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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04. 2020

애니메이션 영화추천 100편 (8)

TOP 100 ANIMATED FILMS : ~21위

애니메이션은 법률적으로는"실물의 세계 또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를 2D, 3D, CG, 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이용하여 가공함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만화나 그림과 같이 정적인 매체에 목소리와 역동성, 배경음을 넣은 예술 분야를 촬영한 영화를 일컫는다. 


애니메이션은 만화 같은 과장된 시각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의인화된 동물, 슈퍼히어로 또는 인간 주인공으 모험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움직임을 재현(mimesis)하는 미학을 중시하여 단순한 손그림이 아닌 클레이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픽실레이션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적용했다. 반면 일본 아니메(アニメ)은 만화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차이점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연출상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상상을 그대로 영상에 반영시킬 수 있다. 반면에 제작과정에 노동 집약성이 극도로 요구되며 러닝타임이 곧 인건비로 환상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30 : 코코 (Coco·2017) 리 언크리치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주제가상

픽사는 그간 디즈니 뮤지컬에 저항해왔다. 등장인물들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코코>는 음악이 대화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픽사 영화일 것이다. 그래서 엄청 강력한 ‘수도꼭지’ 영화다. 개인적으로 국내 신파 영화들이 딱 <코코>만큼만 밀도 높은 이야기를 만들어주기를 소망해본다.    



#29 : 붉은 돼지 (Porco Rosso·1992) 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스스로 “자신을 위한 애니메이션”라고 소개한다. 여성 관객과 아동층을 고려하지 않고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에 매진한다. 예를 들면 할리우드 고전기에 대한 향수, 하늘을 나는 비행의 모티브, 전체주의에 대한 경멸과 전쟁반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이처럼 미야자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한결같다. 그를 가수로 치면 늘 동일한 장르를 노래한다고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유달리 <붉은 돼지>는 영화와 항공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있다. 약간의 반파시즘 주제가 있긴 하지만, 작품 분위기는 경쾌하고 낭만적이다. 특히 주인공 포로로는 작가의 애정과 관심을 듬뿍 들어가 있어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 따뜻한 염세주의자는 다른 미야자키 주인공들 치히로나 토로로 등과 달리 인기가 절대적이다.   



#28 : 바시르와 왈츠 (Vals Im Bashir·2008) 아리 풀만

이스라엘 출신 아리 폴만은 친구의 악몽 뒤에 숨겨진 의미를 풀려고 한다. 그의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오리 시반의 1982년 레바논 침공 당시 ‘사브라와 샤틸라 학살’(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3천 명의 난민이 이스라엘 군부의 비호 아래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한 망각은 자신들이 나치로부터 당한 일을 그 난민들에게 똑같이 행했다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은 많은 논란을 낳았고 그 비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렇다 손치더라도 과거의 잘못을 마주 보려는 이 영화의 태도만큼은 용기 있는 일이다.



#27 : 아이언 자이언트 (The Iron Giant·1999) 브래드 버드

테드 휴즈가 1968년에 쓴 동화 《The Iron Man》을 원작으로 <E.T.>처럼 소년과 외계에서 온 로봇과의 우정을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 <아이언 자이언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서적 힘이 가득 찬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아마 어린이들은 거대 로봇과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폭소할 것이고, 성인들은 냉전 당시 레드 콤플렉스, 매카시즘, 핵전쟁에 대한 공포를 풍자하는 정치적 농담과 총기 규제에 관한 주장에 십분 공감할 것이다.


1950년대의 노스탤지어를 강조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와 1969년에 폐쇄된 워너 브라더스 카툰즈의 셀 애니메이션을 재현했다. '아이언 자이언트'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렸는데 전통적인 2D기법으로 채색해서 위화감 없이 합성했다고 한다.



#26 : 파프리카 (パプリカ·2006) 곤 사토시

일본 아니메 미학의 정점, <파프리카>는 심리치료용으로 개발된 ‘DC 미니’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타인의 꿈으로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곤 사토시 작품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다뤄진다. 주인공인 정신과 치료사 ‘치바 아츠코’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는데,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이다. <인셉션>과 마찬가지로 꿈을 해석하며, 현실의 자아와 꿈의 대체 자아로 대비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개의 자아는 필연적으로 부딪힌다.


이것을 뒤집으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꿈은 저마다의 삶을 존재하게 해주는 인생의 비타민 같은 것이다. 그것을 통해 인간은 위안받고 자극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감독은 꿈을 빌미로  애니메이션이 지켜왔던 최소한의 물리법칙마저 제멋대로 파괴한다. <파프리카>는 오직 애니메이션만이 행할 수 있는 시청각적 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25 : 공각기동대 (攻殻機動隊: Ghost In The Shell·1995) 오시이 마모루

<매트릭스>와 <아바타>에 영감을 줬던 시대를 앞서간 명작,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결합, ‘전뇌화’(電腦化)‘ 개념은 현재 ‘뇌-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 Machine Interface)’ 기술로 실현되었다. 이처럼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와 오시이 마모루가 각색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가진 매력은 몇몇 문장들로 정의되는 아이디어를 넘어선다. 그것은 20세기 말 SF 작가들이 상상했던 미래로 전환되는 과정의 구체적인 묘사이기 때문이다. 



#24 :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1993) 헬리 셀릭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노미네이트(애니메이션 최초)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익히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나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반대한다. 서양의 주요 명절인 밸런타인데이, 부활절, 성 패트릭의 날, 추수감사절,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이 각각 독립된 마을로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설정부터 파격적이다. 동화와 호러가 상호 교차하고, 오싹한 핼러윈과 행복한 크리스마스의 기괴한 동거가 시작된다. 애니메이션계에 본격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적용된 것이다. 우리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일련의 흐름을 개척했다.      


스톱모션 기법은 영화사 초기부터 존재해왔을 만큼 오래된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이다. <킹콩, 1933>부터 <터미네이터, 1984>까지 실사영화의 특수효과 기법으로도 활용될 정도였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스톱모션 기법 중에서도 인형을 제작하여 '퍼핏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후세에 길이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재적 가치도 상당하다.



#23 :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1937) 데이비드 핸드, 윌리엄 코트렐 外

베니스영화제 그랜드 비엔날레 아트 트로피, 아카데미 공로상

모든 것이 시작한 영화, 이 작품의 성공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동의어가 되었다.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최초의 컬러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당연하게도 이 작품은 최초의 컬러 실사 영화인 <오즈의 마법사>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아바타>급 문화충격을 안겨주며, 매력적이고 때로 무시무시한 세계는 순식간에 우리를 빨아들인다. 왜냐하면,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더 발전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셀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19세기 낭만적, 목가적 가족주의를 꽤나 집요하게 품고 있었다.      


디즈니 스튜디오가 각색한 애니메이션이 원작 동화보다 더 유명해졌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겨울왕국 2>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22억 달러, 역대 10위)으로 오늘날까지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22 :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2007) 마르잔 사트라피, 뱅상 파로노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이란계 프랑스인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작품, <페르세폴리스>는 할머니의 대사이기도 한 “자유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를 주제로 소녀의 시선을 통해 본 이란의 현대사를 담담히 서술한다. 낯설게 다가오는 중동의 현실이건만, 전혀 어렵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이란인으로서의 마르잔, 여성으로서의 마르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타자일 수밖에 없는 마르잔, 부모와 할머니에 대한 애정과 조국에 대한 애증을 동시에 지니고 살아가는 그녀의 어떤 측면에서건 관객이 쉽게 이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역사의 질곡들을 차례차례 밟아가는 소녀의 성장기는 불완전하다. 그녀는 실수도 하고, 방황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상을 배반하는 역사의 아이러니와 한 인간의 모순된 발자취에서 정서적 감응과 철학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특히 판화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흑백 화풍이 억압적인 이슬람 신정 독재의 사회분위기를 감지하게에 충분하다.



#21 : 라따뚜이 (Ratatouille·2007) 브래드 버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픽사의 최전성기를 여는 작품으로 <라따뚜이>-<월-E>-<업>-<토이스토리 3>로 이어지는 4 연타석 홈런을 쳤다. 평판이 없이도 재능이 승리하는 스토리는 페이소스가 꽤 짙다. 천재와 평범의 이인삼각 그리고 예술과 비평에 대한 논평도 훌륭하다. 물론 프랑스의 식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로 프랑스 현지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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