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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03. 2019

힘을 내요, 미스터 리_21세기에 이런 영화가!!

(CHEER UP, MR. LEE, 2018) 후기

[줄거리] 가던 길도 멈추게 하는 심쿵 비주얼의 대복칼국수 반전미남 ‘철수’(차승원)

완벽한 외모와 달리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그의 앞에

어느 날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난다.

오늘 처음 봤는데… 내 딸이라고???

누구냐 넌?!


올 추석,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미스터리한 정체가 밝혀진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후기_21세기에 이런 영화가!!  

많은 해외 평론가들이 한국영화 하면 떠올리는 게 '폭력성'과 '욕설'을 꼽는다. 그만큼 한국영화는 점점 더 잔혹하고 어두워지는 경향성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극한직업>, <엑시트>의 흥행세를 보면서 국내 관객들도 마음 편히 즐 길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는 추세인 듯싶다. 그래서 코미디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당연히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을 택했다.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차줌마와 유해진 주연의 <럭키>로 흥행한 이계벽 감독만으로 기대감이 가득 찼다. 뭣보다 차줌마가 반가웠다. ‘선생 김봉두’ ‘광복절 특사’ 등에서 선보였던 차승원표 코믹 연기를 아직 기억하기 때문이다. 잘생기고 완벽해 보이는 차승원이 약간 얌체 같으면서 잔머리 굴리다 깨지는 개그 패턴을 말이다. 자 그럼 영화를 해부해보죠! 


휴먼 코믹물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은 정확히 2등분 가능하다. 전반부 코미디에서 차승원은 의욕 넘치게 연기하지만, 캐릭터 해석이 잘못된 듯 어울리지 않는 과장된 연기를 펼친다. 후천적으로 지체장애를 앓는 인물을 그리는데 굳이 저런 선택을 왜 했을까? 관객들이 웃기도 전에 '나 웃겨? 이래도 안 웃을 거야?'라고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또한 이계벽 감독이 구사하는 유머들은 하나같이 올드하다. 개콘에서도 나오지 않을 콩트를 보고 있자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럭키>에서도 유해진의 개인기가 통했던 것이지 상황이나 사건이 내세우는 코미디의 서사는 썰렁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후반부 감동 코드는 좀 낫다. 이계벽 감독은 '대구지하철 화재'라는 사회적 참사를 가져와 상상력을 발휘했다. 상업영화로써는 꽤 민감한 선택이지만, 언론시사회에서 감독은 "그분들을 만나고 난 후 더욱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뒤돌아 갈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며 2003년 당시 피해자와 소방대원 등을 꾸준히 만나며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한다.


이처럼 실제 사건이 주는 '먹먹함'은 꽤 뭉클하다. 다만, 전개가 좀 더 매끄러웠다면 <7번 방의 선물>처럼 딸에 대한 부성애가 더 부각되었을 텐데 아쉽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계벽 감독은 전작<럭키>에서처럼 전개가 능숙한 연출자가 아니다. 극 중 철수와 딸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기도 전에 '번갯불에 콩 볶듯이' 급전진 시키더니만 '철수'의 미스터리로 한눈 판다.


이상하게 플래시백(과거 회상)이 자주 등장한다. 플래시백으로 설명하다가 조폭 코미디도 슬쩍 집어넣고, 

또 플래시백 하다가 안 되겠는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서브플롯을 끼워 넣는 무리수를 남발한다. 이렇게 플래시백을 남발하다 보니 자신의 극본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스스로 변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전작<럭키>에서 지적된 개연성 문제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감동'이라 쓰고 '신파'라 읽는 휴머니즘을 주기 위해 무리수를 계속 남발하다 보니 극의 사실성을 해친다. 

진지하게 스크린을 지켜보지 않게 만든다. 이렇다 보니 영화 속 감동이 급격히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소위 짜 맞추기식 전개와 극히 판타지스러운 구성, 올드한 개그, 작위적인 극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참 착하다. 극 중 조직 폭력배조차 순박하다. 그래서 추석 연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 그 기획만은 의도대로 성공적이다.


2019-09-04

★ (1.0/5.0) 


Good : 선의를 가진 보통사람들이 정의와 상식을 실현시킨다. 

Caution : 의도가 좋다고 기획대로 딱딱 유머와 감동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가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데 요즘 한국영화가 계속 흉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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