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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n 21. 2021

발신제한 (HARD HIT, 2021)

수신 거부

<발신제한>은 은행 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차에 태운 출근길 폭탄테러를 암시한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가 일어난다는 스릴러 영화다.     

이 영화는 배우 조우진의 첫 단독 주연작이자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마녀>, <안시성>, <명량>, <설국열차> 등을 편집한 베테랑 편집감독 김창주가 연출한 첫 번째 장편영화다. 도심 카체이싱 액션이 전체 러닝타임 6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오프닝부터 질주하기 시작한다. 매우 빠른 영화다.     

 

성규에게 전화를 건 목소리의 정체가 누구인지, 의문의 목소리가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한 힌트를 영화의 중반부까지 거의 생략하며 본론부터 꺼낸다. 최대한 정보를 감춘 채 부산 해운대의 시원스러운 풍광을 두고 추격전을 펼치며 장르적 쾌감에 몰두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스피드>처럼 꼭 차량을 달려야 한다는 제약이 없다. 그러니 굳이 카체이싱을 벌일 당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협박범이 주야장천 연락하는 것도 아니라서 주인공이 다른 행동을 충분히 벌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발생한다. 주인공이 (반격할 여유가 있는데) 왜 협박범에게 질질 끌려다는지 납득이 가지 않으니 답답하다. 위안이라면 조우진의 연기만큼은 까방권을 지급해야 한다.


그렇다고 협박범의 억울한 사연이 공개되는 후반부가 핵사이다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범행 동기가 뻔할지언정 얼토당토않진 않다. 


정리하자면 주인공과 범인 사이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고 결론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카체이싱 액션이 일어나야 할 명분이 희박하고 인물들의 선택에서 논리적 결함이 돌출된다. 그러니 가족애나 ‘인간적 도리’를 내세운 메시지에 공감할 여지가 적을 수밖에 없다.


★☆ (1.7/5.0)      


Good : 부산 해운대, 우동, 영도의 탁 트인 광경

Caution : 편집만으로 긴장감이 형성되진 않는다.

  

●리메이크 작품이 많아지는 최근 경향답게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 응징의 날 (2015)》이 원작이다. 비슷한 소재의 할리우드 영화 《셀룰러 (2004)》를 홍콩에서 리메이크한 《커넥트 (2008)》의 케이스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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