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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12. 2019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앨범 리뷰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2019)》 후기·리_디지털 Z세대의 심리를 읽다. 

빌리 아일리시 (Billie Eilish)는 불과 17세에 불과하지만, 1500만명의 Instagram 팔로우를 갖고 있는 유명 팝스타다. 필자는 작년 2월부터 그녀를 응원했는데 짧은 시간내에 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럼 과연 그녀는 무슨 매력이 있어서 이토록 Z세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까? 일단 그녀의 음악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와 라나 델 레이, 차일디쉬 감비노 등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예술은 어차피 고전을 얼마나 수용하고, 새롭게 보이는도록 재배치하는데서 승부가 난다. 그녀는 이걸 잘한다. (그녀의 음악을 찬찬히 분해해보면) 전혀 새롭지 않지만, 그 표현방식은 대단히 놀랍고 신선하다. 


록, 힙합, 일렉트로닉, R&B, 팝 등 다양한 음악이 혼재되어 얼핏 듣기에 난장판처럼 들리지만, 

철저히 계산되어있다. 무질서 속에서 굳건한 질서가 자리잡고 있단 얘기다. 우리는 그 질서의 정체를 규명해야한다. 


일단 뮤비는 그녀가 좋아하는 호러영화의 잔향도 강하게 풍긴다. 공포영화가 표현하는 것이 무엇이냐? 

바로 '불안'이다. 모든 공포는 생의 의지를 꺽는데서 나온다. 그 절망은 궁극적으로 생존의 위협을 포함한 심리적 긴장을 가르킨다.


왜 10대들은 불안을 느낄까? SNS로 관계맺고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고독과 단절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는 정보화 혹은 노동의 종말을 향해가고 있고, 학교교육은 산업화 시대의 잔재처럼 세상의 변혁에 뒤쳐지고 있다.


<You Should See Me In A Crown>는 불안정한 신스와 오버더빙된 보컬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넌 왕관을 쓴 내 모습을 보게 될거야' 라며 자신을 찬양하면서도 '나의 왕국은 차갑지'라며 자신을 혐오한다.


이런 이중적 태도는 정확히 디지털 Z세대들의 불안을 대변한다. 자유자재로 장르를 유람하는 그녀에게서 친근함을 느낀다.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가사의 <Bury A Friend>은 칸예 웨스트의 'Black Skinhead (2013)' 비트와 유사하면서 도어스의  "People Are Strange"의 보컬라인을 연상시킨다. 그 위를 인더스트리얼(전자음악의 일종)로 덮어씌운다. 또, 프로모션 싱글<Bad Guy>는 Lorde 와 Fiona Apple이 트랩 비트를 만나면 나올 것 같은 곡이다.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마치 25년전 그런지 록이 그랬듯이 황폐한 내면을 드러낸다. 호러영화에 영향받은 뮤직비디오도 따지고보면 마릴린 맨슨이 떠오른다. 아니면 앨리스 쿠퍼와 오지 오스본의 쇼크록을 계승했다.


'디지털'이란 정보의 가공이 쉽고, 조작 및 변용이 용이하지 않은가? 

친오빠 피니아스(Finnease)와 함께 작업하는데, 선대가 남긴 음악적 유물을 자신의 의도대로 재배치한다. 

이런 그녀의 작업방식은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나 브랜드, 플랫폼이 뚜렷한 Z세대와 대단히 유사하다.

이것이 그녀가 짧은시간내에 인기를 모은 비결이다.



1. !!!!!!!

2. Bad Guy

3. Xanny

4. You Should See Me In A Crown

5.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6. Wish You Were Gay

7. When The Party's Over

8. 8 

9. My Strange Addiction

10. Bury A Friend

11. Ilomilo

12. Listen Before I Go

13. I Love You

14. Goodbye


전곡 작사·작곡 Billie Eilish / Finneas O'Connell



★★★★  (3.9/5.0)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처음부터 디지털 서비스에 노출돼 자라온 세대를 Z세대(약 16~22세)라 일컫는다. Z세대는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셀프 서비스나 자동화된 응답이 가능한 디지털을 통해 정보를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Z세대는 텍스트나 SMS 메시지, 온라인 검색, 자동화된 응답 시스템 등을 활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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