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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12. 2019

영화 <시동> 후기 [시동 불능]

시동 (Start-Up, 2019) 리뷰

■《시동 (Start-Up, 2019)》은 무슨 이야기일까???


배구 선수 출신 ‘엄마(염정아)’에게 허구한 날 싸대기 맞는 게 지겨워 가출한 중졸 청소년 '택일'(박정민)이 절친 '상필'(정해인)과 함께 빨리 돈을 벌고 싶다며 원주로 떠난다. 무작정 집을 뛰쳐나간 '택일'은 우연히 찾은 장품 반점에서 남다른 포스의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게 된다. 조금산 작가의 원작 웹툰 <시동>은 두 청소년의 성장담이었다. 긴 호흡의 웹툰을 102분 안에 담아질까?      


■ B급 코미디는 어디로???  


 영화 <시동>은 소시민의 애환을 다룬 휴먼 드라마다. 거석이형(마동석)만이 만화적인 B급 코미디를 펼칠 뿐 영화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극 중 화자인 택일 역을 맡은 박정민은 <변산>, <타짜3>에 이어 <시동>까지 반항아 3부작을 완성한다. 그는 청년들의 애환을 다루기보다는 피상적으로 겉훑기에 그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화자 ‘택일’을 두고, 엄마, 상필, 거석이형 에피소드가 각각 벌어진다. 원작의 소소한 재미를 살리고 싶어서 여러 에피소드를 압축하다보니, 캐릭터 묘사가 납작해졌다.


거기다 주인공을 양분하는 바람에 이야기가 더 산만해졌다. 택일이야 ‘반항’과 ‘리액션’만 담당한다고 변명 가능하지만, ‘상필(정해인)’은 동명 원작에서도 감초였지 크게 다뤄질 인물은 아니었다. 한정된 역할이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가 이야기에 겉돌게 된다. 결과적으로 복싱 소녀 경주(최고은)보다도 못한 존재감을 보인다. 


   

■ 과연 청년들에 대한 위로일까?     

 

 영화는 ‘맞지 않은 옷을 맞는 척하며 살아가면 당연히 불편하다. 못하는 건 못한다고 말하자. 포기도 용기다.’라는 메시지를 설파한다. 그 과정에서 거석 이형도 택일을 때리고, 엄마도 때린다. 청년들의 애환을 다루는데 조폭 그리고 철거와 사채가 동원된다.     

  

좋은 것도 한두 번이지 노골적으로 반복하다 보니 나중엔 무감각해진다. 폭력을 코미디로 다룰 때는 웹툰이니까 익스큐즈 되지만, 영화의 주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상당하다. 믿고 보는 <외유내강> 제작사지만 이번 각색은 3% 부족하다. 웹툰은 소설처럼 긴 호흡인데 반해 영화는 2시간 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 그 간극은 생각보다 크다.     

     

★★  (2.2/5.0)      


Good : ‘마동석의 하드 캐리’ Part 2

Caution : 어두운 데다 시동이 자주 꺼진다.   

  

●‘코미디 영화라면서 왜 15세 관람가일까?’ 했는데 보고 나니까 납득이 된다.

●연말 빅 3인 <천문>과 <백두산>보다는 <시동>이 가벼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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