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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May 29. 2024

악마와의 토크쇼- 1부

신선하고 흥미로움이 매력적이다

 나는 편식을 하는 것들이 많다. 코로 느껴는 감각에서 가려지는 것들이 생겨난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공교롭게 선택지가 축소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러한 나를 교정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게 서른을 넘게 살다 보니 인제는 그냥 포기하고 인정하며 살아간다. 가끔은 줄어든 항목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 힘들어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였다. 만약에 내가 나만의 제약을 벗어나 다른 항목을 택할 수 있다면 삶이 더 윤택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다.


 나이의 주름이 짙어짐에 더더욱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그래서 이미 벌어진 것들에 대한 편식은 어쩔 수 없지만 미처 겪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열어두자라는 다짐을 하였다. 물론 본능적으로 거부감에 주저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럼에도 일단 앞으로 가본다. 거북함에 다시 돌아갈까 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꾸역꾸역 버티어본다. 그리고 그렇게 앞으로 가다 보니 조금은 내성이 생긴다. 그로 인해 적당히 열린 마음에 시선은 확장된다. 내가 할 수 있고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재미나다. 어느새 나는 도전을 하게 된다. 내일의 내가 또 어디로 갈지 기대가 된다. 오늘도 낯선 것에 대한 발걸음을 떼어본다.




 스크린에 하나의 쇼가 펼쳐진다. 월남전의 철수 그리고 마약과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폭력의 시대이다. 자극과 직설의 표현이 난무한다. 혼란한 상황 속에 사람들을 위로해 주기 위한다는 취지로 하나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 쇼의 이름은 바로 올빼미쇼이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잭델로이는 유쾌한 진행과 능청스러움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스타덤에 오른다. 그로 인해 방송국과 대형계약도 맺게 된다.


 기대에 부응하게 프로그램은 좋은 시청률을 낸다. 하지만 성적표는 1등 아닌 만년 2등이었다. 설상가상 진행자인 잭델로이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쇼를 서서히 추락시켜 버린다. 유쾌함은 사라지고 소소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한 힐링은 프로그램에서 없어진다. 오직 더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것들에 대한 것들 가십거리에만 몰두되게 된다. 이로인하 시청률은 처참한 성적표를 내고 진행자인 잭델로이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운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고 그 시점의 터닝포인트 아이템을 찾게 된다. 바로 오컬트라 불리는 초자연적인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의 소재가 그에 해당된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다가온 핼러윈이 아이템을 더더욱 부각한다. 일단 첫 게스트는 망자와 접촉이 가능하다는 크리스투라는 영매사이다. 그는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첫 번째 능력을 보여주려는 시도에서 실패하는 엉성한 모습을 보여준다. 뒤이어 한모녀에게 다시 망자와의 접촉을 하여 가족 중 자살한 동생의 유품의 이름을 알아내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잭은 관객들의 집중이 올라간 상태에서 그를 추켜세우며 광고시간을 진행하고자 한다. 하지만 크리스투는 갑자기 미나라는 망자의 이름을 꺼내며 이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 이름은 바로 잭의 죽음 아내의 애칭이었고 크리스투가 어떻게 알았는지 놀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사건이 발생된다. 바로 크리스투가 괴로워하며 쓰러지면서 스튜디오 조명이 나가버리게 된다.



 어수선한 상태에서 급하게 쇼의 1부의 막이 끝이 난다. 뒤이어 진행된 2부에서는  전직 마술사이자 초능력 사냥꾼 카마이클 헤이그가 스튜디오에 등장한다. 그에 앞에서 트릭이 발견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여준다면 10만 달러 수표를 준다는 공약을 건다. 그리고 그는 먼저 나온 크리스투의 영매능력은 거짓이라며 자신의 가설을 이야기한다. 이에 분위기는 과열되면서 급기야 크리스투는 헤이그의 얼굴에 물을 뿌리게 된다. 잭이 상황을 정리하려 하는데 갑자기 크리스투가 다시 한번 미나의 이야기를 꺼낸다.


 잭은 그것이  자신의 아내와 단둘이 있을 때 불렀던 애칭이라며 다시 한번 관객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에 헤이그가 수표를 건네며 상황마무리 되려는 시점에 크리스투가 입에서 검은 액체를 뿜어내면서 쓰러진다. 결국 쇼는 중단되고 그는 병원으로 실려나간다. 잭은 이러한 상황이 당황스러웠지만 스튜디오 뒤편에서 담당 PD가 시청률이 대박이라는 것에 기뻐한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진행된 3부에는 악마와의 대화'를 집필한 초심리학자 준 로스와 악마가 들린 소녀 릴리가 스튜디오로 나온다. 릴리는 아브락시스를 숭배하는 사이비 컬트의 집단 자살 사건에서 생존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녀의 내면에는 꿈틀씨라는 악마가 있고 그것을 컨트롤하면서 보호해 주는 것이 준이라고 이들을 소개된다. 음산하며 묘한 릴리의 분위기에 다시 한번 잭은 불안한 감정이 드리운다. 하지만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3부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시작된 다음막은 헤이그가 다시 한번 준과 릴리에 있는 악마라는 존재를 부정하면서 몰아세운다. 여전히 불쾌한 그의 태도에 증명을 하겠다는 릴리는 준의 만류에도 꿈틀이라는 존재와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믿기 힘든 현상이 시작된다. 릴리의 몸에는 갑자기 상처가 생겨나고 잭을 조롱하면서 준과의 부적절 관계를 알고 있다며 희롱한다. 급기야 공중부양을 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위험한 상태를 감지한 준은 의식을 멈추기 위해 릴리의 뺨을 때리지만 되지 않고 그녀가 가지고 있던 펜던트를 붙잡고 기도문을 외우며 상황을 종료시킨다.



 다시 돌아온 릴리는 의식 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멀쩡하다. 잠시 쇼가 중단되고 스태프들은 이 불길한 상황을 두려 하여 하나둘 도망간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연출자는 1등을 찍었다며 기뻐한다. 잭은 꿈꾸던 정상을  도달했다는 기분에 도취되어 위험한을 인지하면서도 쇼를 멈추자는 이들의 말을 무시하고 다음막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황은 더더욱이 설명이 되지 않는 것들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



 OTT가 제공하는 편의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집에서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손쉽게 다양한 영화들을 즐길 수 있다. 이에 많은 작품들을 관람을 하고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편의성의 반대급부는 썩 유쾌하지 않은 면도 있다. 극장가에 상영되는 영화들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졌다. 흥행이 될만한 것들 돈이 되는 작품들만이 상영시간표에 기록되고 다수를 차지한다. 그에 따라 소소한 것들은 소멸된다.


 그래서 나는 작은 영화들에 눈길이 가고 얼마 없는 상영관을 찾아가서라도 보려 노력한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의미에서 보게 되었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파운드푸티지라는 형식으로 연출되었다. 실재 기록이 담긴 영상을 누군가 발견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일종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형식의 대표 영화로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가 있다.


 스크린을 보고 있자면 마치 어 정말 70년대에 저런 쇼가 있었는 거 아닌가 아님 그것을 기반으로 각색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형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뚜렷하게 살리며 관객들의 몰입감을 주는 것 같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화면 비율과 영화 속 잭이 토크쇼를 진행하는 방식은 그 시절 느낌을 완벽히 구현해내고 있다. 그리고  휴식타임 진행 간 흑백으로 전환은 현장감을 더함으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의미 없는 군더더기의 곁가지가 없어서  스피드감도 느껴졌다. 그리고 적절하게 빌드업하는 서사는 의외로 팽팽한 긴장감을 주며 관객의 시선을 부여잡게 만들게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사실 제목에서 공포장르의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하지만 정작 스크린의 막이 내려가고 드고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분명 분위기가 주는 음산한 느낌이 들지만 선뜻 무섭고 공포스러움이 도배가 되어 있지는 않았다.


 독특한 설정과 촌스러운 부분의 연출이 적절하게 분위기를 완급조절시킨다. 그리고 쇼의 순차적인 진행의 챕터 간 뿌려지는 잭에 대한 떡밥은 관객들로부터 추리를 하게 만드는 효과도 준다. 설정의 신선함이 상당히 매력적인데 이를 살리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고 장소 또한 한정된 공간이지만 정말 지루한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하나도 들지 않았다.



 특히 잭과 릴리는 상당히 인상적이게 느껴진다. 현실감이 느껴지는 생동감을 잭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줌으로 몰입감을 준다면 릴리는 기괴하면서 스산함의 분위기를 표정과 말투로 정말 잘 표현한다. 공포영화를 보기가 곤욕스러운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지는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이러한 장르의 작품들이 점프스퀘어를 통해 몰입감을 유도한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은 이 영화 속에서는 찾아보기가 드물었다.


 그냥 보고 있자면 독특한 설정에 몰입되고 그 촌스러운 연출은 현실감을 더 부각하며 긴장감이 쫀쫀하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나에게 상당한 만족감이 드는 영화였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었다. 차곡차곡 빌드업되어 클라이맥스의 절정에 이르러서는 뭔가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찜찜함 여운이 시원한 감정이 들지 않게 만든다. 완벽한 개운함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극장을 나간 나에 기분은 지나가다 우연히 떨어진 돈을 발견하고 개이득 외치는 쾌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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