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백수 가장 좌천 위기 도청팀장 대권(정우)은 팀원들과 함께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을 24시간 감시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이웃집으로 위장 이사 온 도청 팀원들은 라디오 사연 신청부터 한밤중에 나는 부스럭 소리까지 수상한 가족들의 모든 소리와 행동을 감시하면서 새로운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데…
《이웃사촌 (2020)》 후기·리뷰 이웃 삼(?)촌이환경 감독의 신작 <이웃사촌>은 전작 <7번방의 선물>보다는 훨씬 보기 편했다. 동시에 한국형 신파극의 교과서인 <7번방의 선물, 2013>의 장점이 잘 계승됐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주인공 학대, 무리수 설정, 가족의 비극, 전반부에 웃음을 강요하다가 후반부에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신파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공통점이다.
그렇다면, 이환경은 여타 충무로식 코미디 영화과 무엇이 다를까? 이환경은 주인공이 처한 현실을 서정적이다 못해 동화적이기까지 연출한다. 반대급부로 무리수로 읽힐 만큼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 <7번 방의 선물>이 사법에 관한 부분이나 교정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짚으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지 않은가? 이환경 감독의 말마따나 <이웃사촌>은 모티브가 된 김영삼, 김대중 가택연금 실화에 담긴 특정인물 묘사를 최대한 희석시킨다.
그리고 <7번 방의 선물>이 <아이 엠 샘>, <쇼생크 탈출>, <인생은 아름다워>을 참고했듯이 <이웃사촌> 역시 비슷한 소재의 <타인의 삶>을 벤치마킹하지만, 정치성을 희석시킨다. 현실성을 무시한 이환경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이웃사촌>의 세계는 인공적이라 할 만큼 지극히 착하고, 순하고, 아름답다.
이야기는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흘러가지만, 주인공 정우의 연기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균형을 잘 잡고 있다. 오달수의 소탈한 연기는 거물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소시민 같았고, 이 영화를 훔친 신스틸러는 김병철과 조현철이다. 특히 조현철은 앞으로 주목해볼만한다. 연출이나 연기 모두 계산된 대로 척척 움직인다. 개인적으로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정치 소재를 탈색시켰다. 그러나 80년대 독재시절, 야당 거물 정치인과 독재체제의 감시 체계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영화가 어떻게 정치적 스탠스를 밝히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딜레마는 <이웃사촌>을 스스로 옭맨다. 김대중, 김영삼 가택연금에서 힌트를 얻고, 동독을 배경으로 한 <타인의 삶>을 레퍼런스 한 까닭은 뭣인가? 영화가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걸어갈수록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톤)가 유리된다. 무거움과 가벼움의 진폭이 너무 극단적이다.
이렇게 된 연유는 간단하다. 탈정치적 태도, 오피니언이 표백된 안전한 콘텐츠가 정치적 상상력을 오히려 자극했기 때문이다. 다르게 보자면, 386세대에 대한 재평가가 어느정도 진행되는 오늘날 시점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깔끔하고 단순명료하다. 정치성을 배제한 결정이 이런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 (2.1/5.0)
Good : 생각보다 가볍게 볼만한 ‘착한’ 영화
Caution : 선과 악이 명확해서 뻔히 예측 가능하다.
●가수 나미의 '빙글빙글'이 금지곡이 되었던 배경을 흥미롭게 풀어준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음악이 촌스러웠다. 이건 80년대도 아니고, 레트로도 아니다.
■초반 재래식 화장실 장면은 눈을 질끈 감고 봤다.
■제가 제목으로 <이웃삼촌>은 이웃사촌이 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