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 & Furious Movies Ranked
분노의 질주 프랜차이즈의 매력은 부인할 수 없다. 슈퍼히어로, 마법 또는 우주를 포함하지 않은 몇 안 남은 아날로그 프랜차이즈로 평가된다. 2001년 4천만불짜리 길거리 경주영화가 11편의 속편과 스핀오프를 프랜차이즈를 탄생시켰을 ㅈ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22년간 액션 영화의 한 요소에 불과했던 자동차 액션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흥행가도를 달려왔다. 자동차가 잠수함을 뛰어넘고, 비행기에서 낙하하고, 심지어 대기권을 통과하는 영화는 본 적이 없다.이쯤 되면 <트리플 X>와 <분노의 질주>를 제작한 닐 오비츠의 성향이 나온다. 플롯, 캐릭터, 드라마, 리듬은 싱겁지만, 속도감과 볼거리만큼은 끝내준다.
프랜차이즈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은 빈 디젤이 연기하는 '도미닉 토레토(Dominic Toretto)'를 중심으로 한 가족애가 주제이다. 폴 워커, 미셸 로드리게스, 조더나 브루스터,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 루다크리스, 타이리스 깁슨, 존 시나, 성 강, 나탈리 엠마누엘, 커트 러셀, 심지어 헬렌 미렌와의 앙상블을 자랑하게 되었다. 이상 11편의 분노의 질주 영화 순위를 매겼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알려주시길 바란다.
유니버설은 ‘더 패스트 사가(The Fast Saga)’로 명명된 지난 시리즈를 정리하고, 마지막 삼부작(F10, F11, F12)에 쓰일 복선을 깔아놓는다. 영화는 토레토 형제 간의 다툼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동시에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터무니 없이 과장된 액션과 출연진의 앙상블로 끊임없이 팬 서비스을 제공한다. 드라마를 위해 긴박감과 박진감을 포기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야기 얼개가 탄탄해진 것은 아니다. 한의 부활사유가 부실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이 시리즈는 불가능한 것이 없도록 스스로 세계관을 바꿔왔다. 이제 이 전략이 한계 지점에 다다른 것 같아 불안하다.
5편이후 F&F 프랜차이즈의 스케일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자동차로 7편에서 빌딩사이를 건너 뛰고, 8편에서 잠수함을 뚫고 9편에서 대기권을 통과할 야심에 불타오른다. 프랜차이즈는 9편을 기점으로 자화자찬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돔은 콘크리트 구조물 전체를 무너뜨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본인의 메시아적 페르소나가 반영시킨다. 스타 제작자의 방종을 잡아줄 폴 워커, 드웨인 존슨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보인다.
10편은 코믹스 영화를 의식한다. <인피니티 워>를 참조해 '장난꾸러기 사이코패스'라는 우스꽝스러운 악당을 중심으로 시리즈의 모든 인물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유니버설은 프랜차이즈의 웅장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으면 동창회처럼 옛 캐릭터들을 대거 예토전생시킨다. 복귀는 반갑지만, 그 당위성이 미약하다. 선역이건 악역이건 불멸의 면죄부가 쥐어지는 순간 극이 느슨해졌다.'디젤과 모모아의 대결'이라는 매우 단순한 스토리를 과장된 카 체이스, 카메오, 폭발, 복선으로 뻥튀기한다.
빈 디젤이 본인을 신격화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각 캐릭터마다 농담하고 프랜차이즈 그 자체를 패러디한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단테(제이슨 모모아)'가 웃기거나 짜증나는 두 가지 경로 속에서 관람을 즐기는 것인지 아니면 희화화를 즐기는 것인지 불명확해진다. 최종적인 판단은 차기작에서 복선을 얼마나 근사하게 회수하느냐에 따라 이 작품의 가치가 정해질 것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엔진을 달았지만, 드웨인 존슨 표 '버디 액션'에 가깝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의 출연작에 대한 메타유머를 활용하고, <007 시리즈>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한다. 007의 국제 범죄조직'스펙터'에서 영감을 받은 '에테온'을 등장시킨다. 또 런던 리든홀 활강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의 부르즈 할리파 장면을 오마주했다.
본인의 혈통인 사모아를 억지로 끼워넣은 제작자 드웨인 존슨의 입김에 영화 전체가 흔들린다. 스타뎀의 확략이 적은 것과 이야기가 허술한 것도 이해한다 손치더라도 액션조차 마블스럽다. 조연 '해티 쇼(바네사 커비)'는 등장할 때마다 빛나지만, 정작 악당이자 블랙 슈퍼맨 '브릭스턴(이드리스 엘바)'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진다.
폴 워커 없이 제작된 첫 번째 작품인 만큼 시리즈를 소프트하게 리부트한다. 리더 '돔 토레토(빈 디젤)'이 자신의 패밀리를 배신하는 악수를 둔다. 그 과정에서 한을 살해한 '데커드 쇼(제이슨 스테이섬)'에게 별다른 속죄 없이 면죄부를 부여하는 도덕적 실책을 저지른다.
더욱이 빈 디젤과 드웨인 존슨 와의 불화는, 메인 빌런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의 사이버 테러보다 더 많은 관심을 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록은 본인의 스핀오프를 따로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흥에도 불구하고 빈 디젤은 제작자로써 시리즈를 꽤 멋지게 이끌었다. 아들 이름을 브라이언이 짓는 데서 알 수 있듯 가족에 대한 필수적인 독백, 핵 잠수함을 동원한 극한의 차량 추격전, 그리고 아산화질소에 대한 선호 등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DNA가 8편에도 고스란히 보존했다.
많은 사람들이 최악이라고 평가했고 나도 그랬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1편의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과감한 실험을 감행한 용감한 속편이었다. LA의 뒷골목에서 마이애미로 이사가고, 그곳에서 '로만 피어스(타이리스 깁슨)'와 '테즈(루다크리스)'콤비를 득템한다.
1시간 반 남짓한 2편은 드라마를 듬뿍 덜어낸 대신 존 싱글턴은 '스트리트 레이싱'에 집중한다. 문제는 액션 장면들이 과장되어 터무니 없다. 10편까지 나온 현재는 이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많으니까 존 싱글턴 감독이 일찌감치 시리즈가 품고 있던 잠재력을 발견했다고 해야할 것 같다. 프랜차이즈 후반부에서 볼 수 있는 비현실성을 예언하였다고 재평가해야겠다.
그야말로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인 ‘스트리트 레이싱’에만 올인한 3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칭찬한 ‘드리프트’의 속도감과 긴박감을 살리기 위해 현역 드라이버 중심으로 구성된 스턴트 액션은 사실적이다. 새로 합류한 저스틴 린 감독은 각본가 크리스 모건와 함께 분노의 질주 영화가 무엇인지 재정의했다. 전통을 되살리는 동시에 '다민족 캐스트'를 강조하고, '해외 로케이션'을 적극 반영할 준비를 이미 3편에서 끝마쳤다. 향후 블록버스터로 나아갈 기초공사를 이때 이미 끝마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즈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제작진은 3편의 초심을 잊지 않고자 노력했다. '한(성 강)'은 중도에 퇴장하지만, 그의 죽음은 7편의 프롤로그 역할을 한다. 9편에서 '숀 보스웰(루카스 블랙)'은 브라이언을 대체했다.
4편은 사실상 리부트에 가까운 '기능적인 영화'다. 시리즈의 근본인 '길거리 경주'와 '자동차 문화', '잠복 수사'으로 이뤄진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 저스틴 린 감독과 작가 크리스 모건은 양대 주연 폴 워커와 빈 디젤을 복귀시키고 1편을 리메이크한다. 4편은 초기작(1·2·3편)의 길거리 레이서들의 잠복수사와 후기작(5·6·7)의 블록버스터 사이 어딘가에 끼어있다. 이런 불균질한 영화의 톤이 몰입을 방해한다. 그리고 차량 투척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액션이 별 특색이 없다.
1편의 전개와 구도, 캐릭터를 반복한지라 작품 자체의 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어찌보면 블록버스터가 되기 위한 성장통처럼 느껴진다. 여주인공인 '레티(미셀 로드니게스)'에 대한 부주의한 대접은 분노의 질주 특유의 애를 해친다. 이때의 경험 때문인지 이후부터 저스틴 린은 캐릭터를 조심스럽게 다룬다. 장점도 있다. ‘한(성강)’을 도미닉의 친구로 등장시켜 외전에 가깝던 3편을 시리즈의 세계관에 편입시켰다.
'레티 오티즈(미셸 로드리게스)'를 복귀시키기 위해 기억상실증으로 엉성하게 처리한 것처럼 이 영화는 말이 안 되는 것들 투성이다. 불쌍한 '미아(조다나 브루스터)'은 붙잡힌 공주님 신세이고, 한과 지젤의 관계는 실망스럽게 끝난다. '엘레나 네베즈(엘사 파타키)'이 퇴장하는 과정도 부자연스럽다. 게다가 이번 빌런은 5편의 '도플갱어'다. 드라마가 수습되지 않으니까 이제 질주는 뒷전이고, 고급차를 마구마구 ‘파괴’하는 분노에 집중한다. 정크 푸드 블록버스터는 '팀 돔과 팀 오웬의 단체 대결'이 줄거리 전부이고, 슈퍼 카(심지어 탱크, 수송기까지도)들을 즐비하게 등장시키고 그것을 아낌없이 때려 부순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돌아온 미셸 로드리게스는 종합격투기 챔피언 지나 카라노를 상대로 시리즈 사상 최고의 격투 시퀀스 중 하나를 선보인다. 또 더 록이 팀에 합류하여 디젤과 함께 싸우게 된다. 타이리스가 탱크를 피해 뛰어나는 장면은 시리즈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가족을 다시 하나로 만든다는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 LA의 토레토 뒷마당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재밌는 난장판을 통해 도미닉 일당은 동료애를 넘어서서 '가족애'로 승화되고, 쿠키 영상으로 3편<도쿄 드리프트>와의 연결 고리를 확보한다. 007시리즈를 본받아 프랜차이즈는 '레이싱 영화'에서 '첩보물'로 체급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폭풍 속으로>의 아류작은 서퍼 대신 스트리트 레이서가 등장하는 영화는 빈 디젤과 폴 워커를 즉각 스타로 만들었지만, 향후 21세기에 중요한 영화 프랜차이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는 당시엔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1편의 진정한 가치는 ‘길거리 레이싱’이라는 프랜차이즈의 전통을 세운 점이다. 먼 훗날, 탱크와 핵잠수함, 헬기, 우주선, 슈퍼 카들을 고려하면 스케일은 소박하고 싱겁다. 하지만 속도감 있는 아날로그 액션만큼은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순수하고, 날 것 그대로의 쾌감이 살아있다. 아무리 규모가 커져도 <분노의 질주>는 자신이 선택한 가족을 지키고 끝까지 함께 뭉치는 이야기가 프랜차이즈의 영혼이라고 말이다.
제작자 빈 디젤과 제임스 완 감독은 양대 주연 중 한 명이 없는 상황에서 영화를 완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촬영 중 사망한 폴 워커에 대한 진심 어린 송사와 더 많은 캐릭터와 물량의 인해전술로 밀어부친다. 예상치 못한 드라마적 무게감을 더하는 동시에, 아제르바이잔 오프닝부터 관객의 시선을 뗄 수 없도록 과장된 액션 시퀀스를 쏟아 붓는다. 제이슨 스타뎀, 토니 쟈, 커트 러셀, 론다 라우지 같은 액션 배우 올스타를 동원하고, 관객들이 지루할만하면 중력의 법칙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무지막지한 물량공세로 시청각을 마비시킨다.
그러면서 7편은 뒷골목 경주에서 벗어나 판을 크게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슈퍼 카들의 무한질주'라는 초심을 놓지 않는다. 그러나 개별 장면의 뛰어난 완성도에 비해 전체적인 맥락과 개연성은 희생되었다. 7편부터 시리즈의 스토리가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출연진을 얼마나 아끼는 진심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제임스 완으로써도 쉽지 않은 임무를 훌륭히 처리했다.
5편은 프랜차이즈의 '포뮬라(공식)'을 확립된 작품이다. 첫째, <분노의 질주>는 뒷골목 레이싱에서 벗어나 판을 크게 키운다. 둘째, 홉스(드웨인 존슨)를 합류시키면서 도미닉 일당의 윤곽을 확립된다. 셋째, 적과 맞써기 위해 '가족' 같은 일당을 지키기 위해 빠르게 질주한다가 줄거리의 전부다.
넷째, 레이스를 볼거리중 하나로 축소되고, 대신에 여타 장르(5편은 하이스트 장르, 6편은 첩보물, 외전은 버디물, 9편은 SF물, 10편 슈퍼히어로 영화)를 도입한다. 그밖에 5편의 금고 장면 이후 탱크, 비행기, 드론, 헬기, 잠수함, 우주선을 추가되면서 테스토스테론 연료를 새로이 주입한다. 이로써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현대 액션의 총아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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