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2)
소꿉친구들이 8mm 좀비 영화를 찍다가 마을을 구한 영웅담일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 자체에 대한 러브레터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E.T.>, <미지와의 조우>, <구니스> 같은 스필버그 재료들을 통해 상실을 이겨나가는 이들을 위로한다.
‘말하는 나무, 초록색 피부의 상식인, 까칠한 너구리, 잔머리에 능한 지구인 혼혈, 고풍스러운 말투를 쓰는 사오정, 끝내주는 사운드트랙, 독특한 시각 스타일’은 이동진이 ‘흡사 십수 년 전의 픽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할 만큼 기존 히어로 물과는 확실히 달랐다. 히어로 영화다운 존재론적 고뇌와 정체성 고민이 없지만, 장엄한 은하계로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초대하는 데 성공했다.
10대 양아치들이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SF 액션 코미디이다. 같은 해에 개봉한 J.J. 에이브럼스의 <슈퍼 8>보다 스필버그 정신에 충실하다. 주인공 일행과 그의 블록을 덮친 외계 침공은 하나의 거대한 은유가 된다. 조 코니쉬는 1950년대 외계 침공 장르의 클리세를 지지고 볶으며 사우스 런던의 하류계급에 무관심한 정부의 태도를 신명나게 비꼰다.
안드로이드의 기억을 내세운 작품으로, 인간 역시 본인의 소중한 일상의 기억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총합된 존재라고 정의내린다. 또한 ‘애벌레에겐 끝이지만, 나비에게 시작’이라는 <도덕경>의 구절을 인용하여 영화는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상실이 새로운 의미를 낳는 순환론적 세계관으로 우리를 치유한다.
제프 니콜스는 스필버그의 SF클래식에 경의를 표하며 존 카펜터의 <스타맨(1984)>에 존경심을 드러낸다. 아이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아버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프 니콜스는 대사를 절제하고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다. 알튼이 초능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나 경찰의 추격을 막기 위해 나이트 비전 고글을 쓴 루카스가 헤드라이트를 끄고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강렬하게 남는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2가지다. 첫째, 할리우드에서 사골 우리듯 우려먹은 ‘메시아 서사’를 기발하게 비틀었다. 둘째, 정보기관에 의해 첩자로 의심받는 주인공이 내부 협력자를 구하는 방식이 장르 관습을 벗어나 있다.
아버지를 찾아 해왕성까지 우주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실존이라고 번역되는 ‘Existence’는 서 있는(sistere) 곳에서 나오다(ex)라는 뜻의 라틴어 ‘existere’에서 유래했다. 즉, 실존은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운동이다. 주인공은 여정을 통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했던 자신(과 아버지)을 되돌아보며 위대한 업적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인간관계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킹 기도라, 모스라, 라돈 등 괴수가 극을 끌고 나가는 방식은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괴수물의 표준을 정립했다느니 카이주물의 원형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주된 근거가 됐다. <클로버필드>, <퍼시픽 림> 등 SF 괴수영화에 DNA를 남겼다.
아카데미 분장상
미지의 우주 탐험이 빗대어서 미국의 여러 현안을 탐구하던 사회파 드라마였던 원작과 달리 J.J. 에이브람스에 의해 ‘스페이스 오페라’로 탈바꿈했다. 이렇듯 최고의 리부트(프리퀄) 답게 원작의 거대한 무게와 그림자를 완전히 없애버림으로써 성공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평행우주’ 이론을 이용해 아예 오리지널과는 전혀 다른 역사를 새롭게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을 존중하면서도 완벽하게 새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천재적인 ‘꼼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