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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ug 12. 2021

영화 인질 후기,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하다

Hostage: Missing Celebrity (2021)

《인질》은 2004년에 영화배우 오약보가 납치했던 실화를 모티브로 홍콩영화《세이빙 미스터 우 (解救吾先生, 2015)》을 리메이크한다. 필감성 감독은 천만배우 황정민이 납치된다는 설정을 통해 현실과 영화의 간극을 좁힌다.      


영화 속의 영화 즉 메타 영화답게 <부당거래> <신세계> <베테랑> 등 황정민의 필모그래피를 안다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배우 개그, 그의 출연작의 액션 스타일을 뒤집는 몸싸움, 유명인의 SNS에 논란을 일으킬 만한 발언 또는 행동을 했을 때 해당 인물에 대해 팔로우를 취소하거나 외면하는 이른바 ‘캔슬 문화’ 등은 실명 설정이 주는 리얼함일 것이다.

 



1.황정민의 시점을 따라가는 원톱 주연 영화는 아니다.

황정민은 초반부터 배우 본인을 연기하며 실제와 허구를 넘나 들여 사실성을 부여한다. 그를 인질로 삼은 5인조 납치단과의 첫 대면은 짜릿하다. 인질범 5명에게 저마다 꿍꿍이가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인질범끼리 내분이 일어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또 인질범 역할에 신인 배우나, 모델, 연극배우를 캐스팅해서 극의 사실성을 높인다. 즉, 황정민이 극을 이끌고 가지만, 인질범의 분량이 상당하고 경찰의 수사도 계속 비춘다.


그러다보니 94분 짧은 러닝타임에 어울리게 영화는 서사를 쌓을 틈도 없이 사건만 밀어붙인다. 황정민의 활약이 많아지는 후반부부터 서사를 쌓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룬다. 인질범들이 황정민을 납치한 동기가 황당하고, 경찰을 따돌리는 솜씨 외의 후속대처가 얄팍하고 충동적이다. 그렇게 인질범 사이의 갈등이 매끄럽지 못하다 보니 황정민이 ‘부러더’나 ‘드루와‘ 같은 명대사들을 활용한 유머의 빈도가 급증한다.




2.황정민의 탈출극보다 범죄자 옹호에 열을 올리다.

영화가 황정민의 탈출과정보다 인질범들의 사연과 관계에 집중하는 사이에 경찰의 수사는 난항에 부딪힌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원작의 후반부와 달라지며 생긴 부작용이다. 각색하면서 생긴 빈 칸은 K-범죄영화를 오마주 혹은 패러디로 채워넣는다.


그러나 편집과 촬영에서도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 못해 《인질》의 고유한 세계와 잘 어울리지 못한 느낌이다. 그로 말미암아 '욕설과 고성, 폭력, 사이코패스 범죄자, 무능한 경찰 등 영화 스스로 클리셰의 인질로 전락한다. 



★★☆ (2.5/5.0)      


Good : 황정민의 살신성인

Caution : 가상의 캐릭터라도 성립할 이야기


●감독판은  상영시간이 96분 27초이고, 확장판의 상영시간은 96분 2초다.극장에 상영되는 15세관람가의 상영시간이 93분 34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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