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SF영화 추천 110편, PART II

TOP 110 SCI-FI MOVIES OF ALL TIME (2)

by TERU

사이언스 픽션(Science-Fiction). 약칭 SF는 "사이언스 판타지", "사변 소설", "우화 소설 (fabulation)", "철학 지향적 과학 소설(philosophically oriented science fiction)" 등 다양하게 문학적 관습과 규약을 논의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다루는 장르'로 받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도 논쟁 중이므로 이것이 정확한 정의는 아니다. 크게 자연과학에 기초한 '하드 SF', 사회과학에 기반한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그 아래에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 유토피아‘, 어두운 미래를 예상한 ’ 디스토피아‘, 원시 문학(신화)적인 ’ 스페이스 오페라‘,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 포스트 묵시록‘ 등이 SF의 하위 장르들이다.


과학사학자 로버트 K. 머튼은 “모든 창조자는 시공간에서 타인에게 둘러싸여 있고 죽은 자와 산 자를 불문하고 수많은 타인에게 개념, 맥락, 도구, 방법론, 데이터, 법칙, 원칙, 모형을 물려받는다.” 즉, 모든 창조 영역은 광대한 연결 공동체이므로 어떤 창조자도 지나치게 많은 공을 차지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장르의 역사를 110편의 영화로 정리해보겠다. 덧붙여 사이언스 픽션계의 노벨상인 ‘휴고상’에서 영상매체에게 수여되는 ‘최우수 드라마틱 프레젠테이션’에 후보작 위주로 목록을 짰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1-2개 빼고는 전부




#90 : 스타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2009) J.J. 에이브람스

아카데미 분장상

123.png

미지의 우주 탐험이 빗대어서 미국의 여러 현안을 탐구하던 사회파 드라마였던 원작과 달리 J.J. 에이브람스에 의해 ‘스페이스 오페라’로 탈바꿈했다. 이렇듯 최고의 리부트(프리퀄) 답게 원작의 거대한 무게와 그림자를 완전히 없애버림으로써 성공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평행우주’ 이론을 이용해 아예 오리지널과는 전혀 다른 역사를 새롭게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을 존중하면서도 완벽하게 새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천재적인 ‘꼼수’다.



#89 : 마이크로 결사대 (FANTASTIC VOYAGE·1966) 리처드 플라이셔

아카데미 미술·시각효과상

마이크로 결사대.jpg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1956)>의 영향을 받아 <이너스페이스(1997)>나 <앤트맨>처럼 축소 기술 모험물의 원조다.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과학적 오류를 수정했으나 인체를 마치 건축물이나 자연지형으로 해석하는 시대적 한계가 아쉽다. 그래도 이후의 수많은 작품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해 준 사실은 틀림없다.



#88 : 타임 패러독스 (PREDESTINATION·2014) 스피어리그 형제

원제인 '예정설'이 살짝 난해한데 반해 한글 제목은 보다 직관적이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이 쓴 단편 <All You Zombies(1959)>을 충실히 영화화했다. 스피어리그 형제는 원작 캐릭터에 공감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인간적인 감정을 불어넣는다. 다르게 말하면 <나비효과(2004)>과 <테넷(2020)> 만큼 시간 여행의 역설과 모순을 제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87 : 위험한 게임 (WarGames·1983) 존 바담

아카데미 촬영·음향효과·각본상

0.jpg

기계들의 반란을 다룬 테크노스릴러이지만, 하이틴 영화에 가까우며 유쾌하고 시원한 전개가 일품이다. 해킹 관련 영화들이 키보드만 두드리면 뚝딱 해결되는 클리셰가 없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거의 20여 년 전에 벌써 백도어나 방화벽 개념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미 의회는 실제로 이러한 가능성을 방지하고 퇴치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는데 영감을 줬다.



#86 : 싸일런트 러닝 (Silent Running·1972) 더글라스 트럼블

00tgEUJS_10.jpg

<하이 라이프>, <선샤인>, <월-E>, <더 문>로 인해 시대를 앞서간 작품 하나를 알게 되었다. 더글라스 트럼블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참여했고, <블레이드 러너>, <미지와의 조우>, <스타트렉>으로 3차례나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에 노미네이트된 특수효과의 장인이다.


제목인 <싸일런트 러닝>은 소음을 최소화한 정숙 항해를 의미한다. 이렇듯 공학적 설계가 가득할 것 같지만, 영화는 굉장히 인간적이며 감성적이다. 주인공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느끼는 고독은 고차원적으로 다가온다.



#85 : 도니 다코 (Donnie Darko·2001) 리처드 켈리

<도니 다코>는 정신착란으로 위장한 시간여행 이야기다. 도니라는 이름의 부적응자가 겪는 정신분열 증세와 시간여행을 동일시하며, 미스터리, 스릴을 증폭시킨다. 이것이 기이하지만 묘하게 흡입력 있는 컬트영화의 시금석이 되도록 도왔다. 이 심리적 불안은 9/11의 PTSD을 미리 예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 개봉 시기가 9/11 전후와 겹친다.



#84 : 화성침공 (Mars Attack!·1996) 팀 버튼

640.jpg

팀 버튼 특유의 양식화는 <화성침공>에서 정점을 찍었다. 외계인 디자인은 껌 포장지에 들어가 있던 트레이딩 카드에서 가져왔고, 원반형 UFO는 특수효과의 전설인 레이 해리하우젠에게 서 보내는 찬사다.


팀 버튼은 어린 시절 즐겨보던 50년대 외계침공 영화를 자기 멋대로 비튼다. 화성인이 국회의사당에서 정치인을 집단 사살하는 장면은 세계 전쟁사의 희화다. 즉 <화성침공>은 할리우드에 만연한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거대한 조롱이다.



#83 : 화씨 451 (Fahrenheit 451·1966) 프랑수아 트뤼포

1승.jpg

레이 브래드버리의 1951년작 동명 디스토피아 소설을 각색한 영화는 책을 불태우는 것이 직업인 방화사(Fireman) 가이 몬태그(오스카 베르너)가 책을 비밀리에 보관하는 여성을 만나면서 점차 변화하게 된다. 책이 금지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라져가는 정신문화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 트뤼포는 영화 관람(예술)의 자유로운 열정을 사랑했고, 그렇기 때문에 ‘독서`라는 금단의 열매를 지키는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제목의 화씨 451도(섭씨 233도)는 '책(종이)이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를 상징한다.



#82 : 애드 아스트라 (Ad Astra·2019) 제임스 그레이

GettyImages-1237064970-MLedit.jpg

아버지를 찾아 해왕성까지 우주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실존이라고 번역되는 ‘Existence’는 서 있는(sistere) 곳에서 나오다(ex)라는 뜻의 라틴어 ‘existere’에서 유래했다. 즉, 실존은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운동이다. 주인공은 여정을 통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했던 자신(과 아버지)을 되돌아보며 위대한 업적에 비해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인간관계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81 : 미드나잇 스페셜 (MIDNIGHT SPECIAL·2016) 제프 니콜스

미드나잇 스페셜.jpg

제프 니콜스는 스필버그의 SF클래식에 경의를 표하며 존 카펜터의 <스타맨(1984)>에 존경심을 드러낸다. 아이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아버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프 니콜스는 대사를 절제하고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다. 알튼이 초능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나 경찰의 추격을 막기 위해 나이트 비전 고글을 쓴 루카스가 헤드라이트를 끄고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강렬하게 남는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2가지다. 첫째, 할리우드에서 사골 우리듯 우려먹은 ‘메시아 서사’를 기발하게 비틀었다. 둘째, 정보기관에 의해 첩자로 의심받는 주인공이 내부 협력자를 구하는 방식이 장르 관습을 벗어나 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