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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22. 2021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엘리트주의의 함정

《The King's Man, 2021》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이하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많은 인명이 희생될 세계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써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렸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킹스맨: 골든 서클>의 프리퀄로 매튜 본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올랜도 옥스퍼드 공작(랄프 파인스)’는 1902년 남아프리카의 영국 강제수용소에 식량과 보급품을 전달하던 중 ‘옥스퍼드 공작부인(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가 살해되는 것을 지켜본 뒤 확고한 평화주의자가 된다. 세월이 흘러 1차 대전이 발발하자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봉사하기를 갈망하는 아들 '콘래드(해리스 디킨슨)'의 입대를 말린다.



1. 반전(反戰) 메시지가 끝까지 유지될까?

《퍼스트 에이전트》는 한마디로 ‘전쟁영화’다. 이 영화만 봐도 제1차 세계대전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역사적 사건을 잘 요약하고 이를 자연스레 킹스맨 창설과 결부 짓는다. 매튜 본 감독은 "사실 이 영화는 반전(反戰)영화다.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며 "제1차 세계대전은 필요하지 않았던 전쟁이고, 있어선 안 될 전쟁이었다. 옥스퍼드 공작이 이야기하듯 평화를 위해 폭력을 쓸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


그런데 영화는 조국을 위해 아들이 죽는 것을 막으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대영제국을 구하기 위해 때로는 인명을 살상해야 하는 것을 긍정하는 평화주의자의 변절로 귀결된다. 매튜 본은 올랜도의 신념을 옹호하기 위해 일장연설을 하지만, 1차대전을 과장된 전투장면으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민족주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비판하겠다는 의도가 희석된다.

평화주의자 올랜도는 감독에 의해 버림받는다.

이런 정치적 모순이 앞선 킹스맨 2부작처럼 코믹한 분위기였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진지한 전쟁영화를 표방한 이상 다소 도드라진다. 이 과정에서 매튜 본은 현란한 액션을 강조하고 싶어서 캐릭터와 개연성을 종종 희생한다. 그럴수록 액션 장면이 진지한 극의 분위기와 유리된다.



2. 킹스맨 본연의 매력이 약화된 이유는?

공작가문 내의 다툼

‘제임스 본드와 마크 밀러의 영향을 받은 B급 정서의 액션영화’라는 킹스맨 시리즈의 정체성은 휘발되었다. 007시리즈의 가젯(특수장비), 정장, 압도적인 프로덕션 디자인, 기이한 능력을 가진 헨치맨, 과대망상증 악당 등을 마음껏 패러디하며 평민출신 ‘에그시(타론 에저튼)’와 귀족출신의 해리 하트(콜린 퍼스)의 계급차이에서 ‘블랙 유머’와 ‘갈등의 완화’를 양산했다.


귀족적인 분위기가 한가득하다.

《퍼스트 에이전트》도 전작들처럼 얼핏 신사도나 영국식 전통을 영국 귀족계급 특유의 '자조적 유머'로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다음과 같다. 매튜 본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처럼 역사와 픽션을 적절히 혼합하고 싶었겠지만, 영화는 역사를 지나치게 의식하며, 선민의식으로 가득한 바람에 조력자 ‘숄라(디몬 하운수)’, 유모 ‘폴리’(젬마 아터튼) 같은 평민 캐릭터가 숨 쉴 여지를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퍼스트 에이전트》는 킹스맨 시리즈에 자리 잡은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와 엘리트주의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하다. 극 중 현명한 자들은 작위가 있는 귀족계급이며, 영국은 고도로 문명화되고 합리적인 국가로 그려진다. 반면에 외국지도자들은 조롱조로 일관한다. 굴욕적인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안 켈리)’, 미치광이로 그려지는 ‘에릭 얀 하누센(다니엘 브륄)’, 항상 화가 나있는 ‘그리고리 라스푸틴(리스 이판)’ 등 하나같이 야만적인 폭군으로 그려진다.


영국이 세상을 구한다는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역사와 실존인물을 왜곡하고, 잉글랜드에 대한 스코틀랜드의 불만을 무시하며, 귀족들의 영도 아래 하층민이 보호받는 것으로 퇴행적으로 그려진다.



★★ (2.0/5.0)


Good : 1차 대전의 역사적 흐름을 영화한편에 담았다.

Caution : 정치적 모순, 외국인 혐오, 퇴행적 엘리트주의


■생각지 못한 쿠키 영상이 있다.


■대영제국은 집단수용소를 최초로 발명했다. 이것이 나치와 일제, 그리고 오늘날 대국이라 자칭하는 어떤 소국의 위구르 집단 수용소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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