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100 ANIMATED FILMS : ~21위
애니메이션은 법률적으로는"실물의 세계 또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2D, 3D, CG, 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이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만화나 그림과 같이 정적인 매체에 목소리와 역동성, 배경음을 넣은 예술 분야를 촬영한 영화를 일컫는다.
애니메이션은 만화 같은 과장된 시각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의인화된 동물, 슈퍼히어로 또는 인간 주인공으 모험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움직임을 재현(mimesis)하는 미학을 중시하여 단순한 손그림이 아닌 클레이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픽실레이션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했다. 반면 일본 아니메(アニメ)은 만화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차이점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연출상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상상을 그대로 영상에 반영시킬 수 있다. 반면에 제작과정에 노동 집약성이 극도로 요구되며 러닝타임이 곧 인건비로 환상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주제가상
픽사는 그간 디즈니 뮤지컬에 저항해왔다. 등장인물들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코코>는 음악이 대화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픽사 영화일 것이다. 그래서 엄청 강력한 ‘수도꼭지’ 영화다. 개인적으로 국내 신파 영화들이 딱 <코코>만큼만 밀도 높은 이야기를 만들어주기를 소망해본다.
또 다른 미야자키 하야오의 랜드마크인 <마녀 배달부 키키>는 디즈니가 배급을 맡았다. 미국 거인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을 보았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가도노 에이코(角野栄子)의 동명 동화를 각색했다. ‘사춘기 소녀의 성장담’을 주제로 리얼리즘과 판타지를 미야자키 방식으로 결합한다. 즉, 이를 일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혹시 우리 주변에 마녀가 함께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이것이 <해리 포터>에 일러준 가르침일 것이다.
미야자키 스스로 “자신을 위한 애니메이션”라고 소개한다. 여성 관객과 아동층을 고려하지 않고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에 매진한다. 예를 들면 할리우드 고전기에 대한 향수, 하늘을 나는 비행의 모티브, 전체주의에 대한 경멸과 전쟁반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이처럼 미야자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한결같다. 그를 가수로 치면 늘 동일한 장르를 노래한다고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유달리 <붉은 돼지>는 영화와 항공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있다. 약간의 반파시즘 주제가 있긴 하지만, 작품 분위기는 경쾌하고 낭만적이다. 특히 주인공 포로로는 작가의 애정과 관심을 듬뿍 들어가 있어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 따뜻한 염세주의자는 다른 미야자키 주인공들 치히로나 토로로 등과 달리 인기가 절대적이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노미네이트(애니메이션 최초)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익히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나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반대한다. 서양의 주요 명절인 밸런타인데이, 부활절, 성 패트릭의 날, 추수감사절,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이 각각 독립된 마을로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설정부터 파격적이다. 동화와 호러가 상호 교차하고, 오싹한 핼러윈과 행복한 크리스마스의 기괴한 동거가 시작된다. 애니메이션계에 본격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적용된 것이다. 우리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일련의 흐름을 개척했다.
스톱모션 기법은 영화사 초기부터 존재해왔을 만큼 오래된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이다. <킹콩, 1933>부터 <터미네이터, 1984>까지 실사영화의 특수효과 기법으로도 활용될 정도였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스톱모션 기법 중에서도 인형을 제작하여 '퍼핏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후세에 길이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재적 가치도 상당하다.
일본 아니메 미학의 정점, <파프리카>는 심리치료용으로 개발된 ‘DC 미니’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타인의 꿈으로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곤 사토시 작품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다뤄진다. 주인공인 정신과 치료사 ‘치바 아츠코’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는데,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이다. <인셉션>과 마찬가지로 꿈을 해석하며, 현실의 자아와 꿈의 대체 자아로 대비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개의 자아는 필연적으로 부딪힌다.
이것을 뒤집으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꿈은 저마다의 삶을 존재하게 해주는 인생의 비타민 같은 것이다. 그것을 통해 인간은 위안받고 자극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감독은 꿈을 빌미로 애니메이션이 지켜왔던 최소한의 물리법칙마저 제멋대로 파괴한다. <파프리카>는 오직 애니메이션만이 행할 수 있는 시청각적 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골든 글로브 작품상(애니메이션 최초)
1756년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이 쓴 동화를 기초로 디즈니 사상 최초로 여성주의(페미니즘) 관점으로 각색됐다. 겉모습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제는 어린이 관객층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애니메이션의 주 관객층을 성인층까지 넓히는 데에 기여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성과는 무시할 수 없다.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브로드웨이 진출의 포문을 연 작품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디즈니 르네상스의 정점,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순수 각본 애니메이션.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융합된 압도적인 스펙터클, 어른들의 눈물을 훔치는 성숙한 스토리, 엘튼 존, 한스 짐머, 팀 라이스가 뭉친 압도적인 사운드트랙으로 도저히 복제할 수 없는 경험을 안겨준다. 그렇게 디즈니는 다시금 왕좌를 되찾았다.
<라이언 킹>이 개봉된 지 1년 후,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인 픽사의 <토이 스토리>가 혁명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도 안 되어 3D 애니메이션은 거의 완전히 2D로 대체되었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픽사의 최전성기를 여는 작품으로 <라따뚜이>-<월-E>-<업>-<토이스토리 3>로 이어지는 4 연타석 홈런을 쳤다. 평판이 없이도 재능이 승리하는 스토리는 페이소스가 꽤 짙다. 천재와 평범의 이인삼각 그리고 예술과 비평에 대한 논평도 훌륭하다. 물론 프랑스의 식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로 프랑스 현지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이란계 프랑스인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작품, <페르세폴리스>는 할머니의 대사이기도 한 “자유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를 주제로 소녀의 시선을 통해 본 이란의 현대사를 담담히 서술한다. 낯설게 다가오는 중동의 현실이건만, 전혀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이란인으로서의 마르잔, 여성으로서의 마르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타자일 수밖에 없는 마르잔, 부모와 할머니에 대한 애정과 조국에 대한 애증을 동시에 지니고 살아가는 그녀의 어떤 측면에서건 관객이 쉽게 이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역사의 질곡들을 차례차례 밟아가는 소녀의 성장기는 불완전하다. 그녀는 실수도 하고, 방황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상을 배반하는 역사의 아이러니와 한 인간의 모순된 발자취에서 정서적 감응과 철학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특히 판화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흑백 화풍이 억압적인 이슬람 신정 독재의 사회분위기를 감지하게에 충분하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픽사는 의인화의 달인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격을 부여받은 대상은 무의식과 감정이다. 영화는 경험이 모이고 모여 몇 가지 습관을 형성하고 이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격으로 변화하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하게 형상화한다. 그렇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많은 감정의 굴곡과 시행착오를 통해 소녀가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비결을 공개한다.
<인사이드 아웃 2>은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가 겪는 불안과 그 해소 과정을 다뤘다. 더 많은 감정들이 등장해서 자아를 성찰하는 청소년의 복잡한 정서를 훌륭하게 묘사했다. 주인공의 모습은 누구나 겪는 성장통이기에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데 성공한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