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 오브 더 데드 '부녀간의 화해'

《Army Of TheDead·2021》영화 후기

by TERU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오프닝에서 라스베이거스가 왜 좀비가 창궐하게 되었는지를 스타일리시하고 장엄한 화면으로 전달한다. 안타깝지만 <새벽의 저주>와 동일한 지점은 여기까지다. 지능을 가진 우두머리 좀비가 좀비 무리를 통솔하며, 동물 좀비가 나오고 좀비들의 신체능력이 강화되어 군인들과 근접 전투를 벌이는 등, 좀이 설정도 세계관도, 모두 <새벽의 저주>와 다르다. <반도>와 유사해 보이는 이유는 모티브가 존 카펜터의 <뉴욕 탈출 (1981)>로 똑같기 때문이다.


카지노 오너인 타나카 블라이(사나다 히로유키)가 금고에서 2억 달러를 꺼내 달라며 스콧 워드(데이브 바티스타)를 대장으로 한 용병부대를 좀비가 점거한 라스베이거스에 투입한다. 그런데 최정예 용병이라기에는 임무수행이 미진하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스콧과 케이트 워드(엘라 퍼넬)의 부녀관계가 영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도 아이들이고 그만큼 행복을 주는 것도 아이들이고, 삶의 부침을 아이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나 역시 계속 변화하고 진화한 만큼, 각본을 집필하면서 이러한 나와 아이들의 관계를 영화에 녹여냈다"라고 말했다.


또, 좀비 마에스트로 '조지 A. 로메로'가 좀비 장르를 '풍자의 도구'로 활용했듯이 감독은 동물의 세계처럼 무리를 짓는 좀비 세계에 서열이 존재하는 ‘알파 좀비’를 등장시켰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좀비들이 늑대나 호랑이처럼 떼로 움직인다. 원시적인 동물이 떼를 지어 다니는 게 세상을 점령하자는 생각으로 다니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 것처럼 알파 좀비들도 이러한 야심은 없다. 그저 집단으로서의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빠 말 안 듣는 딸


영화는 정치풍자와 하이스트 액션, 부녀간의 애정을 골고루 다루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럴수록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는 상충 효과가 발생한다. 두뇌로는 몰입도 높은 액션과 쇼킹한 비주얼로 하이스트 영화로 나가려고 하지만, 심장은 부녀관계에 집착하며 캐릭터 개발에 열을 쏟는다. 초점 잃은 극본에 영화는 점점 가족 드라마 혹은 군상극으로 치닫는다. 그럴수록 제목에 자신 있게 내세운 '좀비 군단'은 소외된다. 원피스의 《스릴러 바크 편 (2007)》를 능가할 만큼의 특출남이나 영특함이 보이질 않는다. 특히 우두머리 좀비인 '제우스'는 흑성탈출 리부트의 시저가 많이 떠오른다.


잭 스나이더는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와 마찬가지로 호흡이 느리다. 이번에도 15분 정도는 줄였어도 됐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웃포커스로 초점을 많이 엇나간 샷이 많은데 아무래도 잔혹한 장면을 관객들에게 덜 노출시키려고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심도가 얇게 촬영된 블록버스터가 있난 싶을 정도로 촬영이 좀 재밌다.


★★☆ (2.7/5.0)

Good : 킬링 타임으로 나쁘지 않음

Caution : 오프닝 뒤로는 이미 아는 맛!



■잭 스나이더 감독이 데뷔작《새벽의 저주(2004)》를 완성한 직후부터 17년간 구상한 이야기다. 그때 당시에도 제목은 《Army Of The Dead》였으며, 내용은 "딸을 구하기 위해 용병들과 함께 좀비들로 가득한 라스베이거스로 들어가는 전직 경찰관의 이야기"로 전개될 예정이었다.


그 시놉시스를 가지고 《300 (2007)》을 끝낸 후 바로 제작에 들어갔지만 《왓치맨 (2009)》 영화화의 새로운 감독으로 내정되는 바람에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제작을 연기하였다. 2012년에 재개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또다시 《맨 오브 스틸》의 감독으로 발탁되면서 제작과 각본 밖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감독 후보에는 <더 씽>의 감독인 매티스 밴 헤이닝건 주니어가 내정되기도 했지만, 결국 제작이 취소되었던 전례가 있다. 결국 넷플릭스의 지원 하에 잭 스나이더가 제작, 각본, 촬영, 감독을 도맡아 완성했다.

■제작자 웨슬리 콜러가 인터뷰에서 밝히길, '제우스'가 직접 감염시킨 사람은 그와 똑같은 '알파 좀비'로 변하지만 다른 알파가 감염시킨 사람들은 처음엔 빠르게 달리다가 점점 느려지고 멍청해지며, 이들을 섐블러(Shambler)라고 분류한다. 또 스나이더 감독의 언급에 의하면 추후에 개봉할 프리퀄 애니메이션 <로스트 베가스>에서 그에 대한 기원을 자세히 다룰 예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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