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복, 대사로 답하는 물음

Seobok, 2020 약 스포일러 리뷰

by TERU

이 영화는 SF, 액션, 스릴러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캐릭터 드라마와 불멸에 대한 철학적인 명상에 관한 것이고, 후반부는 총격과 초능력을 다룬 액션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를 뜯어보자!


영화는 1818년에 발간된 소설<프랑켄슈타인>과 동일한 주제를 묻고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이용주 감독은 <서복>을 기획한 배경을 관련해 영생이나 복제를 다루고자 한 것은 아니며, 굳이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두려움으로, 유한성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구상 단계에서 두려움을 이야기하기 위해 소재를 찾다가 영생에 이르렀고, 다시 복제를 차용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3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째, ‘유한성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은 기현(공유)와 서복(박보검)의 대화로 다루고 있다.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식이 단순할 뿐 아니라 직설적이다. 영화는 계속 두려움을 버리라고 주문하지만, 이를 보검의 질의와 공유의 절규로만 처리한다. 그런데 후반부 액션이 전개되면서 이 담론은 필멸자인 인간이 어쩔 수 없이 운명에 순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다소 흐지부지 덮어버린다.


둘째, ‘복제’는 임세은(장영남)과 연구소를 책임지는 신학선(박병은)로 대표되는 서인 기업이 복제인간에게도 인간처럼 생명윤리를 적용해야 하냐고 묻지만, 이 담론은 액션을 촉발하는 매개로 활용되었다.


셋째, ‘영생‘은 서인 회장(김재건)와 안 부장 (조우진)의 대립으로 표면화된다.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끝없는 욕망으로 파멸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부분 역시 액션의 당위성으로 쓰인다.


아래 두 가지 담론은 액션이 벌어지는 명분일 뿐 감독의 인터뷰대로 원래 다루고 싶었던 주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전제’가 되는 ‘영생과 복제 기술의 원천’을 제거함으로써 논리 자체가 불성립하도록 유도한다. 이렇듯 감독을 포함한 4명의 작가가 내놓은 대답이 너무 편의적이고 일차원적이라서 도리어 철학적 사유를 축소시킨다.


이렇게 되니까 영화의 전반부과 후반부가 분리된다. 초반 짜증만 내던 기현(공유)가 과거가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붕괴된다. 과연 전반부의 기현은 어디 갔을까? 서복(박보검)의 편으로 돌아선 이유가 불치병을 낫기 위함인지도 불분명하다. 그가 최종적으로 예정된 죽음을 덤덤히 수용하기 때문이다.


기현은 자가당착에 빠지기라도 했지, 안과장(조우진)은 줄거리를 진행시키는 도구로 전락한다. 그가 서복을 미국에 넘겨야지만 PMC(민간군사기업)가 등장할 수 있고, 공유에게 지령을 내려야 서복과 접선할 수 있으며, 서인 회장(김재건)과 서복을 놓고 싸워야 세 번째 주제 ‘영생’이 부각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임세은(장영남)을 서복이 폭주하는 트리거로만 소진된 까닭도, 전반과 후반의 장르가 달라진 이유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SF 장르 다운 상상력이 부재하고, 스릴러라기에는 '공유와 박보검의 여행'부터 너무 느슨해져버렸다. 또한 액션이라기에는 그 당위가 약하다. 이것은 9년 동안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또 수정하면서 본래 연출 의도가 희석된 탓이 크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결과물도 어정쩡해버리고 말았다.



★★☆ (2.4/5.0)


Good : 단점을 용서하게 하는 박보검의 미모!

Caution : 통찰이 결여된 흐리멍덩한 결론


● 복제인간을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설정한 이유로 남녀 커플이 되면 멜로 라인이 생길까 봐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획 당시 여자도 고민했으나, 로맨스로 인해 식상한 플롯이 될까 봐 남자로 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이용주 감독은 시나리오 구상 단계부터 염두에 둔 공유와 박보검을 캐스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시나리오를 수정하며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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