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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Apr 03. 2024

댓글 부대-1부

의심

 누군가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평가를 받고 그로 인한 피드백을 받는 게 가끔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말을 듣고 호감을 표시를 받는다면  기쁘기는 하다. 하지만 그와는 상반된 이야기를 마주한다면 마음의 상처가 꽤나 커진다. 진실이 평가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만들어야 한다. 떠들고 감정적으로 이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그 잣대에 맞추어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그것의 끝에는 썩 유쾌하지 않은 마음이 든다. 찜찜한 불쾌함이 손끝에서 마음으로 전이된다.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은 그것이 아닌데 과장되고 부풀러 진 이야기는 진실이라는 외피로 교묘하게 감싸진 거짓들이 조미료처럼 들어가 오염된다. 더 이상 따라가지 않으며 나의 글을 쓰고 싶고 중심을 잡고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는 재미가 아닌 구미가 당겨지는 것이 아닌 진실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꽤나 불편한 구석이 있다.




  한 기자가 타이핑을 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실화에 기반되어 있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포문을 여는 이 남자의 과거에 대한 복기는 흥미롭다. 꽤나 유능하고 능력 있게 보이는 신문기자가 화면 속 나온다. 그는  대기업에 횡포에 국가사업 심사에서 탈락되고 빚더미에 앉게 된 중소기업 사장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이패스 요즘은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만들어진 시점으로 돌아간다.


 기술도 자신이 있었고 심사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들을 불러 놓고 최종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난다. 결국 그 사업권은 대기업인 만전이라는 업체에 빼앗기고 직원들도 회사도 나락의 길을 걷는다. 그러니 더더욱 이 오류에 대한 것이 납득이 안 되고 타임라인 거슬러 올라가 보니 이상한 것들이 나온다. 당시 관계자로 나온 국토부 직원은 만전으로 들어가 있고 해당일 우연히 찍힌 사진 속 방해전파를 날린 인물들을 확인하였다.


 그들이 타고 온 차량을 확인해 보니 만전에 소유차량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그의 변호를 해주거나 들어주는 일이 없다. 왜냐하면 만전이기에 대한민국 절대적인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동아줄이라는 심정에 임상진 기자를 불러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로 내줄 것을 요청한다. 결국 여러 장벽은 있었지만 데스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신문에 실린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시 사건이 터진다.



 그의 특종은 오보로 표명되고 설상가상 인터뷰를 해준 중소기업사장은 자살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임상진은 정직과 함께 대중들에게 신상이 털려 악플테러를 받게 된다. 그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무의미하게 시간은 흘러가던 중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하게 된다. 수많은 인신공격성 악플들 속에 오보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라며 진실을 제보하고 싶다는 것을 확인한다.


 여러 고민 끝에 만난 남자는 페이스북 계정의 신상이 아니었다. 분명 노년의 언론학 교수로 확인하였는데 그 자리에 나온 것은 젊은 남자였다. 신뢰가 깨지며 자리를 떠나려 하였지만 꽤나 그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본인과 친구들이 만전의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부대의 인원이라고 한다. 영화는 그들이 어떻게 댓글 공작의 과정이 이루어졌는지 어떻게 여론이 조작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그들의 시작은 어그로성 사진에 교묘히 신제품 담배를 배치하여 막대한 광고효과를 만드는 것에 출발한다. 이후 잘 나가는 영화를 스텝에 대한 갑질 프레임으로 상대 영화의 흥행을 만들게 한다. 이러한 성과들을 지켜본 만전의 직원으로부터 스카우트제의가 들어온다. 그리고 의뢰로 들어온 것은 만전에 피해를 주는 사회운동가의 집회를 막는 것이었다.



  그들의 방식은 독특했다. 직접적으로 행위에 방해를 하지 않는다.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을 공략한다. 그 과정에서 SNS로 그녀를 띄어주는 작업을 중국에서 계정을 사서 하고 꼭대기에 올라가는 그 시점에 조약돌을 던진다. 일순간 관심과 응원의 대상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그녀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고 사회운동가의 집회는 끝이 난다. 그들의 여론조작을 하는 메커니즘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상진은 의욕을 가지고 기사화를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톱기사로 실려지지만 의도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출연배우의 면면도 호감이 가는 인물들이었고 무엇보다 작품의 원작이 되었다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가 어떻게 각색이 되었을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개봉당일 바로 관람을 하였다. 스크린에 막이 올라가고 나서는 기대를 완전히 충족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도입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집회가 나오면서 영화는 마치 하나의 썰을 풀듯 이야기를 던진다.  한국 최초의 촛불집회를 제안한 사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야기 나오는 것이 과거 PC통신의 유료화를 반대하는 중학생이 집회를 제안하였고 이 사람이 시간이 지나 2016년 그 집회의 시발점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재미있으면서 묘하게 궁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허구인지 진실인지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본 이라면 이것이 작품 전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극 초반부는 상당히 빠른 스피디한 전개이다. 군더더기가 없이 사건이 터지고 구구절절 설명은 뒤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관찰자의 시선인 관객의 상상력은 극대화된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그동안 믿어온 것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진다. 그러면서 씁쓸하게 전달되는 뒷맛은 유쾌하지가 않다. 분명 재미나고 흥미롭게 보았지만 찝찝한 감정의 여운이 생긴다. 댓글부대라는 작품은 이러한 부분에서 여운이 길게 전달되는 작품이었다.



 바이럴 마게팅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도 상당히 흥미롭고 공감이 되었다. 커뮤니티에 어그로성 사진을 투척하고 교묘하게 상품을 배치를 하며 사람들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것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홍보되는 효과를 보이는 과정이 재미났다. 나 또한 무의미한 서핑 과정 속에서 게시물의 목적과는 상관없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구매까지 흘러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러한 것에 내가 다수의 타깃의 대상 중 하나로 된다는 것이 무섭기도 하였다.


 영화 속 흥미롭게 보였던 부분은 기성 언론이라 불리는 미디어와 온라인의 인터넷 커뮤니티와의 대비가 있었다. 분명 여전히 방송국의 카메라와 신문의 문자가 가지고 있는 힘과 권력은 존재한다. 그래서 극 중 임상진이 정직당하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러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힘은 눈치를 봐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잘못된 것으로 알려지면 사과하고 정정하여야 한다.


 그에 반해 인터넷 세상에서는 시간의 제약도 오보에 대한 사과도 없다. 그냥 던져놓고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 잘못된다 한들 그냥 아이디 하나 날리는 정도밖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 그 익명성이 보장하는 힘은 기성 미디어를 잠식시키고 무너뜨린다. 영화 속 임상진의 오보들이 그런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대비되는 두 가지의 힘에 대한 경고를 동시에 느낀다. 그리고 휘둘리지 않기 위해 가짜를 알아차리기 위해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는 종국으로 치달을수록 의심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의 관심과 관점은 내가 만든 것 일까라는 질문을 한다. 영화는 인터넷과 대기업 그리고 일부의 세력이 어렵지 않게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히 시선을 돌리고 속일 수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로 인해 정말 나 또한 아니 당신 또한 선택을 하고 외면을 하기도 한다. 가려진 부분을 말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이 나고 나서 기대감에 나름의 합격점이 들었다. 다만 아쉬움은 열려있는 마지막의 문은 썩 친절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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