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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9. 2019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깨어난 T2

(Terminator : Dark Fate, 2019) 후기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Terminator : Dark Fate, 2019)》 후기·리뷰_깨어난 T2

1.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를 리부트로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본 작은 제임스 카메론이 아닌 다른 감독이 연출한 3,4,5편을 전부 폐기하고, 2편 이후 오리지널 시리즈를 잇는 3번째 작품이라고 선포했다.

   

제임스 카메론에게 터미네이터 판권이 돌아오면서 T1의 주인공, 린다 해밀턴이 복귀하였고, 카메론은 <데드풀(2016)>의 팀 밀러 감독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반해 그에게 연출을 맡겼고, 본인은 부다페스트에서 <아바타 2> 촬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어찌 되었든 카메론은 이 시리즈를 자기 손으로 끝내기 위해 극본과 제작, 최종 편집 과정에 참여했다. 만약 이 영화가 성공한다면, 추후에 4편과 5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2.1997년 8월 29일.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는 아들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와 함께 스카이 넷을 막았다. 그렇게 인류는 종말의 날을 종결시켰다.     


22년 후 멕시코시티. 아빠와 남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며 공장에서 일하는 다니 라모스(나탈리아 레예스) 앞에 슈퍼 솔저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가 돌연 나타난다. 기계로 강화된 인간인 그레이스는 미래에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대니를 지키고자 왔다고 밝힌다. 그리고 미래에서 다니를 제거하고자 온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의 무자비한 추격이 시작된다. 이때, 터미네이터 헌터로 삶을 영위한 사라 코너가 위험에 처한 다니와 그레이스를 구해준다.


한편, 그레이스는 과거에 심판의 날을 막아내서 미래를 바꿨다는 사라에게 인류의 운명까지 바꾸진 못했음을 알린다. 사이버 전쟁용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리전’에게 인류가 사냥당하는 미래의 처참한 풍경을 들려준다. 세 사람은 조력자를 찾아 나서고, 칼로 위장해있는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만나게 된다.

  

            

3. 28년 만에 사라 코너 역으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 덕분에라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는 정식 후계자로서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속껍질을 들여다보면 이는 ‘T2을 페미니즘 색채로 REMIX 한 액션 영화’라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다크 페이트>의 플롯은 여타 시리즈와 동일하게 터미네이터에게 쫓기는 주인공 일행을 다루고 있다. 특히 T1과 매우 흡사하다.  그럼 T1은 어떤 영화였을까?  카메론은 T1을 마치 슬래셔 영화처럼 연출했다.  스크림 퀸처럼 사라 코너를 살인마 T-800에게 쫓기도록 그렸다. 반면에 팀 밀러는 전작 <데드풀>처럼 유머도 넣고, 여타 액션 블록버스터처럼 볼거리에 집중한다.       


디지털로 재현된 신형 터미네이터와 멋진 액션씬이 가득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장면들이 기시감이 든다. 초반 미래 장면은 푸른 배경의 T1·T2보다는 4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 가깝고, 트럭 추격전은 T2가 절로 연상되고, 최종 대결은 T3에서 봤던 아이디어가 재활용된다. 프래티컬에 상당히 의지했던 T1·T2에 비해 CG에만 의존한 탓에 화려해지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다만, 스피드에 집중한 탓에 T1·T2에서의 묵직한 타격감을 재현하지 못한다.          



4. 액션에 집중한 탓에 서사가 빠르고, 인물 묘사가 군데군데 건너뛰었다. 특히 다니 라모스가 대표적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잠재력이 갑툭튀 하듯 리더십으로 단번에 업그레이드된다. 캐릭터를 잘 조형해놓고 활용하지 않으니 신 캐릭터 3인방 모두 오리지널 시리즈의 REMIX버전처럼 보인다. ‘미래의 지도자’ 다니 라모스는 존 코너의 여성버전 혹은 사라 코너의 라틴버전이고, 여전사 그레이스는 카일 리스 같은 포지션인데도 매력을 발산할 역할이 한정적이다.

    

또, 악역 터미네이터 Rev-9는 모티브가 T-800과 T-1000인 건 분명한데, 여성형 T-X(3편), 인간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T-H(4편), 나노입자로 구성된 T-3000(5편)보다도 개성이 없어 보인다. 악역에게 포스를 실어주지 않으니 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5. 특색 없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익숙한 상황과 플롯(심지어 음악과 구성도)에서 반복되는 탓에 뻔한 서사로 귀결된다. 무엇보다 시리즈 팬일수록 눈에 익은 재탕처럼 비칠 여지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 페이트>가 형편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논란이 될 만한 3,4,5편을 단번에 외전으로 처리해버리는 파격적인 구성은 이번 신 3부작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한 사라 코너와 T-800을 무리 없이 <다크 페이트>에 접목시켰다. 그리고 액션은 기존 시리즈보다 스케일도 커졌고 확실히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그리고, 트럼프 이민정책을 작심해서 비판하듯 멕시코를 주요 배경으로 히스패닉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또, 페미니즘을 강조한 대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여성 서사의 확장은 분명히 환영할만한 시도이다.



6. T1·T2은 액션 영화 장르에서 선구적인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는 <깨어난 포스>처럼 오리지널 시리즈에 너무 의존했다. 그렇지만, 제임스 카메론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부터 본격적인 세계관이 구현될 거라고 하니 그 부분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  (3.0/5.0)      


Good : 28년만에 돌아온 사라 코너에 대한 반가움!

Caution : <깨어난 포스>처럼 열화 복제품 같다!     


●엔딩 후 쿠키는 없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밝힌 향후 속편 구상     

"애초에 3부작으로 구상 중인 터미네이터 리부트는 원래 생각은 인간들과 AI와의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이번 [다크 페이트]에서는 단지 초반 설정만 세팅해 놓았고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2편과 3편이 될 것이다. 이번 1편에서는 이러한 일들(AI로 인한 것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다. 이름은 중간에 바뀌더라도 계속적으로 해결이 될 때까지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향후 속편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이미 생각한 스토리대로 진행을 해나갈 것이다. 처음엔 심플하게 시작하고 점점 자세히 들어가는 것이다. 같은 제작진과 같은 의도와 철학을 갖고 임하면 여러 영화를 통해 하나의 큰 스토리 줄기가 구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 그 자체도 하나의 잘 만든 단독 영화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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