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모든 일련의 것들에는 계기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 대게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며 세상을 바라본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이 원인이라는 것이 작동하여 나를 움직였던 것 같다. 지금 이렇게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표출을 하는 것을 활용함에도 계기라는 것은 존재하였다. 수감록을 쓰면서 반가운 것들이 있다. 한 구석에 쳐 박혀있다 잊히거나 희미해진 것들의 먼지를 털어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나는 오늘 나의 계기 하나를 기분 좋게 타이핑하여 본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학창 시절 유희의 수단은 그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다. 지금처럼 휴대폰이라는 멀티 유흥거리의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유사한 것을 찾자면 텔레비전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즐거움의 지분율은 다 거기서 거기인 비슷하였다. 그래서 항상 탐색하는 모험자가 되게 만들었다. 그중 책이라는 것도 탐구 대상 중 하나였다.
유독스럽게 나의 어린 시절에는 독서를 권장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았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든 이런저런 책들을 소개하면서 추천을 하였다. 그중 단연 기억에 남는 방송은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이다. 좋은 책 한 권을 소개하여 한 달 동안 모든 국민이 읽어보자는 캠페인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던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방송의 열기가 대단하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독서라는 행위가 유희의 수단으로써의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물론 집중이라는 전제조건이 따르게 하지만 한 권의 책만으로도 꽤나 긴 공허한 시간을 채워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즐거움이라는 의미에서 범주를 벗어 삶의 쓸모가 있는 부분들이 파편들로 나오게 된다. 그것들을 주어서 활용하다 보면 삶의 도움이 되었다. 구미가 당기는 독서라는 행위와 시대적인 유행은 어느 순간 겹쳐져 같은 선을 그리고 있었다. 이 과정에 조력자의 포지션으로 부모님은 책에 대한 지출을 아낌없이 지출하였다.
독서의 재미를 느끼기에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반복이라는 단어는 변화를 어떻게든 이끌어낸다. 주변의 서포터인 동거인들이 강압이라는 표현이 과하지만 항상 책을 가까이 배치시켜 주었다. 결국 이러한 환경적인 요건은 재미의 탐구에 페이지를 열게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쉽게 포기를 하는 성격에 그래도 반복이라는 환경에 질리지 않고 잘 버텨낸 것 같다.
그로 인해 나름 얻은 것들 도움이라는 표현 해도 되는 것들이 삶에 있다. 일단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에 해당될 수 있다. 그리고 학업에도 일부는 도움이 된 것 같다. 공부에 관심도 실력도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언어영역은 남달랐다. 적극적인 호감을 가졌고 표현하였다.
좋아한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발길의 방향을 결정하게 만든다. 중학교시절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생겼다. 물론 삶에서 무언가를 고르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매 순간 일어나지만 이때는 유독 잊히지가 않는다. 정확히 따지면 결정의 여파가 일으킨 나비효과가 임팩트가 있었다.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중학생시절에는 방과 후 특활반이 있었다. 필수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무언가를 선택하고 소속되려 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구보다 다수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 나이기에 선택을 해야 하여야 했다. 종이 위에 표시된 문항지들은 다양했으나 그리 끌림이 생기는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고 그 사람을 따라가 보면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국어 담담으로 하는 김 모 선생이었다. 다른 교사들과는 달리 인간적으로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이 많은 인물이었다. 삶의 길을 보도를 벗어나지 말라하는 기존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정석이 아닌 샛길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다름이라는 것이 끌림이 되었고 호감이 되었다. 그가 하는 특활반은 어떤 재미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논술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역시나 즐거움이 많았고 이 시절 나의 취향과 취미들이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를 보고 좋아하게 되었고 에반게리온의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고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인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에고라는 자아 형성의 과정에 영향을 준 선택이었 던 것 같다. 기호가 생기고 주관이 뚜렷해진 부분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시절 글에 대한 즐거움에 빠져들었었다. 논술반은 한 화두를 던지고 토론을 하고 뒤에 각자의 생각을 글로 적어서 제출하면 담당선생이 피드백을 주었다. 그래도 반복이라는 굴레에 영향으로 독서에 유희의 시간이 쌓이다 보니 이런저런 문장의 파편들을 기억하고 잘 활용하는 편이었다.
어느 날 꿈에 대해 적어오라는 것이 과제로 나왔었다. 파편으로 기억하는 글은 이랬었다.
' 내게 꿈은 미지의 대륙이다고 할 수 있다. 밟아보지 못한 땅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은 나를 망망대해에 배를 띄우게 만든다. 마치 콜럼버스가 된 느낌으로 항해의 츨발은 거창했지만 표류하고 난파의 위기를 겪으며 타협하게 된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미 흘려져 버린 시간들에 부질없는 끈을 잡는다.
한때는 아름답게 보였던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이젠 두렵다. 보이지 않음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문답을 내게 던지게 만든다. 나의 꿈은 퇴색되고 오염되었다. 다시 가장 순수하게 꿈이라는 것을 가질 때 순간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
중2병이 찾아온 건지 상당히 염세적이고 시니컬한 느낌이 지금은 들지만 나의 호감인 논술반 선생님은 꽤나 좋게 본 것 같았다. 피드백이 칭찬들이 많았고 나의 비유력과 표현력이 좋다고 평했다. 사실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많지 않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드물었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평가가 가슴에 새겨져 한동안 머릿속으로 맴돌았다. 그리고 글이라는 것을 내가 잘 쓸 수 있고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예전에 출간된 책 중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라는 제목을 지닌 도서가 있다. 내게 흔하디 흔한 선택의 순간에서 논술반을 고른 것 그리고 글을 쓴 것은 고래까지는 아니지만 수많은 무리 떼 속에서 숨기만 했던 나에게 작은 파동을 주었다. 나는 이것이 계기라는 것이 되어 지금 이렇게 문장을 통해 감정을 실을 수 있는 것을 즐기게 된 것 같다. 여전히 지금도 칭찬은 몸치인 나를 움직이고 변화시킨다.
나의 추천 플레이스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만든다 (켄 블랜차드,타드 라시나크,처크 톰킨스,짐 발라드/2014)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괜찮은 사람입니다."
에고라는 자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 한 선택의 순간이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