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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13. 2020

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9)

TOP 100 ANIMATED FILMS : ~11위 

애니메이션은 법률적으로는"실물의 세계 또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2D, 3D, CG, 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이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만화나 그림과 같이 정적인 매체에 목소리와 역동성, 배경음을 넣은 예술 분야를 촬영한 영화를 일컫는다. 


애니메이션은 만화 같은 과장된 시각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의인화된 동물, 슈퍼히어로 또는 인간 주인공으 모험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움직임을 재현(mimesis)하는 미학을 중시하여 단순한 손그림이 아닌 클레이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픽실레이션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했다. 반면 일본 아니메(アニメ)은 만화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차이점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연출상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상상을 그대로 영상에 반영시킬 수 있다. 반면에 제작과정에 노동 집약성이 극도로 요구되며 러닝타임이 곧 인건비로 환상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20 : 아이언 자이언트 (The Iron Giant·1999) 브래드 버드

테드 휴즈가 1968년에 쓴 동화 《The Iron Man》을 원작으로 <E.T.>처럼 소년과 외계에서 온 로봇과의 우정을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 <아이언 자이언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서적 힘이 가득 찬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아마 어린이들은 거대 로봇과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폭소할 것이고, 성인들은 냉전 당시 레드 콤플렉스, 매카시즘, 핵전쟁에 대한 공포를 풍자하는 정치적 농담과 총기 규제에 관한 주장에 십분 공감할 것이다.


1950년대의 노스탤지어를 강조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와 1969년에 폐쇄된 워너 브라더스 카툰즈의 셀 애니메이션을 재현했다. '아이언 자이언트'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렸는데 전통적인 2D기법으로 채색해서 위화감 없이 합성했다고 한다.




#19 :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2001) 피트 닥터  

아카데미 주제가상

어린 시절의 두려움을 괴물 세계의 에너지 자원으로 삼다니! 엄지척이 반사적으로 올라갔다. 




#18 : 아노말리사 (Anomalisa·2015) 찰리 카우프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찰리 카우프만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동일인으로 인식하는 프레골리 증후군’에 빗대 현대인의 실존적 고독을 관찰한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현대인의 내면을 구체화시키는 그 방식이 너무나 놀랍다.  




#17 : 판타스틱 Mr. 폭스 (Fantastic Mr. Fox·2009) 웨스 앤더슨

일체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거부했다는 웨스 앤더슨은 인형들을 하나하나 움직여서 촬영해야 하는 까다로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와 가까운 인형을 창조해낸다.


웨스 앤더슨은 로버트 달의 직설적인 동화 <멋진 여우 씨>을 완곡어법으로 고쳤다. 냉철한 위트와 차분한 대조법은 거의 미쳤다고 해도 좋을 폭소를 끄집어낸다. 3차 산업 종사자인 동물들이 1차 산업 종사자인 농부들의 창고를 터는 아이러니부터가 자연친화적인 주제를 주로 등장시키는 애니메이션 공식에서 2억 광년쯤 떨어져 있다.  




#16 : 퍼펙트 블루 (パーフェクトブルー·1997) 곤 사토시

곤 사토시의 데뷔작은 오시이 마모루의 바통을 이어받아 심리스릴러의 형식을 빌려 내가 누구인지, 너는 누구인지를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영화는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속된 성찰을 강요한다. 정신분열 즉 자아가 무의식과 분리되어 두 심리 요소가 서로 긴장관계를 형성하는 독창적인 심리스릴러 양식을 구축한다. 


그는 이후로도 <천년여우>, <파프리카>을 통해 꿈과 현실의 이원론적 세계를 모호하게, 때론 분명하게 구분 지으며 인간의 양면성과 정체성을 깊이 있게 다뤘다. 이런 차별성은 이후 곤 사토시의 개성으로 자리 잡았으며, <레퀴엠>과 <블랙 스완>등 실사 영화에 영향을 주는 작품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15 : 아키라 (AKIRA·1988) 오토모 가쓰히로

<아키라>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정표로 꼽힌다. 보통 극장판 작품의 평균 3배에 달하는 15만 장의 셀화, 총 컷 수 2200컷에 달하는 물량공세와 70mm 프린트, 선시 녹음(프리스코어링), 3DCG 기술 도입으로 일본 밖에서 성공한 선구자이자 아니메의 표준을 확립하게 되었다. 2,182페이지 분량의 원작 만화를 두 시간으로 압축한 스토리가 불친절했음에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아마도 이것의 가장 큰 공헌은 <드래곤볼>, <포켓몬스터>, 스튜디오 지브리 같은 ‘아니메(Anime)’ 현상의 물고를 터주면서 지구 행성에 소개한 것이다. 경이로운 애니메이션과 역동적인 에너지는 <터미네이터 2>, <매트릭스>를 포함한 21세기의 영화 TV, 게임에 그 유전자를 남겼다.


<아키라>가 진정 위대한 점은 패전 이후 군국주의 세력이 청산되지 않아 그들이 사회지도층으로 일본 사회를 움직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예언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겪게 된다. 회의 장면을 보면, 코로나 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아베 내각의 무능이 저절로 떠오르고, 도쿄 올림픽 유치를 두고 찬반 양상이 벌어지는 광경도 정확히 예측했다. 딱 하나 틀린 게 있는데, 오토모 가쓰히로는 신세대들이 정치투쟁과 시위를 벌일 것이라 내다봤지만, 일본인들은 정치에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오늘날 일본이 쇠퇴한 이유다. 




#14 :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2015) 피트 닥터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픽사는 의인화의 달인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격을 부여받은 대상은 무의식과 감정이다. 영화는 경험이 모이고 모여 몇 가지 습관을 형성하고 이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격으로 변화하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하게 형상화한다. 그렇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많은 감정의 굴곡과 시행착오를 통해 소녀가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비결을 공개한다.




#13 :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1986) 미야자키 하야오

'스튜디오 지브리'의 처녀작은 역사적인 작품이다. 지브리는 일본 아니메(Anime)의 상징이 되었고, 2D 애니메이션 분야의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예술형식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되었다. 주인공 '시타'와 '파주'로 대표되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 접근법에 눈을 뜨게 했다.




#12 : 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姫·1997) 미야자키 하야오

베니스 영화제 특별상·음악상 

미야자키 하야오의 연출력이 정점에 이르렀던 작품으로 사실상 그의 은퇴작으로 공언했던 걸작이다. 그간 아동 층의 눈높이에 맞춰온 그의 작품 시각을 성인층에 맞춰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적이고 냉엄한 묘사를 보여준다. 또한 정통 셀 애니메이션 기법에서 CG를 도입해 비주얼의 현대화를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누족의 신화인 "레타르 세타 설화"를 모티브로 구상에만 16년이 걸렸고 이를 제작하는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     


<모노노케 히메>는 <반지의 제왕> 등의 판타지 작품이 그랬듯 분열된 세계의 갈등을 서사의 주요한 축으로 삼는다. 미야자키가 그동안 계속 탐구해왔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지만, 선악구도를 탈피하며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그린다. 가치중립적인 등장인물들도 다방면에서 해석이 가능하고 굉장히 입체적이다. 특히 인간 사회과 야생 자연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캐릭터 '산'의 존재가 그러하다.     


인류는 자연을 파괴하며 문명을 이룩했다. 자연 역시 인류문명을 언제든 파괴시킬 수 있다. 생존을 위한 대립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 미야지키의 입장이다. 이 충돌을 소년이 소녀를 이해하고 소녀가 소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아시타카는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을 강조한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공존을 모색하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산은 인간과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되고, 에보시도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더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본인이 직접 <아바타>는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11 : 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2006) 호소다 마모루

이 유려한 애니메이션은 1965년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소설의 정신적인 후계자다. 호소다 마모루는 ‘타임슬립’을 활용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소녀의 성장극과 하이틴 무비의 특성을 공존시킨다. 호소다 답게 현실적인 70년대 풍경을 재현하고, 미스터리한 전개를 펼치며 곳곳에 힌트를 찾게끔 유도한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을 웃음을 주다가 감동을 주기 위해 급커브를 틀지 않는다.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 해야 할 모든 말을 마친다.   

   

그게 무엇이냐면? 시간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의 두려움이나 후회에 상관없이 성장한다. 우리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비행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로 뛰어들라고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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