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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ug 06. 2020

공포영화 추천 100편, PART X

TOP 100 HORROR MOVIES PART X

공포영화는 오락적 목적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려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영화 장르로 한 세기가 넘도록 존재해왔다. 괴담, 종말론적 사건, 괴수, 종교적·민속적 신념, 미신, 에드거 앨런 포, 브램 스토커, 메릴 셜리, H. P.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의 고딕 및 공포 문학에 기반하여 의도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해 흥미를 돋구기도 한다. 


무성 영화와 독일 표현주의에서 시작된 공포는 <드라큘라(1931)>가 개봉한 이후에야 비로소 성문화된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후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바디 호러, 코미디 호러, 슬래셔 영화, 초자연적 호러, 심리 호러 등 다양한 하위 장르가 등장했다. 공포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지역마다 내용과 스타일이 다양하다. 특히 일본, 대한민국, 이탈리아, 태국 등에서 호러 장르가 두드러지게 발전했다.


공포라는 소재로 인해 사회적·법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이 때문에 흥행하기 쉽지 않은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저예산으로도 프랜차이즈로 이꼴고 갈 수 있으므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대중문화 아이콘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10 : 텍사스 전기톱 학살 (The Texas Chain Saw Massacre·1974) 토브 후퍼

사실주의 호러영화의 교주이자 "슬래셔"와 "고문 포르노"의 조상님답게 보고 있노라면, 정신병 걸릴 거 같이 심히 불쾌하다. 차근차근 뜯어보면, 에드 게인의 살인사건에서 착안한 인육 가족은 현실과 밀착해 있다.


노동계급의 인텔리 계층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이자 야만적인 시골과 문명화된 도시의 충돌이었다. 이렇게 현실에 기반한 공포였기에 잔혹한 장면이 없어도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9 : 시체 3부작 (The Dead Trilogy·1968-1985) 조지 A. 로메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11만 5천 불이 안 되는 예산을 가지고, 모든 좀비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를 세웠다. 역사상 최초의 '흑인 주인공'을 통해 공포영화의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했다. 또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인물의 운명을 결정짓는 방식 역시 전대미문의 금기를 깨는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


피츠버그 외곽의 몬로빌 몰에서 주로 촬영된 《시체들의 새벽은 좀비 장르의 새로운 길을 안내했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사회비평을 하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전달하기 위해 대살육의 스플래터 페스티발을 개최했다. 로메로의 사회적 코멘터리는 매우 영리했으며, 그 이후의 모든 좀비 이야기에 영향을 미쳤다.  


시체들의 낮》은  군수복합체와 결탁한 레이건의 공화당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지능이 남아있는 좀비 ‘밥’은 인상적이지만, 전작들과 같은 복잡하고 강렬한 인간드라마가 사라져서 살짝 아쉽다.




#8 : 죠스 (Jaws·1975)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음악·음향효과·편집상

다들 알다시피 (영화史에) 처음으로 대히트한 블록버스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공포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그 상업적 파괴력을 증명하자 자본이 대거 유입되며 70년대 호러 황금기가 본격 열리게 된다.


스필버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레디 플레이어 원>, <죠스>을 가장 만들기 힘들었던 작품들로 꼽았다. 왜인지는 알기 쉽다. 촉박한 스케줄, 고장난 기계 상어로 예산 초과 등등으로 스필버그는 묘안을 짜낸다. 수중 시점샷을 개발하고, 존 윌리암스의 음악으로 관객들을 숨 막히게 했다.




#7 : 절망(종말) 3부작 (絶望(終末)·1997-2006) 구로사와 기요시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 

봉준호 감독은 큐어 (1997), 회로 (2001), 절규 (2006)을 묶어 '일본사회의 집단질병 히스테리 공포 3부작'이라 불렀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세기말적 정서를 토대로 인간이 사회화를 거치며 억눌러온 도덕과 윤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들춰낸다. 질투, 적의, 불평, 불만, 스트레스 같은 우리 무의식에 잠든 악마를 깨워 이제껏 만나본 적 없는 근원적인 공포를 선사한다. 그래서 <곡성>과 <살인의 추억등 한국영화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6 : 에이리언 (Alien·1979) 리들리 스콧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우주에서는 아무도 당신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 없다."라는 홍보문구가 절묘하다. 체스트 버스팅(가슴을 뚫고 나오는 에일리언) 장면이 압권이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그런 장면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득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리플리를 포함한 승무원들이 모두 노동자 계급인 이유는? 영화에서 진정한 악은 ‘제노모프’가 아니다. 주적은 정식 명칭이 ‘웨이랜드 유타니’라 불리는 그 회사이기 때문이다.




#5 : 아파트 3부작 (Repulsion/Rosemary's Baby/The Tenant·1965-76) 로만 폴란스키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국제 영화평론가협회상 /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혐오》, 《악마의 씨》, 《테넌트》로 이어지는 ‘로만 폴란스키 아파트 3부작’은 수많은 호러/스릴러 제작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한 수원지다. 모두 현실과 환상 사이의 불확실한 경계선 위에서 벌어진다. 폴란스키는 프란츠 카프카 풍의 심리적 압박감, 불안감과 공포, 죄의식을 분위기와 미장센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4 : 싸이코 (Psycho·1960) 알프레드 히치콕 

기술적으로 완벽한 영화 교본이다.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며, 많은 매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포영화로 꼽힌다. 이 영화의 시각적 충격들은 세월이 흘러 바래 진 구석이 있다. 모든 호러 영화가 겪어야 될 숙명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수법들이 더 잘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샤워 몽타주 장면은 히치콕이야말로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수제자임을 확인할 수 있다. 


놀랍게도 <싸이코>는 영화학뿐 아니라 여성주의(페미니즘), 정신분석학, 철학에서도 연구대상이 되었다. 




#3 : 샤이닝 (The Shining·1980) 스탠리 큐브릭

<샤이닝>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 조던 필의 <겟 아웃>, <어스>에 주요하게 인용되는 등 세월이 흐를수록 광범위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스테디 캠’을 상용화해 보여주는 현기증 나는 핸드헬즈화면을 시작으로, ‘귀신 들린 집’을 강박증처럼 구현한 프로덕션 디자인, 잭 니콜슨과 셜리 듀발의 명연에 힘입어 '끔찍한 클로즈업'과 '소름 끼치는 음악'이 없이도 큐브릭은 신기원의 공포를 자아낸다.




#2 : 괴물 (The Thing·1982) 존 카펜터

롭 보틴이 담당한 특수 분장은 4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끔찍하다. 100% 수공업으로 재현한 그로데스크한 외형은 풍화작용을 비켜간다. 그런데 영화가 진짜 말하고 싶은 주제는 ‘전염병’을 모티브로 한 집단에 퍼져버린 '불신'과 '의심'이다. 그래서 <더 씽>은 팬데믹 정국과 겹쳐 보인다.


     


#1 : 엑소시스트 (Exorcist·1973) 윌리엄 프리드킨

아카데미 각색·음향효과상

단숨에 박스오피스를 홀리며, ‘구마의식(엑소시즘)’을 대중의식에 깊게 뿌리내렸다. 당시 관객들은 실신하거나 심장마비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급기야 교황청이 직접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악령 들린 소녀와 이를 내쫓으려는 신부 사이의 싸움’을 다룬 수많은 작품들이 모방했으며, 장제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2015)>도 모방했다. 그럴만한 게, 오늘날 <엑소시스트>를 처음 접한 이들도 윌리엄 프리드킨의 상세한 설명과 냉담한 접근에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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