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Nov 03. 2021

할로윈 킬즈, 평행을 달리는 스토리

《Halloween Kills·2021》후기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은 “3편<할로윈 엔드>의 극본은 완성되었고, 사실 나중에 새로운 초안에 대한 존 카펜터의 노트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무 기대돼요. 결심이 있다. 여느 3부작처럼, 시작, 중간, 끝이 있기를 원합니다. 엔딩 컨셉이 있었는데 2년 전에 초고를 썼어요. 2편《할로윈 킬즈》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계획을 세웠다. 우리는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고, 우리는 2편《할로윈 킬즈》가 스트로드 사가의 중간 교향곡이 되길 원한다.”며 리부트 3부작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과연 그럴까?


캐런, 로리, 앨리슨 (왼쪽부터 순서대로)

2018년 리부트 3부작의 1편<할로윈>는 성공적이었다. ‘로리 스트로드’는 마이클 마이어스가 남겨놓은 트라우마를 딸‘캐런’과 외손녀‘앨리슨’과 함께 극복하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로리'는 2편과 마찬가지로 병원신세

2편《할로윈 킬즈》는 결국 폭력이 어떻게 폭력을 낳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마이클 마이어스에게 피해 입은 해든필드 마을 주민들이 그를 사냥하기 위해 추적한다. 그러기 위해 1978년 원작에 등장했던 로리가 돌보던 아이들 토미와 린제이, 홉킨스 경관을 등장시켜 원작과의 연계성을 높였다. 그런데 1978년 오리지널 캐릭터를 기껏 살려놓고서도 제대로 써먹질 못한다. 특히 마이클을 사냥하자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토미 도일의 행적에 대해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왜 그럴까?


성난 군중들

오프닝부터 1978년의 원작에 크게 의존한다. 그리고 플래시백으로 1978년 오리지널 캐릭터를 《할로윈 킬즈》와의 연계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존 카펜터의 음악도 그대로 재현했다. 집단광기로 인한 대혼란, 캐런과 마이어스의 대결 장면, 마을 사람들의 집단반격 외에 전부 이전 시리즈에서 봤다. 병원에 로리가 치료받는 장면과 불타는 마이어스는 2편《할로윈 II》에서 가져왔고, 마을사람과의 투쟁 그리고 총탄을 이겨내는 불사신 모드는 4편《할로윈 데이》에서 빌려왔다.


2편《할로윈 킬즈》은 주인공 로리을 병원에 입원시켜놓고서 3편에 이어주는 징검다리 영화 같은 성격이 강하다. ‘할로윈 리부트 3부작’은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나 《키싱 부쓰》 같이 무리하게 3부작으로 확장한 패착을 답습한다. 실질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이 없는 답보상태를 반복한다.


아픈 엄마를 대신해 열일하는 딸 '캐런'

슬래셔 영화에서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살인장면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구현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자극적인 유혈(고어)가 크게 증가했으나 기발함이나 새로움이 부족해보였다. 그런데 역대 가장 많은 바디카운트 27명이 희생된 그 끔찍한 유혈사태가 장르적 쾌감을 줬을까가 의문스럽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주인공 로리을 대신해 마이클 마이어스에 대적하는 마을사람들이 너무 멍청하게 당하고만 있다. 그렇다보니 이 대학살이 무섭다거나 초조하지 않다. 반대로 마이클 마이어스가 역대급으로 잔인하고 무지비한 모습을 보여줘서 보는 이에 따라 호평을 하실 수도 있다. 어쨌거나 부디 2편《할로윈 킬즈》을 무의미하게 소비했으니 3편《할로윈 엔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길 바란다.



★★ (2.1/5.0)


Good : 역대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한 마이클 마이어스

Caution : 1편과 동일한 2편의 결말의 제자리 걸음


로튼토마토 유저들의 공포 영화 투표 결과에서 '에이리언(1987)', '죠스(1975)', '샤이닝(1980)', '나이트메이(1984)', '엑소시스트(1973)', '양들의 침묵(1991)', '괴물(1982)'을 제치고 '할로윈(1978)'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마이클 마이어스를 집단 사냥하려고 하는 군중 모습이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을 풍자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사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 이전에 촬영되었다.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은 "마이클은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지만 초월적 존재는 아니다"라고 3편에서 끝장을 볼 생각이다. "(3편은) 대본은 아주 잘 되어 있어요. 타임 점프가 있다. 그것은 동시대 연대표로 돌아가기 때문에 4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이터널스, MCU식 문명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