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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ug 03. 202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루저 계층에 관한 찬사!

The Suicide Squad (2021)

전편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의 속편이자 리런치(relaunch) 영화다. 전편과 같은 세계관, 스토리, 설정, 인물은 모두 그대로 이어지지만, 스토리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는 뜻으로 해당 용어가 쓰였다     


영화는 수감자 사망률 1위의 교도소 ‘벨 리브’에서 시작한다. 기상천외한 악당들이 수감된 이곳에  '태스크 포스 X'의 수장 사만다 월러(비올라 데이비스)는 임무 성공 시 10년 감형이라는 달콤한 제안을 건넨다. 그 조건에 수락하는 대신에 슈퍼 빌런 범죄자들의 뇌에 폭탄을 이식하고, 일종의 자살특공대로 조직되었다.      

릭 플래그(조엘 킨나만)를 수장삼아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할리 퀸(마고 로비), 폴카도트맨(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랫캐처 II (다니엘라 멜시오르), 킹 샤크 (실베스터 스탤론), 가이우스 그리브즈(피터 카팔디), 서번트(마이클 루커), 블랙가드(피트 데이비슨), T.D.K.(나네이선 필리언), 위즐(숀 건), 몽갈(메이링 응), 랫캐처 (타이카 와이티티) 등 수많은 DC 빌런들이 지휘관의 명령에 불복종한다면 자동 폭발된다는 조건하에 섬나라 코르토 몰티즈에서의 불가능한 임무에 투입된다.  




1. 2차 대전 배경의 특공대 영화의 톤을 가져오다.

특공대작전의 포스터와 유사하다.

범죄자들이기에 특공대원들은 규칙과 규범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서로 좌충우돌하고 제멋대로 군다. 이 부분은 60년대 <특공대작전(제임스 건이 직접 레퍼런스를 밝힘)>이나 <켈리의 영웅들> 같은 제2차 세계대전 배경의 특공대영화들과 비슷하다.


제임스 건은 마치 트로마 시절<슬리더(2006)>, <슈퍼(2010)>로 돌아간 듯 엉뚱함과 고어를 쏟아낸다. 상어인간이 사람을 두 동강 내고, 팔다리를 잘려나가는 장면 속에서 동료애를 설파하며, 주류 영화에서 무시당하고 오해받는 크리처물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몬스터영화 강국인 일본의 특촬물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다.




2.생사여탈권을 쥔 제임스 건!     

수위가 세다. 제임스 건은 호러 감독으로서의 특징을 영화 곳곳에 투영시키며, 폭력적이면서도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데 도가 텄다. 등장인물들에게 개성을 적절히 부여하면서도 그들의 속사정과 과거를 밝히면서 '동료애'라는 주제를 잘 살렸다. 그러면서 <가오갤>처럼 훌륭한 등장인물들의 비중 분배를 선보인다. 메인 플롯과 캐릭터 백스토리 간의 균형감이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구성을 꽉 붙들어 맨다. 할리 퀸의 서사를 줄이고, 관객들이 신 캐릭터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친숙함을 느끼도록 전반부에 간결하게 연결고리를 곳곳에 매설해놓았다.    


그리고 서두 없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간 이유는 팀 무비 특정상 한정된 시간 내에 다뤄야 캐릭터가 늘어나서 진행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영화는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같은 박진감과 긴장감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런 면은 구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특공대원과 이들을 감시하는 세력, 물리쳐야 하는 적군, 그리고 최종 빌런까지 이중 삼중으로 쌓은 갈등구조는 일반적인 슈퍼히어로 서사를 벗어난다.     


그러면서 일종의 교통정리랄까? 그는 일부러 DC코믹스에서 덜 유명한 캐릭터들을 골라서 생사여탈권을 마구 휘두른다.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는 이렇게 태어난다. 특히 올드팝을 적재적소 활용해서 유머를 극대화한다. 노래 가사에 집중하면 제임스 건의 미친(?) 센스에 놀라게 된다.

  

제임스 건 외에도 헨리 브라함의 슬로 모션 촬영, 존 머피의 록 선곡,  프레드 라스킨과 크리스티안 바그너의 편집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처럼 대부분의 블록버스터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그 에너지와 독창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3.루저 계층에 대한 찬사!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데드풀>같이 단순하게 호러 코미디를 가미한 슈퍼히어로물이 아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읽는 열쇠는 앞서 말했듯이 두 가지다. 첫째는 몬스터 장르(크리처 물)이고, 둘째는 특공대 영화다. 두 장르의 공통점은 비장한 최후를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나 전쟁 등을 비정한 사회상을 비판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사지로 몰아넣은 정부(사만다 월러)에 대한 적개심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높으신 분에 대한 반감은 청불 화끈한 묘사, 여러 캐릭터의 똘기와 반항심, 변칙적인 플롯와 일맥상통한다. 영화 속 성인 유머와 강도 높은 폭력 묘사 속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사고뭉치들이 뭉치는 과정에서 뭉클한 순간을 제공한다. 이상하리만치 루저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영화 전체를 감싸 안는다. 도대체 왜 이럴까?  


제임스 건은 이 영화를 통해 디즈니에서 억제하고 있던 '트로마' 시절의 B급 취향과 호러 애호를 숨기지 않는다. 그는 제작과정에서 "사회 부적응자 주인공,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이들이 자신을 구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저에겐 즐거운 경험이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그 자신을 포함한 미국의 루저 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설파하고 있다.


즉,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장르가 갖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감독 본인의 처지를 위로한다고 볼 수 있다. 여담으로 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이후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는 DC에서 일할 것임을 밝혔다.



★★★☆ (3.6/5.0)     

 

Good : 천편일률적인 슈퍼히어로 영화를 거부하다.

Caution : 일반적인 블록버스터적인 쾌감과는 다르다.     



총 2개의 쿠키 영상이 나온다. 첫 번째 영상은 특정 캐릭터가 등장하고, 엔딩 크래딧이 모두 올라간 뒤 등장하는 두 번째 영상은 스핀오프를 암시한다.

 

■인터뷰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마블 캐릭터를 넣는다면 누가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마고 로비(할리퀸)는 데드풀을 얘기했고, 조엘 킨나만(릭 플래그)은 토르를, 플루라 보그(자벨린)는 드랙스, 나단 필리온(T.D.K.)은 벌쳐, 다니엘라 멜시오르(랫캐쳐)는 스타로드를 얘기했는데, 자이 코트니(캡틴 부메랑)는 "마블 X 까라(!)"라고 했다.

  

■워너답지 않게 번역에 '그분'이 아니라 임태현 번역가가 작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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