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전략
목표 달성이라는 부분에 있어 전략의 중요성은 크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다양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조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만의 공략집을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여러 조합들을 통해 목적지를 가는 항목들이 늘어남이 확실히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같이 비슷한 특별할 것 없는 숫자의 증가만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조금 더 혁신적이고 개성적인 것들을 보면 눈길이 가고 흥미롭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악마와의 토크쇼는 꽤나 적합한 영화이다.
이 작품이 가진 장점은 모호한 경계선이다. 스크린을 보고 있는 관객은 실제 있었던 사건 같은 느낌이 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영화가 끝이 나오고 상영관을 나올 때 유사성이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호기심이 생겨난다. 이러한 부분은 파운드푸티지의 형식이라는 연출이 적절하게 관객들을 공략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 중 비슷한 결을 찾자면 곤지암이 조금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 작품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공간은 스튜디오이다. 토크쇼 안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밀폐된 장소에서 연달아 일어남에 혼란이 생겨난다. 짜인 각본인 것인가 아님 실제로 일어난 상황인가라는 모호함이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개인적으로 토크쇼라는 설정이 참 현명한 전략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현실감 있게 70년대 느낌만의 촌스러움을 잘 입혀주었다.
더불어 시대적인 흥미로운 요소들도 적절하게 이야기에 배치해 놓았다. 그중 히피와 종교의 대칭 그리고 사이비와 프리메이슨 같은 음모론들이 돋보였다. 토크쇼가 한 챕터 한 챕터 넘어가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관객들을 점층적으로 집중하게 만든다. 영매사, 초능력사냥꾼, 악마가 빙의된 소녀와 정신과의사들의 캐릭터들은 상당히 입체적이다.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보는 이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게 한다.
더불어 이들을 통해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은 진행자인 잭에게 향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와 연관된 이야기들이다라고 보인다. 먼저 1부에서 영매사인 크리스투가 미나의 이름을 언급하는데 이는 죽은 아내의 애칭이다. 그리고 빙의된 소녀 릴리가 준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장면들도 묘하게 시선이 잭에게 가게 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가서는 결국 터져버린 것은 그의 욕망의 실체였다.
잭은 시청률을 위해서 아니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죽음이 가까워진 아내까지 스스럼없이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토크쇼가 진행되면서 멈춰야 하는 상황을 인지하였고 주변에서도 충고를 하였지만 그는 거침없이 앞으로 간다. 극 중 흑백으로 전환되는 씬들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표현하고 있다. 종국에 모든 일련의 과정을 알게 된 관객의 입장으로 바라본 그의 모습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던 파우스트 같아 보였다.
결국 올빼미쇼는 잭의 세속적인 욕망의 집결체였다. 이야기 전개 부분에서 주변인물들과 잘 연결하여 풀어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오컬트라는 장르적인 부분이 주는 공포감이 이 영화 속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물에 집중하게 됨으로 하나의 캐릭터가 어떻게 잠식되어 추락하는지가 더 부각되기에 상황이 주는 무서움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극이 끝이 나고 생각에 잠기는 부분들이 많아졌다. 내가 혹시 잭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건 아닌 지하는 것들이 마음 한 편을 찔렀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신선한 설정을 통해 꽤나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여운이 깊이 전해진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전략을 통해 제대로 관객을 공략하는 영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