa Loompa' 71년도에 영화에서도  활용된 적이 있다. 비교하여 들어 보는 매력도 꽤나 흥미 로웠다.



 웡카는 판타지적인 동화의 이야기를 그리 과하지 않는 정도에서 잘 연출하였다. 이는 아마 패딩턴 시리즈를 만든 폴킹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깊이 들여보면 꽤나 세상을 풍자하는 요소들도 꽤나 있다. 초콜릿 카르텔들의 독점 행태나 대기업들과 유착하는 경찰들의 모습들은 그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달콤한 상상력으로 잘 포장하니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로의 매력이 있다.


  영화 속 '좋은 일 들은 모두 꿈에서 시작했단다. 그러니 꿈을 잃지 마'라는 웡카의 어머니의 대사가 와닿았다. 우리는 많은 꿈들을 잊거나 버리고 포기하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것이 허황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이유로 자기 합리화를 한다. 하지만 정작 뜨겁게 후회 없이 도전해 본 이들은 많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에게 울림이 느껴졌다. 유치하고 순순하여 누군가의 비웃음을 사지 않을까 눈치 보지 말아라. 그냥 이 영화 속 웡카처럼 꿈을 망각하지 말자라는 여운의 한마디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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