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군 Dec 11. 2019

선망의 대상을 만난다는 건

희열을 잃어버리다

삶에서 선망 대상을  만난다는 것은 희열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나의 20대에는  끝없이 그 희열을 찾아 헤매었었다.  30대에 나에게 피로함은  희열을 집어삼켜 버려  무력하게 만들었다.


지난  주말 나는 오랜만에 희열이 발산되는  광경을 보았다. 일적으로 가끔이지만 인지도가 있는 인물들의 행사를 도맡아 준비할 때가 있다.


이번은 삼성 라이온즈에  구자욱이라는 야구선수 사인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야구를 하이라이트로  즐기는 나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인물이었다.  


모든 행사의 준비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당일 전까지 이리저리  검토하고 수정하고의 반복이다. 그 반복의 끝에  기다림의  미학은 상당히 짜릿하다.


하지만 나는  짜릿함을 느끼기에는 참을성이 약해 행사가 잡히는 것을 싫어한다. 이번 구자욱 선수  사인회도  어찌어찌 참을성을 가지고  버텨왔다.


모든 준비가 된 전장에  하나 둘 사람들이 도착하였고 행사가 진행되었다. 정열 된 의자  모퉁이 옆 한편에서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눈가와 입가에 미소와 퍼져 나오는 에너지가 선망의 대상을 만날 때 나오는 그것과 같았다. 1시간을 초과하는 사인회 진행 간 희열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의  자리가 초라해 보였다.


나도 저 의자에 앉아 희열을 느끼고  열정적이었던  나였는데. 지금은  모서리에 앉아  그나마 가끔  이런 희열의 에너지를 관망하는 정도인 사람이 되었다. 슬프고 괜스레 분했다.


 나를 집어삼킨  무기력을  원망했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도 식당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