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0 ANIMATED FILMS : ~01위
애니메이션은 법률적으로는"실물의 세계 또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2D, 3D, CG, 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이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만화나 그림과 같이 정적인 매체에 목소리와 역동성, 배경음을 넣은 예술 분야를 촬영한 영화를 일컫는다.
애니메이션은 만화 같은 과장된 시각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의인화된 동물, 슈퍼히어로 또는 인간 주인공으 모험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움직임을 재현(mimesis)하는 미학을 중시하여 단순한 손그림이 아닌 클레이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픽실레이션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했다. 반면 일본 아니메(アニメ)은 만화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차이점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연출상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상상을 그대로 영상에 반영시킬 수 있다. 반면에 제작과정에 노동 집약성이 극도로 요구되며 러닝타임이 곧 인건비로 환상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베니스 영화제 특별상·음악상
미야자키 하야오의 연출력이 정점에 이르렀던 작품으로 사실상 그의 은퇴작으로 공언했던 걸작이다. 그간 아동 층의 눈높이에 맞춰온 그의 작품 시각을 성인층에 맞춰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적이고 냉엄한 묘사를 보여준다. 또한 정통 셀 애니메이션 기법에서 CG를 도입해 비주얼의 현대화를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누족의 신화인 "레타르 세타 설화"를 모티브로 구상에만 16년이 걸렸고 이를 제작하는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
<모노노케 히메>는 <반지의 제왕> 등의 판타지 작품이 그랬듯 분열된 세계의 갈등을 서사의 주요한 축으로 삼는다. 미야자키가 그동안 계속 탐구해왔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지만, 선악구도를 탈피하며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그린다. 가치중립적인 등장인물들도 다방면에서 해석이 가능하고 굉장히 입체적이다. 특히 인간 사회과 야생 자연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캐릭터 '산'의 존재가 그러하다.
인류는 자연을 파괴하며 문명을 이룩했다. 자연 역시 인류문명을 언제든 파괴시킬 수 있다. 생존을 위한 대립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 미야지키의 입장이다. 이 충돌을 소년이 소녀를 이해하고 소녀가 소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아시타카는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을 강조한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공존을 모색하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산은 인간과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되고, 에보시도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더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본인이 직접 <아바타>는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 유려한 애니메이션은 1965년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소설의 정신적인 후계자다. 호소다 마모루는 ‘타임슬립’을 활용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소녀의 성장극과 하이틴 무비의 특성을 공존시킨다. 호소다 답게 현실적인 70년대 풍경을 재현하고, 미스터리한 전개를 펼치며 곳곳에 힌트를 찾게끔 유도한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을 웃음을 주다가 감동을 주기 위해 급커브를 틀지 않는다.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 해야 할 모든 말을 마친다.
그게 무엇이냐면? 시간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의 두려움이나 후회에 상관없이 성장한다. 우리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비행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로 뛰어들라고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음향효과상
근래 CG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픽사가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뭘까? 은퇴한 슈퍼히어로 가족이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고뇌와 역경을 딛고 다시금 슈퍼히어로와 일반시민으로서 재기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왠지 짠하다. 우리가 영화라는 상품에서 기대하는 순수한 재미 그리고 사람을 안도시키는 감동. <인크레더블>은 이 둘을 에누리 없이 충족시킨다.
1편에서 은퇴를 번복한 '인크레더블한' 가족이 14년 만에 돌아왔다. 1편이 은퇴한 영웅가족이 히어로로 복귀하는 과정이라면, 2편은 워킹맘과 주부아빠의 고충에 집중한다. 동시에 밥과 헬렌의 자연스러운 성역할 전환은 최근 페미니즘 이슈를 흥미롭게 반영했다. <토이스토리4>의 극본을 전면 수정하느라 개봉이 1년 앞당겨지는 바람에 급조된 내러티브가 아쉽지만 픽사의 수장 존 라세터가 물러나는 위기 속에서 이정도면 선방했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영화 전체가 ‘3D 만화책(코믹스)’를 읽는 기분이 든다. 더욱이 평행우주를 <어벤저스: 엔드게임, 2019>보다 한 발 앞서 시도한 점도 높이 사고 싶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만약 우리가 이 영화가 지금까지 나온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우리의 코가 자랄 것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 출신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쓴 『피노키오의 모험(Le Avventure Di Pinocchio, 1883)』는 매우 혁신적인 동화다. 전통적인 동화의 방식을 이어받으면서도 연극, 성서, 신화의 여러 요소를 도입하고, 인간처럼 말을 하는 동물들을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이후의 애니메이션 역사는 의인화가 대세를 자리매김했다. 반대로 '인간' 주인공을 다룬 애니메이션은 소수로 전락한다.
이에 흥미를 느낀 월트 디즈니는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그의 애니메이터 혹은 이야기꾼으로써의 자기 자신에게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귀뚜라미(지미니 크리켓), 존(여우)과 기디온(고양이), 푸른 요정, 고래(몬스트로)를 등장시켜 애니메이션을 인간의 영역에서 해방시킨다. 더욱이 호러, 판타지, 실존주의, 자유주의를 만화의 영토에 귀속시켰다.
기발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이때부터 디즈니의 필살기로 자리 잡았다. 새로이 도입한 당대의 혁신적인 기술은 <인어공주, 1989>의 바다 표현에 토대가 됐다. 주제가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지금도 디즈니를 상징하고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디즈니 영화 오프닝 로고에 짧게 등장하는 그 곡이 맞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2805년, 오염된 지구에 청소로봇 ‘월-E’ 혼자 일하다가 식물을 탐색하러 온 로봇 ‘이브’를 만난다. 700년 전 제작된 구형 모델 월-E는 오래된 뮤지컬 영화 <헬로 돌리, 1969>를 즐겨보고 최신 모델 이브는 애플의 매킨토시를 참고 삼아 디자인되었다. 옛 것과 첨단의 만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비활동을 제외한 모든 노동을 인공지능에 일임한 인류가 사랑스러운 기계 ‘월-E’와 접촉하며, 환경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대목에서 앤드루 스탠턴은 과학기술의 폐해를 경고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로봇 월·E를 통해 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치유의 기능까지 돌아본다. 그렇다고 드라마 약하냐? 그것도 아니다. 최소한의 대사만 가지고도 보고 있노라면 그냥 울컥해지는 장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며 미소가 떠오르는 이유는 우리의 기억 속에 <월-E>를 미리 프로그래밍해놓은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추정을 해본다.
단연코 '픽사(Pixar)'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꼽고 싶다. 그 비밀은 보는 순간 저절로 풀린다. 힌트를 주자면, ‘<이웃집 토로로>는 갈등과 위협이 아닌 경험·상황·탐구에서 기반한다.’는 로저 에버트의 평에 정답이 숨어있다. 토토로는 이스터에그로 <토이 스토리 3>에 등장한다. 어쨌든 아이로 되돌아가는 마법,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는 기적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작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1995년 11월 애니메이션 산업을 영원히 바뀌었다. <토이스토리>는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 획기적인 3D기법은 비디오 게임 제작과 인공지능과 같이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것의 영향을 단순히 영화산업에 한정 지을 수 없다. 아카데미는 특별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참가자격이 주어진 지 1년 만에 국가 영화 등기소에 보존될 6편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사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부담은 곱절로 커진다. 시리즈 팬들이 좋아했던 전편의 요소들을 존중하면서 신선한 사건, 인물, 설정을 새로 만들어야만 하는 부담은 속편이 짊어진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1편보다 2편이, 2편보다 3편이 더 놀라운 기적을 보여줬다. 특히 감독인 존 라세터가 중간에 교체되고, 시나리오 전면 수정으로 개봉 연기되었던 4편까지 전부 훌륭한 시리즈를 만드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던 도전을 용케도 완수했다.
4부작이 의미하는 바는 ‘장난감’을 통해 ‘가족의 해체’를 은유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작품을 만들고 있는 애니메이션 현장 스태프들이 처한 상황과도 크게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 3D 애니메이션으로의 급격한 이행은 전통적인 2D 드로잉/셀 애니메이터들이 일자리를 잃고 이 세계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픽사가 애니메이터 선배들에게 보내는 위로는 아니었을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음악상, (미녀와 야수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전설이 된 5분짜리 '결혼 생활(Married Life)' 시퀀스가 지나고 나서 주인공 칼의 모험은 우리의 기대를 배반한다. 죽은 아내가 꿈꾸던 이상향을 향해 날아가는 78세의 노인은 평생이 담겨있는 집에 풍선을 달고 떠난다. 이것은 인생의 종착역인 ‘죽음’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에게 자신과 아내의 우상인 모험가 찰스 먼츠과 대립한다. 과거 좋았던 시절에만 함몰된 늙은이와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고 현재에 적응한 늙은이의 대결구도가 짜인다. 이렇듯 <업>은 카르페디엠 이외에도 다층적인 함의와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다. 보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진정한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많은 미디어 믹스들이 ‘모험’을 다루지만, 이 영화 만큼 톡톡 튀는 상상력이 마치 자연법칙처럼 자체 발현되는 작품은 일찍이 만나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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