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관심

나의 이야기

by 김군

나의 학창 시절은 여자들이 없었다. 남중 남고라는 환경과 관계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은 성격은 꽤나 시너지를 내며 단절이라는 벽을 쳤었다. 대학에 가서야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조금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옅어진 벽 사이로 관계의 작은 돌다리가 생겼다. 그리고 나는 한발 한발 조심스레 건너편에 있는 이성에게 다가갔다. 그쯤에 연애도 하였다. 그래서 나의 처음은 남들보다 늦었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뒤처진 자들에게는 관심이 크지 않다. 앞을 바라보며 달려가기에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늦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는 소외의 대상이었다. 서툴고 지레 따라기지 못할까 걱정하는 마음에 소심함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 나왔었다. 상처 받고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을 무뚝뚝하다는 단어로 감춰야 했다. 그렇게 포장된 소심함은 시간이 지나니 차분하다는 말이 되어 있었다.


학교라는 곳과의 시간이 끝나고 나온 사회는 유년기와는 많이 다른 환경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직장에서 소수의 남성이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관심의 대상으로서 존재가 되었다. 익숙지 않은 것들에 적응이 되지 않았고 나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말을 조심스레 다루었고 마음속에서 잘 꺼내지 않었다. 그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오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앞에 근간에 일어난 사건에 택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앞서 말했듯 나는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 성별로 분류할 때 소수이다. 약간의 발언과 힘 정도를 가지고 있지만 소수에 충실한 성격이라 그것을 막 드러내거나 휘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다수에게는 내게 있는 그것들이 크게 보이고 필요로 한다. 그래서 항상 나를 자기의 우군과 파트너로 만드려 한다.


직장 동료 중 J라는 직원이 있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1년 전 지금 일하고 있는 매장을 오픈하면서이다. 그 당시 나는 매장의 관리자로서 진급이 내정된 상태였기에 부담감이 매우 컸었고 고민이 많았었다. 그녀는 이때 새로운 인력으로 투입되었 신을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하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에 서툴고 누군가를 보는 것도 어색한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과한 자기 어필이 부담스럽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설게 남겨진 잔상은 시간이 지나서 거리감으로 변질되었다. 나는 J에게 느끼는 이질감 쉽사리 잊어버리 못하였다. 다가가지 못했고 업무적인 소통이 아닌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나의 좁디좁은 관계의 방에서 그녀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 들은 이야기지만 J도 자기가 처음부터 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일적인 것에서 그녀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J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자신의 능력이 최고로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열정적이었다. 그것이 업무에 썩 나쁜 영향은 아니었기에 그녀에게 다양한 업무를 주었고 나름의 힘도 실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으로서 우리 사이는 어색하고 멀었다.


반복되는 평행선에서 먼저 지쳐 나가떨어진 것은 J였다. 내게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확고해졌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생겨났다. 그것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할 때쯤 서로의 앞에 큰 벽들이 생겨났다.


J는 나와 사람들의 관계의 다리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나에게 시위하였다. 그 결과 매장에 균열이 생겼다. 그녀의 험담과 이간질들 사이에서 삐꺽거림이 생겨나면서 나서지 않고 말을 아끼는 나에 대한 불만들이 나왔다.


그렇게 그녀가 쏟아낸 에너지가 빛을 발한 것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이야기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것이 온전히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은 않았지만 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였다.


균열들의 틈 사이에서 괴로 하는 이들은 매장을 떠나갔고 빈자리를 남은 사람들이 채워나가며 힘들어했다.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답이 아닌 것은 언제든 오답이라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바로잡을 용기가 필요했다.


하기 싫고 해서는 안 되는 나의 선을 먼저 파괴하였다. 손 에지 고있던 힘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J는 고립되었다. 남겨진 사람들은 나에게도 지쳐있었지만 그녀에게도 지쳐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실리적인 선택을 하였고 자연스레 J는 외면되었다.


시간은 그녀를 초조하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J가 선택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에게 퇴사를 통보하는 날 그녀는 내게 편협하고 옹졸한 인간이라 힐난하였다. 마음이 아팠다. 그 말이 맞다는 것과 반박을 할 수없다는 것이 폐부를 찔렀다.


나는 관심받는 것이 낯설고 두려워 한 사람의 마음과 노력을 짓밞아벼렸다. 그리고 그로 인한 수많은 오답의 산물에서 미련이 생겼다. 나를 지나쳐가고 떠난 인연들이 떠올랐다. 음은 왜 이리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단단해지지 않는 걸까.


관심 앞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익숙해보려 노력해보고자 한다. 휴무날 매장 사람들에게 신년인사 카드와 선물을 포장하였다. 이 어려움을 풀기 위해 기회라는 게 언제 어디서 툭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나는 한번 더 마음을 부여잡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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