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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03. 2018

[베놈, Venom·2018] 이도저도 아닌 스탠스

[베놈, Venom·2018] 이도저도 아닌 스탠스

미리 밝혀두는데, 절대 소문처럼 그정도의 망작은 아닙니다.


베놈은 영웅인가 악당인가? 아니면 양자 모두인가? 제작진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했어야만 했다. 그 질문을 회피한 결과, ‘심비오토‘는 징그러운 외양만큼이나 흉악한 외계기생물인 주제에 지나치게 미화한다.  '심비오트'는 인간 숙주를 지배하며,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분출한다. 톰 하디가 맡은 에디 브록은 선량한 기자로 베놈(심비오트)을 통제한다는 설정을 통해 어떻게든 제작진은 히어로 캐릭터로 완성하려고 한다.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기획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초반부 드라마는 그래서 루즈해진다.


포스터에 쓰여진 ‘영웅인가? 악당인가?’에 대한 대답을 미루기만 할 뿐 감독도, 제작진도, 톰 하디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 리즈 아메드가 맡은 하이테크 기업가 '칼튼 드레이크'도 똑같은  '심비오트'로 등장하여, 베놈과 대립하려고 애쓰지만,  '심비오트'와 '에디 브룩' 모두를 선하게 그리는 데 과도하게 애를 쓴 나머지 선악대결이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이렇듯 [베놈]은 '심비오트'를 미화하고, ‘영웅의 각성’에다 무리한 당위성을 추가하는데 급급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베놈’이라는 안티히어로가 가진 선과 악의 중간, 회색지대가 사라질 뿐이다. 이렇게 무리하게 당위성을 부과하는 와중에, 미셀 윌리암스가 분한 앤은 여타 히어로들의 여자친구보다 분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에디와 엮으려다가 개연성을 깎아먹는다.


뿐만 아니라, 에디 브록과 베놈간의 버디 캅 코미디를 늘어놓는데, 이는 무리수로 읽힌다. 에디의 선량함과 베놈의 흉악함을 중화시켜 히어로로써 관객들의 이해와 공감을 사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정말로 버디 무비다운 티격태격을 넣으려 했다면, 선과 악에 대한 기로에 놓인 갈등구조를 삽입했어야 한다. 이유는 단 하나, 러닝타임이 너무 짧다. 이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명확한 목표가 없고, 성인등급을 피하기 위해 40분정도 분량을 덜어내니까 [데드풀]스러운 잔혹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분위기도 안 살고, [가오갤]처럼 캐미가 뿜뿜하지 않으니 [베놈]에 곳곳에 포진한 90년대 버디 캅 코미디도 결과적으로 독이 된다. 



★★  (2.3/5.0) 


Good : 액션이 시작되면서 제대로 굴러간다.

Caution : 허탈한 엔딩


◆에미넴이 주제가를 불렀어요. 

◆쿠키는 하나인데 금방 나옵니다. 

◆ 중국에 개봉할려고 등급을 낮췄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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