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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10. 2018

Brockhampton_Iridescence앨범후기

이게 앨범의 미학이다.



이 보이밴드의 4집은 복잡한 곡들의 모음이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앨범이다.

보이밴드, 브룩햄튼의 4번째 앨범은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했다. 작년 [Saturation] 3부작으로 평단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켰었고, 그 여세를 모아 RCA레코드와 메이저 계약을 체결하며 욱일승천도 잠시 창립 맴버 아미르 벤(Ameer Vann)이 성범죄로 인해 결국 탈퇴했다.  


본래 6월에 출시될 예정이던 [Puppy]과 투어는 물론, 팀 해체루머까지 위기에 봉착했으나 다행히 런던의 유서깊은 애비로드 스튜디오와 화와이에서 4개월동안 작업에 매진했다. 그리고, <The Best Years Of Our Lives> 라는 새로운 3부작의 제 1탄을 공개했다.  

앨범을 찬찬히 들으면서 이 밴드의 창작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처럼 뜬금없이 소스가 등장하고,  맥락도 없이 멜로디가 튀어나오고, 규칙을 찾아볼수 없이 리듬이 바뀐다. 그들은 타란티노처럼 자신이 영향을 받은 예술적(음악적) 유산을 한데모아서 기존의 팝이건, 힙합이건, 록이건, 다 뜯어와서는 새로운 조합을 선보인다. 일견 굉장히 무질서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계산된 섬세한 솜씨에 다시한번 놀랐다. 

그들의 거침없는 에너지와 막을 수 없는 감정은 의외로 하나의 잣대를 들이대면 실체가 금방 탄로난다. 
바로 그들의 우상, 칸예 웨스트다. 그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힙합에 서정성과 예술성을 더하는 것이다. (참고로, 팀의 리더 Kevin Abstract은 Radiohead의 [Kid A]를 레코드 청사진으로 삼았다고 밝혔었다.)

(3집의 엔딩과 연결되는) 앨범 오프너 NEW ORLEANS는 트라비스 스콧의 "Sicko Mode"같은 베이스 킥을 쓰며 과장된 신시사이저를 주로 사용하는 트렌드에 따르면서도 묘하게 현재 빌보드차트에 있는 트랩 곡과 차별화한다.

런던 커뮤니티 가스펠 콰이어(London Community Gospel Choir)가 피처링한 [SAN MARCOS]은  진짜 악기(현악기, 어쿠스틱 기사)를 대폭 사용하면서 90년대 R&B의 향수를 묘하게 자극한다. 하지만 리듬에 레게와 보사노바를 묘하게 혼용하면서 변화를 슬쩍 준다. 

감성적인 현악과 Yeezus스타일의 아카펠라, 보컬운영법으로 시작하는 [WEIGHT]은 중반부터 느닷없이 영국 베이스 앤 드럼(BnD) 파트가 등장하다가 2000년대식 힙합곡 구조를 차용한다. 또, [J'OUVERT]은 뱅어 트랙으로써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다. 하지만 빌보드를 점령한 트랩비트와는 DNA부터가 다르다. 바로 스카 넘버 Doh Blame Me를 샘플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aturation] 3부작과는 무엇이 다를까? 맴버들 각자의 개인사를 자유롭게 각각의 트랙에 나눠담던 옴니버스 방식에서 탈피해서 하나의 팀으로 거듭났다. 올해 초에 겪은 팀내의 위기감이 아무래도 뭉치게 한듯 싶다. 수록곡 “TONYA”에서는 본인들의 상황을 영화 [아이 토냐, I Tonya]에 비유했지 않았나? (마고 로비가 주연한 영화로  '미운오리새끼'로 미국인들에게 찍혔던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의 그 사건을 다뤘었다.) 

브룩햄튼(Brockhampton)의 4집은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형성된 새로운 단결감을 만방에 알린다. 
자꾸 들을수록 왕성한 창작력이 느껴진다. 피치포크가 싱글감이 없다고 디스했는데 필자 본인은 반대다. 뜰만한 노래 몇개에 종속되어서는 앨범 예술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왜 비틀즈가 앨범 예술을 발명한 이후로, 미국 대중음악이 세계를 제패했겠는가?  


음반은, 개별의 수록곡으로는 별로지만, 모아놓으면 하나의 '예술'이 발현될 수 있다. 
즉, 아티스트에게 상업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자유롭게 창작력을 펼치라는 뜻이다. 

브룩햄튼(Brockhampton)은 스포티파이 등에 올라오는 추천리스트에게 앨범의 미학을 한수 가르쳐줬다.  
  

01. NEW ORLEANS (04:04) 
02. THUG LIFE (02:03) 
03. BERLIN (03:19) 
04. SOMETHING ABOUT HIM (01:34) 
05. WHERE THE CASH AT (01:55) 
06. WEIGHT (04:20)
07. DISTRICT (03:32) 
08. LOOPHOLE (00:53) 
09. TAPE (03:30) 
10. J'OUVERT (03:55) 
11. HONEY (03:15) 
12. VIVID (02:24) 
13. SAN MARCOS (04:47) 
14. TONYA (04:43) 
15. FABRIC (04:38) 

★★★★☆  (4.4/5.0)  

Good :  어서 2탄이 듣고 싶다.
Caution : 복잡한 음악이 싫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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