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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군 Nov 27. 2019

제주도 식당 후기

몸 라멘


1. 라멩 하우스


나는 가리는 것이 많다. 손이 많이 간다는 이야기를 주변으로부터 자주 듣는다. 이런 나의 성향은 여행에서  선택지의 폭이 줄어들게 만든다. 특히 먹는 것 음식이 발목을 잡아서  떠나지 못하기도 한다.


이번 제주 여행  또한 내게  제약이 많았다.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고 생선을 먹지 않은  사람이 제주도의 맛을 알고 탐미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처음이 아니라 서 반쪽이지만 나름의  제주도 음식을 즐기는  방법을 찾았다. 나만의 방법은  현지인들에게 추천을 여러 곳 받아 가리지 않는 리스트들을 적어둔다. 누군가 내 옆에  있었다면 역시 손이 많이 간다  투덜 되었겠지만 혼자의 여행은 이런 점에서 장점인 것 같다.


이번 묵게 될 숙소의 주인장으로부터  추천을 몇 군데 받았다. 그중 라멩 하우스라는 음식점을  방문하였다. 면을 좋아하고 해산물에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매우 적합한 선택지였다.


두 명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는 몸 라멘이다. 모자반을 제주도에서는 몸이라고 한다.

돼지고기를  물에 삶아  몸을 넣어 만든 것이 향토음식인 몸국이다. 바다와 육지의 맛이 뒤 섞인 것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예전에는 혼례나 상례 등 한 집안의 행사 때 온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추천인은 제주 도마에서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맛이라고 하였다. 몸 라멘을 주문하였다.


몸국에 라멘의 면발의 가미가 되어 내 앞에 나온 음식이  침샘을 자극시켰다. 뜨끈한 국물 한 스푼을 먹고 고기 한 점을  집어먹었다. 그리고 몸과 함께  면발을 같이 먹었다. 정말 매력적이다. 바다를 낯가리는 나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에 충분히 맛이 있었다.


순식간에  젓가락질에 바닥을 보였다. 가림 어찌 보면 나의 소심함에  내가 만든 감옥이다. 여행은 의도치 않은 곳 시간에서 변화와 도약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시 한번 몸 라멘이 먹고 싶고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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