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MADAM (2020) 영화리뷰
<오케이 마담>은 빠른 손놀림을 자랑하는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과 컴퓨터 수리 전문가이자 일명 ‘영천시장 스티브 게이츠’로 불리는 남편 ‘석환’(박성웅)이 딸(정수빈)과 함께 난생처음 가는 하와이 여행에서 테러리스트를 맞닥뜨린 뒤 승객을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되는 코믹 액션물이다. 이철하 감독은 “정말 신나게 옛날 액션 영화를 부활시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목은 <예스마담>의 오마주처럼 <오케이 마담>으로 만들자”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평범해 보이던 절대고수가 과거를 드러내며 일거에 악당을 처치하는 줄거리는 <셰인(1953)>이래 아주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스토리다. 이철승 감독은 액션, 첩보, 코미디, 가족(휴먼) 드라마를 오간다. 대략 구분하자면, 엄정화에게 액션을 담당케 하고, 악당 이상윤의 음모는 전형적인 남북 첩보물이며, 박성웅과 배정남, 정수빈, 카메오에게 코미디를 몰아주고, 이 모두를 가족 드라마로 엮는다.
등장인물의 과거사가 일종의 반전처럼 등장한다. 인물들의 숨겨진 사연이 많은 만큼 이야기 구조가 생각보다 꽤 복잡하다. 각 장르별로 나눠서 분석해보자!
첫째, 액션은 분량이 많지 않아 홍콩영화를 염두에 두면 안 된다. 그나마 좁은 기내 액션의 동선은 잘 정리된 편이고, 엄정화와 무술 대역이 딱히 구별이 쉽지 않게 잘 은폐했다는 점이 나쁘지 않다. 무술전문 배우가 아닌 엄정화가 연습을 많이 했고, 편집기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둘째, 첩보스릴러적인 면은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깔고 가기에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다. 비행기 납치범인 북한 테러리스트 리철승(이상윤)이 사건의 주모자다. 그의 목적은 10년 전 자신을 배신한 ‘목련화’를 찾기 위함이다, 그런데 목련화가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갈수록 뒷심을 잃는다. 전체적으로 허술한 ‘북한’ 소재의 사용법에 고개가 갸웃거리게 한다.
셋째, 그럼 웃기는 한 건가? 제작진의 의도는 ‘하이재킹(납치)’이란 상황 속에서 여러 인간군상이 본능을 드러낸 채 충돌하며 코미디를 생성시킬 요량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콩트)으로 웃기질 못하고, 지나치게 다채로운 카메오의 등장이나 농담조 대사 몇 마디에 의존한다. 국회의원, 금수저, 배우, 시장상인, 승무원 등의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정관념에서만 재미를 뽑으려 하니 극한 상황에서 오는 인간군상이 무슨 필요가 있으랴! 결정적으로 모든 캐릭터마다 ‘나 웃기지’라는 식으로 연기가 붕 떠있다. 이러니 보는 이로 하여금 유치함과 무안함 사이를 맴돌 수밖에 없다.
넷째, '가족 드라마'라 쓰고 '감동(신파)'이라 읽어야 하지만, 상기된 세 가지 장르의 버무림이 엉성해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거기다 카메오를 포함해서 등장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 각 캐릭터마다 풀어야할 설정이 폭발적으로 비대해졌다. 2시간 내에 이 복잡한 이야기를 제대로 하기에는 부족하다. 제작진은 큰 고민 없이 하나라도 얻어걸려라는 식으로 온갖 흥행공식을 다 갈아 넣은 게 분명하다
그나마 <오케이 마담>을 지탱하는 것은 <미쓰 와이프>와 <댄싱퀀>에서 증명된 엄정화의 천연덕스러움뿐이었다.
★★ (1.9/5.0)
Good : 엄정화의 고군 분투 Ft. 카메오 김**
Caution : 선을 넘은 과한 인물, 설정, 장르 조합!
● 의외의 카메오가 ‘이름값’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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