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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l 27. 2020

강철비2: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시뮬레이션]

頂上會談, Steel Rain2: Summit·2020 영화 리뷰

[줄거리]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북한 최고지도자 조선사 위원장(유연석), 미국의 스무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이 북한 원산에 모여 3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북미 사이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대하는 북의 호위총국장(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남북미 세 정상은 북한의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억류되고, 뜻하지 않은 공간에서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대면한다.    



1. 개론 : 1편과 2편의 양가적 속성

<강철비2: 정상회담 (이하 강철비2)>은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의 상호보완적 속편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캐릭터와 이야기가 아닌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 인식’만을 공유한다. 전편<강철비 1>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 그리고 북한 내 쿠데타로 인한 전쟁 위기를 다루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제작발표회와 23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 2’는 좀 더 본질적인 평화체제 문제, 전쟁 위기를 다뤄보려고 했다”라며 해당 작품을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라 정의했다. 이 말인즉슨 냉전이 종식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한반도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다. 식민지 지배, 동족상잔의 비극, 강제 휴전 협정 등 역사의 변곡점마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제 정치적 위치 또한 시시각각 변해왔다. 해외 관객을 위해 친절한 역사 설명에 꽤 신경 썼다.


이런 역사인식 아래 양우석 감독은 1,2편을 합쳐서 한반도 정세를 예측 가능한 4가지 사례를 다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우석 감독은 “2편은 1편의 상호 보완적이다."라고 설명했는데  <강철비 1>이 판타지로 시작해 리얼리티로 끝났고, <강철비 2>은 리얼리티로 시작해 판타지로 끝났다는 점에서 양가적이다.


감독은 "세계관은 이어지고 배우들도 그대로 나온다. 차별점은 주요 배역들의 진영이 바뀐다. 남북 진영을 바꾼 이유는 남북 입장이 바뀐다한들 현 체제가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웅변할 수 있는 캐스팅을 바랐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 말 그대로 <강철비 1>에서 북의 최정예 요원 엄철우와 남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로 만났던 정우성과 곽도원은 <강철비 2>에선 북미 간의 중재자로 나선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와 쿠데타를 일으키는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로 다른 역할을 맡았다.

      

1편은 첩보물을 가장한 버디 캅 코미디였다.

<강철비 1>는 한반도 핵전쟁과 한국의 핵무장 이슈를 다뤘다. 남북 간의 버디 코미디로 진지한 정치 스릴러의 약점을 보완했다. <공조>처럼 남북한이 공통의 목적을 위해 화합하는 공식에 충실했다.


반면에 <강철비 2>은 남북한을 뛰어넘어 중국과 미국, 일본의 이해관계를 포괄한다. 북한의 내부 붕괴와 평화적 비핵화를 주제로 미·중 패권 경쟁과 한반도의 미래, 독도 영유권,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 등 여러 거대한 담론을 섞어놓았다. 물론 전편과 동일하게 복잡한 국제정세를 위트와 유머로 쉽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잠수함으로 무대를 옮겨 해양 액션 스릴러로 변화를 줬다.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를 분석해보자!




2. [전반부]  1편처럼 전반과 후반은 같게 중반은 다르게 구성하다.


강철비 시리즈는 1,2편 모두  '3부 구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1부3부가 같고, 2부는 다르다. 1편에서 ‘북한의 선전포고’라는 중요한 장치를 미리 써먹고 그다음 진행이 한참 뒤에나 이뤄지는 방식이 그것이다. 2편 역시 ‘북한 내부 쿠데타’라는 카드를 먼저 꺼내놓지만, 이어지는 2부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시킨 뒤에 맨 마지막 3부에서 1부의 쿠데타가 어떻게 진행되고 그 결과는 어떠한지를 공개한다.   


 <강철비 2>의 전반부는 각국의 상황에 따른 이권다툼을 그렸다. 공식 회담장에서 치밀하게 흘러가는 각국의 두뇌싸움이 볼만하다. 복잡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 기저에는 1편과 마찬가지로 평화는 철저한 힘의 논리로 좌지우지된다는 감독의 입장이 반영돼있다.


우선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한 명씩 살펴보자!

한경재(정우성)는 민주화 운동 정신을 잇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채경화 의상 디자이너에 따르면 "양우석 감독님의 주문 사항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중재'의 이미지여야 한다는 것"라고 밝혔다. 그러니 그는 북미 간 사이에서 중재를 담당하는 ‘합리적 온건주의자’로 그려진다.      


북의 위원장 조선사(유연석)는 30대 젊은 나이임에도 군의 원로들을 비롯한 강경파의 반대에 맞서며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감행한 ‘쇄신 개혁파’이다. 모티브인 김정은 위원장과 달리 강인하고 인텔리 면모를 보여준다. 물론 코믹 연기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도 했다. 비핵화에 반대하며 쿠데타를 일으키는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는 북한 강경파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 2명 '북한의 이중성'을 둘로 나눈 결과물이다. 쇄신과 전통, 개방과 고립, 대화와 무력, 평화와 전쟁 등 사인마다 앞뒤가 수시로 바뀌는 북한의 벼랑 끝 외교노선을 나름 두 인물에 나눠 반영한 것이다.    

 

다혈질의 미국 대통령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는 정치의 본질은 쇼 비즈니스라고 여기는 사업가 출신답게 자기중심적인 대중영합주의자로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캐릭터 설정은 현재 각국 정상들을 바탕을 뒀지만, 감독이 나름 상상력을 발휘해 나름 합리적으로 구성한 결과로 보인다.      




3. [중반부] 세 정상의 캐릭터 쇼!

<강철비 2>의 중반부는 냉전의 섬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향한 의지를 밝힌다. 좁은 함장실에서 한국, 북한, 미국 지도자들의 캐릭터 쇼로 진행된다. 즉, '슬랩스틱/만담 코미디'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특히 북한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 대통령 간의 통역을 맡김으로써 인간적인 교감을 그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일종의 우정을 쌓음으로써 북미 간 화해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 풍자와 해학은 신파나 국수주의(국뽕)를 피한다. 한국영화 특유의 감정적인 양념을 치지 않았다. 만약 유머 취향이 맞지 않다거나 진지한 정치담론을 원하시는 관객에게 2부가 만족스럽지 않을 있다.




4. [후반부] #4DX로 즐길 수 있는 잠수함 액션 그리고 총평


앞서 말했듯이 <강철비 2>의 후반부는 액션 스릴러로 복귀한다. 태풍이 몰아치는 독도 근해에서 벌어지는 잠수함 액션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기만 어뢰와 폭뢰로 공격하는 수중장면이나 공격을 피해 잠수함이 잠항하면서 수평이 바뀌는 부분 등은 박진감이 넘친다.      


 <강철비 2>는 북핵문제를 놓고 강대국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대한민국의 딜레마에 집중한다. 정우성이 연기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구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영화의 다소 판타지스러운 결말 부분은 우리나라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염원하는 감독의 바람이 투영되어 있다. 각 인물의 대사를 통해 영화는 한반도의 평화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이 부분은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것이다. 그리고 서두에 밝힌 대로 ‘시뮬레이션’인 만큼 현 정세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납득하기 어려울 지점이 발생한다.   


<강철비2>는 네 가지 이유로 인해 호불호가 발생할 것 같다. 첫째, 몇몇 캐릭터들이 스테레오 타입처럼 느껴진다. 관객들이 쉽게 떠올릴 그 인물의 특정 면만 너무 부각했다고 설명하는 편이 이해가 쉽겠다. 또, 남북 지도자들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리더로 그려지는 탓에 인상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이건 상업성을 고려하는 바람에 1부의 정치 스릴러, 2부의 블랙 코미디  3부의 잠수함 액션, 그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둘째, 세 정상이 쿠데타의 의해 납치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쿠데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관객들이 6개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힘들어서 더 그랬다. 셋째, 1부에서 너무 성급하게 각국의 속내를 미리 공개한 탓에 더 추가로 공개할 외교적 카드가 바닥났다. 두뇌싸움을 진행할 추가적인 단서가 너무 부족했다. 넷째, 잠수함 실내로 배경을 한정한 탓에 전체적인 그림이 단조로워진 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칭찬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제와 군부독재를 거쳐 온 탓에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것을 기피한다. 그런데 <강철비 2>는 명확히 밝힌다. 이것이 주는 장점이 있다. 감독의 생각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간에 관객으로 하여금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스스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 (2.8/5.0)      


Good : 다 보고 난 뒤 한반도 평화를 곰곰이 고민하게 만든다.

Caution : 한국영화 특유의 맥락 없이 막 던지는 유머들!

   

●쿠키 영상이 있다.

●1편에서 잘 안 들렸다고 일부 관객들이 지적했던 북한 사투리는 자막을 달아 해결했다.

●배우들은 호연을 펼쳤다. 특히 북한 핵잠수함 부함장 역을 맡은 신정근이 단연 돋보였다.

●미국 대통령을 연기한 앵거스 맥페이든은 <브레이브 하트>, <이퀄리브리엄>, <잃어버린 도시 Z>, <쏘우 3>에 출연했었다.

●잠수함에서 영화처럼 총격전을 벌이거나 수류탄을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

●만약 북한이 영화처럼 전략원잠(SSBN)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 미사일(발사체) 실험을 줄여도 된다. 중국이 실전 배치한 전략원잠이 결함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만을 고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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