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소녀의 마음을 보여줄게
영화 제목의 뜻은 ‘백면서생(白面書生)’이다. 얼굴이 하얀 서생이란 뜻으로, 바깥활동을 하지 않고 오직 집에서 글만 읽고 세상일에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소꿉친구인 몰리(비니 펠드스타인)와 에이미(케이틀린 디버)는 지난 4년간 아이비리그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만 했던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졸업 전야 파티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다. 매일 파티에 가고 연애하고, 별생각 없이 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했던 날라리들이 모두 원하는 명문대학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충격에 빠진 몰리는 공부만 했던 과거를 탓하며, 에이미에게 고교 마지막 밤이니까 막 나가자고 꼬신다.
이제껏 여성을 다룬 영화들이 연애, 결혼, 쇼핑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 여성 프로듀서나 여성작가들이 쓰는 드라마에서조차 그렇다. 예를 들면 <섹스 앤 더 시티>와 공중파 일일드라마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북스마트>는 우정, 성 정체성,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보편적인 인간성을 다룬다. 그녀들의 일탈은 10대 영화의 클리셰를 훌쩍 뛰어넘는다. 잘생긴 남자 친구, 운동부 출신 근육바보, 너드, 잘난척하는 재수 없는 여자 친구, 심지어 제대로 악역이 없음에도 영화는 흥미진진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왜냐하면, 이 영화는 클리세를 단순히 해체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용한 측면이 상당하다. 그래서 졸업 전야를 다룬 <청춘 낙서, 1973>와 10대들의 심리에 주안점을 둔 <조찬클럽, 1985>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남성성의 대체재로써 왜곡된 방식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은 여성 자신의 고뇌에 집중한다. 특히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남성의 시각을 일체 배제함으로써 굉장히 특별한 섹스 코미디로써 사정없이 웃긴다.
그 증거를 제시하겠다. 소울과 힙합으로 꽉 채운 사운드트랙에서 앨리니스 모리셋의 <You Oughta Know>가 울려 퍼질 때 그런 감독의 생각이 읽힌다. 바람피운 남자 친구가 그 X을 싸잡아 자신의 독립을 선언하는 도발적인 가사로 천문학적인 판매고와 그래미상을 수상한 명곡이다. 이 곡이 쓰이는 타이밍이 그 순간이 감독이 하고 싶은 주제문이다.
이 영화는 여고생 자신이 고교생활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정신 사나운 사운드트랙 와 MTV 스타일의 파티 장면으로 10대들의 불안을 시청각적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그냥 클럽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고 <북스 마트>를 즐기시길!
★★★☆ (3.5/5.0)
Good : 공부가 전부가 아닌 융합인재교육을 주장하는 영리한 코미디.
Caution : 이런 신선한 영화가 또 없을까 하는 새로운 고민을 안겨준다.
■주연배우 비니 펠드스타인과 케이틀린 디버는 ‘베프’ 연기를 실감 나게 하기 위해 2개월 반 동안 동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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