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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16. 2020

SF영화 추천 110편, PART II

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2)

사이언스 픽션(Science-Fiction). 약칭 SF는 "사이언스 판타지", "사변 소설", "우화 소설 (fabulation)", "철학 지향적 과학 소설(philosophically oriented science fiction)" 등 다양하게 문학적 관습과 규약을 논의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받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도 논쟁 중이므로 이것이 정확한 정의는 아니다. 크게 자연과학에 기초한 '하드 SF', 사회과학에 기반한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그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 유토피아‘,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 ’ 디스토피아‘, 원시 문학(신화)적인 ’ 스페이스 오페라‘,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 포스트 묵시록‘ 등이 SF의 하위 장르들이다.        


과학사학자 로버트 K. 머튼은 “모든 창조자는 시공간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있고 죽은 자와 산 자를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에게 개념, 맥락, 도구, 방법론,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 즉, 모든 창조 영역은 광대한 연결 공동체이므로 어떤 창조자도 지나치게 많은 공을 차지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장르의 역사를 110편의 영화로 정리해보겠다. 덧붙여 사이언스 픽션계의 노벨상인 ‘휴고상’에서 영상매체에게 수여되는 ‘최우수 드라마틱 프레젠테이션’에 후보작 위주로 목록을 짰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1-2개 빼고는 전부




#90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2014) 제임스 건

‘말하는 나무, 초록색 피부의 상식인, 까칠한 너구리, 잔머리에 능한 지구인 혼혈, 고풍스러운 말투를 쓰는 사오정, 끝내주는 사운드트랙, 독특한 시각 스타일’은 이동진이 ‘흡사 십수 년 전의 픽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할 만큼 기존 히어로 물과는 확실히 달랐다. 히어로 영화다운 존재론적 고뇌와 정체성 고민이 없지만, 장엄한 은하계로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초대하는 데 성공했다.




#89 : 배틀로얄 (Battle Royale·2000) 후카사쿠 킨지

고결한 명작. ‘신세기교육개혁법(BR법)’에 의해 외딴섬에 갇힌 42명 급우들끼리 유일한 생존자가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해석을 무시하고 오락적인 목적으로 봐도 왠지 현대 사회의 치열한 경쟁 시스템, 여러 세대에 걸친 불신, 폭력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한 강렬한 무언가를 의식하게 된다. 윌리엄 굴딩의 <파리 대왕>과 같은 해석을 내놓으면서 인간 사회의 본성에 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88 : 어택 더 블록 (ATTACK THE BLOCK·2011) 조 코니쉬 

10대 양아치들이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SF 액션 코미디이다. 같은 해에 개봉한 J.J. 에이브럼스의 <슈퍼 8>보다 스필버그 정신에 충실하다. 주인공 일행과 그의 블록을 덮친 외계 침공은 하나의 거대한 은유가 된다. 조 코니쉬는 1950년대 외계 침공 장르의 클리세를 지지고 볶으며 사우스 런던의 하류계급에 무관심한 정부의 태도를 신명나게 비꼰다. 




#87 : 타임 패러독스 (PREDESTINATION·2014) 스피어리그 형제

원제인 '예정설'이 살짝 난해한데 반해 한글 제목은 보다 직관적이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이 쓴 단편 <All You Zombies(1959)>을 충실히 영화화했다. 스피어리그 형제는 원작 캐릭터에 공감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인간적인 감정을 불어넣는다. 다르게 말하면 <나비효과(2004)>과 <테넷(2020)> 만큼 시간 여행의 역설과 모순을 제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86 : 애프터 양 (After Yang·2021) 코고나다

안드로이드의 기억을 내세운 작품으로, 인간 역시 본인의 소중한 일상의 기억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총합된 존재라고 정의내린다. 또한 ‘애벌레에겐 끝이지만, 나비에게 시작’이라는 <도덕경>의 구절을 인용하여 영화는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상실이 새로운 의미를 낳는 순환론적 세계관으로 우리를 치유한다.




#85 : 미드나잇 스페셜 (MIDNIGHT SPECIAL·2016) 제프 니콜스

제프 니콜스는 스필버그의 SF클래식에 경의를 표하며 존 카펜터의 <스타맨(1984)>에 존경심을 드러낸다. 아이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아버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프 니콜스는 대사를 절제하고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다. 알튼이 초능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나 경찰의 추격을 막기 위해 나이트 비전 고글을 쓴 루카스가 헤드라이트를 끄고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강렬하게 남는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2가지다. 첫째, 할리우드에서 사골 우리듯 우려먹은 ‘메시아 서사’를 기발하게 비틀었다. 둘째, 정보기관에 의해 첩자로 의심받는 주인공이 내부 협력자를 구하는 방식이 장르 관습을 벗어나 있다.




#84 : THX-1138 (THX 1138·1971) 조지 루카스

자본주의가 사랑하는 효율성을 극한으로 추구하면 어떤 세상이 나올까? 아마 <THX-1138>과 비슷할 것이다. 사람들은 간편하게 ‘번호’로 불리고, 임신과 출산, 종교를 로봇 경관이 지정해 주고 감정 소모를 막기 위해 약물을 투여한다. 인간들이 억압과 기만으로 통제한다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1984>와 닮았고, 사람들이 제공된 쾌락에 의해 인간다움 감성과 주체적인 사고를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매우 유사하다.     


다르게 보면, 미래학, 기술 사학의 개념인 ‘기술적 특이점’을 담고 있다. ‘기술적 특이점’이란 과학 기술의 항구한 가속적 발전으로 인해 인류 역사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변곡점을 뜻한다.




#83 : 고지라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1954) 혼다 이시로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일한 일본 캐릭터이자 일본어 사전 ‘고지엔(広辞苑)’에 유일하게 등재된 괴수이기도 하다. 그럼, 이 특수촬영물이 왜 미국과 일본에서 34편에 이르는 최장수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을까? 고지라는 인간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천재지변이다. 핵실험으로 마그마를 뚫고 지상에 출현한 고지라는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게 벌을 내리는 일종의 자연신이다.


킹 기도라, 모스라, 라돈 등 괴수가 극을 끌고 나가는 방식은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괴수물의 표준을 정립했다느니 카이주물의 원형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주된 근거가 됐다. <클로버필드>, <퍼시픽 림> 등 SF 괴수영화에 DNA를 남겼다. 




#82 : 애드 아스트라 (Ad Astra·2019) 제임스 그레이

아버지를 찾아 해왕성까지 우주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실존이라고 번역되는 ‘Existence’는 서 있는(sistere) 곳에서 나오다(ex)라는 뜻의 라틴어 ‘existere’에서 유래했다. 즉, 실존은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운동이다. 주인공은 여정을 통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했던 자신(과 아버지)을 되돌아보며 위대한 업적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인간관계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81 : 서던 리치: 소멸의 땅 (ANNIHILATION·2018) 알렉스 가렌드

알렉스 갈랜드는 유기체의 진화에 대한 전복적 시선을 던진다. 안드레이 타르고프스키의 <잠입자(1979)>의 골격 위에 제프 밴더미어가 쓴 동명 소설로부터 캐릭터들의 족쇄를 풀어준다. 결국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은 이야기나 주제보다 시청각적 체험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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