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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7. 2018

영화 '완벽한 타인' 후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줄거리> 우리 게임 한 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공유하는 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한 명이 게임을 제안한다.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된 이들의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상치 못한 결말로 흘러가는데…. 상상한 모든 예측이 빗나간다!



[후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올해 개봉을 앞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 Perfetti sconosciuti (2016)》를 리메이크했다. 


이미 그리스, 스페인에서도 리메이크될 만큼 핫한 영화이며, '역린'과 '더킹 투하츠',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등 TV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는 국내 관객들이 주로 본다는 생각으로 만든다.  국내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들도 원작과 다른 지점, 다른 캐릭터로 표현하고, 만들어 내려고 애를 썼다”라고 말했다. 그의 호언장담처럼 '수상한 그녀'와 같은 사례처럼 로컬라이징(현지화)이 잘 된 듯하다. 


강원도 속초에서 자란 40대 중반의 4명의 초등학교 동창생을 중심으로 부부/커플 동반 저녁식사에서 우연하게 시작된 '게임'을 다루고 있다. 로만 폴란스키의 [대학살의 신]처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제한된 인물들과의 만남에서 벌어지는 소동극이 펼쳐진다. 


가정적인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와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커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변호사 태수(유해진)와 문학 감수성 가득한 전업주부 수현(염정아) 커플, 학벌이 뒤쳐지지만, 바람둥이 레스토랑 사업가 준모(이서진)와 젊고 부잣집 딸내미인 수의사 세경(송하윤) 커플, 아파서 불참한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으나, 예전에 이혼했던 학교 교사 영배(윤경호)가 모였다. 


그중 석호와 예진이 새로 이사한 빌라에서 집들이를 주최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휴대폰 공개에 얼마나 떳떳한지에 대해 서로 센 척하다가 예진의 제안으로 휴대폰 공개하기 게임을 시작한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40년간 쌓아온 우정은 한순간에 차갑게 식고, 배우자로 함께 살아왔지만, 다른 일면을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스포라서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완벽한 타인과 친밀한 지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넘나들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공개'라는 일종의 '관음증' 다뤘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의 사회적 체면을 단숨에 벗겨낸다.중반까지는 자신에게 불리한 카톡과 통화내용을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허둥데며 코미디를 파생시킨다. 그러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블랙코미디를 곳곳에 숨겨놨고, 마지막에는 치정 스릴러처럼 예상치 못한 반전과 심리전이 연달아 벌어진다. 인물들은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긴장감은 고조된다. 


100억 넘게 들어간 대작 영화들이 유치한 감동 코드를 내세우거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나열하는데 그쳤다면 연극에 가까운 소동극임에도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시나리오완급조절에 능한 연출이 탄탄한 드라마를 만들었다.

흔히 일본인을 분석할 때  다테마에(建前)혼네(本音)를 묶어서 이야기한다. 다테마에는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겉마음), 혼네는 실제 가지고 있는 속내(본심)다. 그러나 과연 일본인만 겉마음과 본심이 다를까? 당신은 과연 남에게 모든 비밀을 밝힐 수 있는가?  영화는 그런 날카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굳이 자막을 올리면서 관객들이 유추할 수 있는 상상력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 점이 옥에 티다.



★★★  (3.2/5.0) 


Good : 우리의 민낯을 까발리다.

Caution : 급격히 바뀌는 톤 


*초호화 카메오들

○이순재 : 영배(윤경호) 父

○라미란 : 김소월 

○조정석 : 수의사 세경(송하윤)의 전 남친 연우 

○진선규 : 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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