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1)
1.SF(Sci-Fi) 장르는 외계 생명체, 우주선, 로봇, 사이보그, 공룡, 성간 여행, 시간 여행 또는 과학기술 등 주류 과학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현상을 사변화하고 허구의 테크놀로지을 바탕으로 한 영화 장르를 일컫는다. SF영화는 종종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의 조건과 같은 철학적 문제를 탐구하기도 한다.
2.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1902)>부터 무성영화 초창기부터 존재해왔다. 첫 번째 장편영화인 <메트로폴리스(1927)>가 완성된다. 1930대부터 1950년대까지 이 장르는 주로 저예산 B급 영화로 명맥이 이어져오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로 인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스타워즈(1977)>의 성공 이후 특수효과로 가득 찬 SF대작이 인기를 끌면서 이후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현실의 제약을 벗어나는 길을 열었다.
SF영화가 처음부터 대자본의 장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큐브>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영화는 굉장히 경제적이다. 게임이론을 도입하고, 캐릭터 전환도 효율적이다. 미로는 추상적 공포에서 두뇌 퍼즐이 된다. 인물들이 해결하려 할수록 긴장감이 생기면서 갈등구조의 부피가 커진다. 그리고 전형적이던 캐릭터를 딱 한번 뒤집는다. 이게 진부한 이야기가 단숨에 근사해지는 비결이다.
<데몰리션 맨>은 종종 모순되는 '안보'와 '자유'라는 목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그 근본적 논제를 설득하기 위한 두 가지 대안적인 디스토피아를 제시한다. 무인 전기자동차, 물질 재조합장치, 태블릿 컴퓨터가 상용화된 2032년 지상세계는 경찰국가의 축소모형이다. 레이먼드 콕토 박사가 창시한 행동공학(Behavioral engineering)을 통해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가 가능해졌다. 그로 인해 임신은 인큐베이터가 대체되고, 범죄를 비롯한 폭력성이 완벽히 거세된다.
반면에 지하세계의 구 사회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나 물물교환로 경제가 겨우 유지되는 빈민가이다. 두 세계를 대비하며 공공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자유가 말살된 폭압적인 사회가 좋은지를 관객에게 묻고 있다.
디지털 시각효과가 보편화되면서 프로덕션보다 포스트 프로덕션이 더 중대해졌다. 그런데 이 작품은 실사 촬영에 비중을 늘리고 CG를 보완하는 용도로 제한했다. 이물감 없이 장엄한 비주얼을 구축한 혁신을 가져왔다. SF담론은 좀 쉬운 길을 가고 있지만, 스펙터클과 반전(反戰) 메시지가 균질하다.
아카데미 미술·시각효과상
SF 장르의 시조다운 쥘 베른의 위엄은 영원불멸이다. 디즈니 다운 독창적인 세트, 화려한 비주얼, 스팀펑크 어드벤처로 우리를 초대한다. 약간 촌스러운 편집에도 불구하고 원작에 담긴 과학적 상상력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잊지 않는다.
<스타워즈>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불의한 베트남 전쟁을 벌였던 미국의 자기반성이라면, 토미노는 <기동전사 건담>을 ‘소년 병사의 전쟁 이야기‘를 구상하며 태평양전쟁과 자민당 내각을 반영한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가 다루는 미래의 풍경은 디스토피아다. 지구가 수용 가능한 인구수를 이미 넘어버린 미래, 인류는 우주에 ‘스페이스 콜로니’를 만들고 이주한다. 우주 이민자들과 지구인 간에 계급이 나뉘고 이에 ‘사상과 이념의 충돌’이 벌어진다. 지구에 세워진 단일국가인 ‘지구 연방’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선언하는 지온공국과 연방군의 전쟁은 단순한 선악구도를 탈피한다. 정치적 대립을 전면에 내세운 건담은 거대 로봇물을 새롭게 정의 내렸다.
이로써 메카물이 드디어 성인 관객도 사로잡았다. 토미노는 <역습의 샤아>를 통해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유일한 요소인 ‘뉴타입’이라는 설정은 멋지게 퇴장시킨다. 건담의 제작사 가이낙스는 <0080 포켓 속의 전쟁, 1989>나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1991>에서 일반인 주인공을 등장시킴으로써 진지한 밀리터리 SF물로 진화하게 된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기계에 의한 시간여행’과 ‘타임머신’이란 단어를 최초로 등장시킨 허버트 조지 웰스의 1895년 원작은 혁명적인 작품이다. 80만 년 뒤의 우리 사회의 모습은 두 종족으로 분열되며 퇴화되었다. 지하에 사는 멀록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으로, 지상에 사는 엘로이는 부르주아 계급으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작가의 우려를 스크린에 충실하게 옮겼다.
제임스 카메론이 <에이리언 2>을 만들면서 노골적으로 참조했다. <뎀!>은 장르 선행자다운 50년대 만연했던 핵공포를 인상 깊게 반영한다. 데드 셔드먼의 날카로운 대본은 화면 밖에서도 불길한 긴장에 물들어 있다.
<바바렐라>는 SF, 판타지, 에로티카가 뒤엉켜 68 운동 이후의 성해방을 표출한다. 그런데 이 B급 괴작은 대중문화 전반에 스며들었다. 영화의 세트, 의상, 제작 디자인은 개봉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고, 일본 SF 애니메이션부터 <코난>, <스타워즈>까지 유전자를 남겼다. 대중음악에선 ‘글리터 록’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낳았을 뿐 아니라 ‘듀란 듀란’이라는 밴드명이 파생했고, 비지스, 마돈나, 프린스, 카일리 미노그 등에 그 여파가 미쳤다.
2057년, 태양이 죽어가고,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구에서는 마지막 방법으로 태양을 폭파시켜 다시 태양을 되살릴 8명의 대원들을 실은 이카루스 2호를 우주로 보낸다. 이 우주 재난극은 <솔라리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에이리언>, <싸일런트 러닝>의 재해석을 빼곡히 채워 넣는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과학에서 이탈하여 신학에 의지하는 우를 범한다. 촬영 감독 알윈 퀼러는 광활한 우주의 경이로움에 압도되는 느낌을 포착했다.
<2046>에 대해 가장 놀라운 것은 ‘정치적 은유’다.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주인공의 여성편력을 홍콩의 무의미한 독립운동에 빗댄다. 왕가위의 예측대로 2019년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으나 중국에 의해 진압되었다. 어쨌거나 홍콩이 50년간 일국 양제(1국가 1체제)로 중국 내에서 자치권을 유지하기로 약속한 마지막 해를 가리키는 이 영화의 제목만으로도 광전총국은 불안감을 느꼈고 당국은 초기에는 중국 본토에서의 배급을 불허했다.
<세레니티>는 ‘폭스TV’가 조기 종영시켜 골수팬의 원성을 받았던 TV시리즈 <파이어플라이>가 2차 시장에서 선전하자 유니버셜에서 제작했다.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웨스턴과 SF, 무협의 특색을 그대로 살려 평론가에게 호평을, 골수팬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2의 테란 묘사에 영향을 줬다.
부츠 라일리는 미국의 그릇된 기업문화를 정조준 한다. 백인 주류사회에 편입되고 싶은 흑인 주인공을 통해 명예백인이 되려는 흑인들을 비판한다.
우리는 소처럼 일한다고 표현하듯이 미국에서 말이 관용적인 표현이 있다. 이 숙어를 활용해 “에퀴세피안(Equisapiens)”이라는 반인반마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노동착취를 비판한다. 기업의 부조리, 인종적 편견, 은밀한 내부거래, 이를테면 연줄(백)를 통해 계급 상승을 하는 장면들은 실로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기묘한 방식으로 주류 영화의 화법을 파괴한다.
아카데미 미술·시각효과상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1956)>의 영향을 받아 <이너스페이스(1997)>나 <앤트맨>처럼 축소 기술 모험물의 원조다.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과학적 오류를 수정했으나 인체를 마치 건축물이나 자연지형으로 해석하는 시대적 한계가 아쉽다. 그래도 이후의 수많은 작품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해 준 사실은 틀림없다.
코르네토 트릴로지의 완결 편, 에드가 라이트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딸기 맛, <뜨거운 녀석들>이 바닐라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페퍼민트 맛이라 한다. 익살스러운 버디 유머, 재치 넘치는 액션 연출, 외계 침공영화 습관을 한껏 비트는 센스는 그야말로 똘기가 넘친다.
톰 크루즈의 <바닐라 스카이>의 원작이다. 원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오로지 ‘카메라 각도’만으로 사실적인 SF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원칙을 지켰다. 히치콕의 <현기증>을 차용하면서 이성과 합리와 영화적 현실 모두를 따돌린 채, 그의 의도대로 실존을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꿈과 현실을 구분 짓는 이분법적 사고를 유체 이탈하는 방식을 <매트릭스(1999)>와 <엑시스텐즈(1999)>, <파이트 클럽(1999)>, <식스 센스(1999)>, <메멘토(2000)>,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에게 상속했다.
팀 버튼 특유의 양식화는 <화성침공>에서 정점을 찍었다. 외계인 디자인은 껌 포장지에 들어가 있던 트레이딩 카드에서 가져왔고, 원반형 UFO는 특수효과의 전설인 레이 해리하우젠에게 서 보내는 찬사다.
팀 버튼은 어린 시절 즐겨보던 50년대 외계침공 영화를 자기 멋대로 비튼다. 화성인이 국회의사당에서 정치인을 집단 사살하는 장면은 세계 전쟁사의 희화다. 즉 <화성침공>은 할리우드에 만연한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거대한 조롱이다.
연극배우와 마술사로 활동했던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를 현실에서 분리시켰다. 비행기가 발명되기도 몇 년 전에 우주를 필름에 담았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합성 화면이나 디졸브와 같은 영화 기법과 후에 널리 사용되게 되는 편집 방법들을 대담하게 실험했다. 그 결과, 외계인을 비롯한 SF 장르의 대부분의 관습을 확립했다.
씁쓸한 일화를 소개하자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불법으로 상영해서 멜리에스에게 경제적 타격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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