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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10. 2018

Mr. Children의 「重力と呼吸(중력과 호흡)」

앨범 리뷰 _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다.


전작 「REFLECTION」에서 3 년 4 개월 만에 출시된 「중력과 호흡 重力と呼吸」 은 확실히 「SENSE (2010)」 이후 시작된 4기의 윤곽을 확고히 드러난다. 


지향점은 '사쿠라이 원맨 밴드'라는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과연 어떻게 자기복제를 극복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도발적이었다. 제5의 맴버이자 프로듀서 코바야시 없이 DIY(셀프) 프로듀싱을 감행했다.  그리고, 결성된 지 30년 넘게 여태껏 감행했던 노하우를 아낌없이 녹여냈다. '익숙함'이라는 중력과 '변화'라는 새로운 호흡법을 어떻게 화학적으로 배합하는가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듯싶다. 이처럼 앨범 속에 숨겨진 반전을 찾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발소리' 이후 4년 만에 멤버 전원이 PV에 등장한 「Your Song」은 젠의 힘찬 드러밍을 따라 

U2의 에지, 콜드플레이의 조니 버클랜드처럼 혹은 「Prism」처럼 디스토션없이 깨끗하게 리듬을 연주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3기의 서정성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2기처럼 연주의 비중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곡이 진행되는 중간지점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칙을 곳곳에 심어뒀다. 이점이 포인트다. 

앨범의 대표곡이자, 경쾌한 로큰롤  「海にて、心は裸になりたがる」, '이름 없는 시'의 뉴타입 넘버 「SINGLES, 재즈 브라스, 다층적 코러스 와 베이스가 절묘히 균형을 이룬 「箱庭」을 유심히 들어보면 이해될 것이다!  

특히 [Atomic Heart]의 「Round About ~ 고독의 초상」와 유사하지만,  건반 편곡을 공격적으로 전개한 「Addiction」은 그런 특징이 선명히 드러난다. 또, 「Day By Day (愛犬クルの物語)」은 「思春期の夏~君との?が今も牧場に ... 」처럼 들리지만, 악기 편성과 돌발적인 백코러스로 자기복제나 자기 답습의 한계를 사뿐히 뛰어넘는다.


반면에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의 주제가 「Himawari」의 변칙적인 리듬은 3기 때와 전혀 다르다. 
또 다른 싱글 「Here Comes My Love」의 기타와 드럼 그리고 서정적인 발라드 「秋がくれた切符」의 건반은  제3기의 잘 들리는 선율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연주 파트에 한껏 힘을 실어줬다.  


피날레곡 「皮膚呼吸」도 '007 골드핑거'에서 착안했다는데 그 기사는 오보인 거 같다. 그 곡과 장르부터 다르다. 오히려 2곡을 이어붙인 느낌이다. 전혀 다른 곡조임에도 하나로 유기적인 구성을 취했다.  
그래서 아마 그동안 미스터 칠드런과는 꽤나 다른 프로듀싱 되어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 앨범을 영화적으로 설명해보자! 
현재 할리우드의 대부분 블록버스터들은 스튜디오에서 그린 스크린에서 여러 카메라를 설치해놓고서 합성하고 만다. 

그런데,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의 액션 장면 하나하나 뜯어보라!  달리는 장면 하나까지도 현장에서 배우가 직접 한다. 하지만, 톰 크루즈의 스턴트 장면 만으로 칭송받는 것이 아니다.  헬기 장면에서 카메라를 어디에서 찍는 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헬기안에는 단 하나의 카메라에 찍힌 영상에도 주변에 드론과 헬기를 동원해서 여러 각도로 다양한 장면을 이어붙여놨다. 제작진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절로 실감할 수밖에 없다.

미스터 칠드런의  「重力と呼吸(중력과 호흡)」 도 똑같다. 어차피 그들이 할 수 있는 음악적 감수성은 한정되어 있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악기를 하나 더 연주해보고, 또 뺐다가하는 시도를 통해 얻은 노하우가 녹아있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라는 경험만이 줄 수 있는 산물이 바로  「重力と呼吸(중력과 호흡)」이다. 바로 30년간 자신들을 사랑해준 팬들이 가지고 있는 기시감을 깨기 위해서 말이다. 

'복고'라는 정체성을 잃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제 자리에 안주하지도 않았다.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새로이 재해석했다. 한마디로 정의 내리자면, 미스터 칠드런의 과거와 현재를 품고 있으면서 미래에 대한 고뇌가 느껴지는 수작이다. 


 ★★★★☆  (4.5/5.0)  

Good :  땀방울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Caution :  싱글 「ヒカリノアトリエ」 뺀 건 잘한 거지만, 아쉬운 팬들도 있을 수 있다. 




1.Your Song  
2. 海にて、心は裸になりたがる  (바다에서 마음은 다 벗고 싶어)
3.SINGLES 
4.Here Comes My Love 
5. 箱庭  (모형 정원) 
6.Addiction
7.Day By Day_愛犬クルの物語 (애견 쿨 이야기) 
8. 秋がくれた切符 (가을이 준 표) 
9.Himawari (해바라기) 
10. 皮膚呼吸 (피부 호흡) 





●3기는 서정적인 포크 팝을 주로 했던 때고, 4기는 록 성향을 띄었답니다.


●앨범 발매전 사쿠라이는 "미스터 칠드런을 듣고 음악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후배들이 
이 앨범을 듣고 음악을 그만두고 싶어 하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앨범"이라고 소개했었다. 
과연 그 말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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