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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1. 2018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미국 관객에게 먹힌 이유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2018  후기

[시눕시스] 수준에 맞게 결혼할 것! 부자들에겐 그들만의 룰이 존재한다. 뉴요커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의 절친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이 걱정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이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신랑감이었던 것.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겟이 되는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2018》 후기·리뷰

아시아계 배우가 모두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는 1993년 개봉한 ‘조이 럭 클럽(The Joy Luck Club)’ 이후 25년 만이다. 영화는 케빈 콴이 쓴 같은 제목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경제학 교수 여주인공 레이첼 추(콘스탄스 우)가 남자친구 닉 영(헨리 골드윙)의 고향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가, 닉의 가족이 엄청난 싱가포르 재벌가임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코믹하게 과장된 부유한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풍자하고, 싱가포르의 엘리트 사회 계층을 묘사한다.



1.[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미국 관객에게 먹힌 이유는? 

[블랙 팬서]가 흑표당, 블랙 파워(프라이드) 정신, 노동자연맹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자극한 요소를 요소요소에 심었던데 반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미국인에 눈에 비친 동양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적절히 비꼬아 코미디요소로 삼거나, 동양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어느정도로 수용하는 2가지 태도를 보인다. 아마 미국인이라면 친숙하게 여길 것이다.


한마디로, 감독, 배우 모두가 동양인이므로 오리엔탈리즘은 어느정도 배제되었지만, 100% 동양인이 보는 동양문화는 아니다. 이런 이중적 태도는 [블랙팬서]처럼 프로덕션 디자인(미술), 의상 등 문화적 요소를 묘사하는데 공을 들인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쉽게 말해서, 아시아 문화를 잘 나타내었으며, 아시아의 음식도 잘 나타내었고 촬영장소는 정말 아름답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이런 이중적 태도는 동양인에게도 미국인에게도 적절히 먹혔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콘스탄스 우의 인터뷰처럼 '다른 아시아 관련 영화처럼 전쟁 혹은 역사에 관한 게 아니었다. 동양계 미국인이 처음 아시아에 가서 동양문화를 접하며 겪는 현대적인 이야기' 라는 점이다.  



2. 도리어 클리셰스러워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흔히, '클리셰'는 진부함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상업영화에서 클리셰는 공식과도 같다. 투자는 원래 보수적인 법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위험회피적 성향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거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가 매번 속편과 리메이크에 목을 매는 이유도 똑같다. 우리나라 공중파 드라마들이 주인공 이름외에는 대부분 유사한 진행을 하는 까닭도 비슷하다.


독립적인 여자주인공이 완벽한 남자친구를 만난다. 허나 그 남자친구의 유일한 결점이' 완고한 시어머' 라는 설정은 모든 여성향 드라마의 기본 공식과도 같다. 작품세계에서 '신데렐라'만큼 성공이 보장된 안전한 투자처는 몇 없다. 그런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우리나라 막장드라마보다 시어머니의 전투력이 턱없이 약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 속 재벌들은 서민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초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이 펼쳐진다.  


익숙한 이야기, 감초역할을 톡톡하는 조연들 (아콰피나, 켄정), 안정된 연기를 펼치는 주연들(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 그리고, 막대한 부를 과시하는 아시아인 갑부의 삶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 가운데 '계급 대 계급, 문화 대 문화'의 충돌이 클리셰스러운 고부갈등을 고루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렇듯 문화적 차이, 계급적 갈등 속에서 사랑·독립·가족같은 누구나 고민할 법한 아주 소박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담았다. 엄청난 돈질과 낯선 동양문화에 살짝 위화감이 들다가도 이 시대의 젋은이라면 공감할 개인적인 고민을 다뤘다.  이게 미국시장에서 먹힌 이유다. 



★★★☆  (3.5/5.0) 


Good : 데이트 무비로는 강추!

Caution : 양키스러운 아시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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