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오어 낫 영화해석

매우 대담하고 신랄한 블랙코미디 호러 스릴러 영화

by TERU
레디 오얼 낫 1.jpg 《레디 오어 낫 (Ready Or Not (2019))》 후기·리뷰 매우 대담하고 신랄한 블랙코미디 호러 스릴러 영화

결혼 첫날밤 자신을 죽여 악마의 제물로 삼으려는 시댁 식구들에게 살아남기 위해 대저택 안에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신부 그레이스(사마라 위빙)의 하룻밤 동안의 고군분투 이야기로 줄거리가 굉장히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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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통 영화후기를 쓸 때 여러 개의 가설 중에 가장 유력한 설을 골라서 쓰는 편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가설 3가지만 요약해서 제시하겠습니다. <레디 오어 낫>을 ‘Welcome To 시월드’로 해석하는 것이 다수설인 거 같은데 거기에 반박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한국영화를 볼 때 서사적인 측면에서 부실해도 한국적인 맥락을 읽을 수 있듯이 <레디 오어 낫>은 서사적인 측면에서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만족스러운 장르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토록 터무니없는 설정을 어떻게 작품 안의 논리를 통해 관객들을 설득시키며, 뛰어난 유머를 제공할까요? 그 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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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한 가설 중에 3가지 정도만 풀겠습니다. 첫째, 마녀사냥에 대한 은유가 짙게 깔려있습니다. 근세에 마녀의 정의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버리고 악마와 계약을 맺어 악마를 섬기는 자’로 정의 내려집니다. <레디 오어 낫>의 명제와 아주 일치합니다.


둘째, 공리주의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공리주의란 모두의 '행복'을 극대화 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보는 윤리적 사상입니다. 개인의 만족과 사회의 안녕을 일치시키는 사상으로 자본주의 근본이념입니다. 시댁 식구들이 새로 들어온 신부를 죽임으로써 자신들의 부를 지키는 악습은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힐 여지가 큽니다. 거기다 엘리트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장치로도 활용됩니다.


셋째, 흔히 여성이 전사로 나서면 기계적으로 페미니즘으로 해석하는데 영화의 결말은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이유는 ‘골드 디거(Gold Digger)’에 대한 반감이 은연중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사위’캐릭터는 바로 돈을 노리고 결혼하는 골드 디거를 조롱하기 위해 설계된 인물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굉장히 잘 조율된 풍자 코미디로 기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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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적인 전통을 발칙하게 조롱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탄탄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을 사냥하는 시댁 사람들마다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입체적입니다. 이렇듯 악당이 1차원을 벗어나자 <레디 오어 낫>은 단순해 보이는 설정 안에서 계속해서 갈등을 생산해내고, 이야기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이상 살펴보았듯이 사회 풍자물로도 훌륭하고 70년대 호러 영화를 잘 알고 계시는 관객분들의 경우 훨씬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3.8/5.0)


Good : 잔혹하고 웃기고 흥미진진하다.

Caution : 호러 문법에 익숙하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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