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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21. 202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시리즈의 집대성이자 리부트

《SpiderMan: No Way Home·2021》약 스포일러

1. 사회적 이슈를 다루다.

영화는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스피디하게 전개된다. 세상 사람들은 피커 파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진다. 피터 파커는 신분노출로 인한 피해를 입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염려하여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간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피터의 존재를 삭제하는 주문을 외우려 하자 메이 큰 엄마, MJ, 네트, 해피 등은 빼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고, 주문을 5번이나 수정하는 바람에 다중우주의 차원의 문이 뒤죽박죽되어버렸다.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 리자드(리스 이판),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샌드맨(토머스 헤이든 처치)이 이 세계로 건너오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빌런들을 원래 세계로 되돌려 보내자는 입장이지만, 피터 파커는 그들에게 ‘2번째 기회’를 줘야 한다면 갱생 의지를 밝히며 입장 차이를 분명히 했다. 이 대립은 마치 히어로와 빌런의 관계처럼 그려져서 인상적이었다. 골치 아픈 일에 신경 끄자는 ‘이기주의’와 타인을 돕자는 ‘이타주의’의 대립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덧붙여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결부 지으면 굉장히 흥미로워진다.


더욱이 슈퍼히어로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청소년으로 누려야 할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피터 파커의 고통은 누가 위로해 줄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는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게 된다. 자신의 신분노출 이슈는 SNS로 인한 사생활 보호와 직결되고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이 세상에 뿌리고 간 가짜 뉴스 역시 2021년 현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회현상이다.



2. 히어로와 빌런이 함께 성장하는 힐링 시네마

시니스터스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악당을 ‘병자’로 봤다는 데에 있다. 피터 파커는 여러 도움을 받아 치료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선한 인격을 되돌린다는 설정이 매우 독특하다. ‘시니스터즈‘는 각자 사연이 있는 악당들이다. 실험이 잘못되었거나 욕망을 주체하지 못했거나 사고를 당해서 슈퍼 빌런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다른 세계에서 피터 파커와 지인이었거나 은사였거나 억울하게 모함 당했던 이들로, 토비나 앤드류의 스파이더맨은 빌런들을 최대한 도와주거나 갱생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게 통하지 않자 싸우게 되고 결국 빌런들이 사망했다.


<노 웨이 홈>은 시니스터즈의 타락을 잘못된 선택으로 봤다. 우리가 ‘도덕’이라 함은 사회가 인정한 규칙을 지키고 그렇지 않은 벌칙을 행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자유의지론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운명론과도 배치되는 철학적 명제라서 더욱 흥미롭다. MCU는 영웅과 악당의 관계에서 유머를 뽑아낸다. 각 캐릭터의 특성을 캐치한 위트가 극의 윤활유로 작용한다.


MCU는 외적인 동맹(어벤져스)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해왔는데, <노 웨이 홈>은 내적인 연합(삼스파)를 통해 성장의 테마를 다룬다. 그러면서도 피터, 네드, MJ의 연대와 삼스파의 연합 역시 힐링을 추구한다. 3장에서 깊이 다루겠고, 여기서는 이로 인한 부작용을 먼저 언급하겠다. <노 웨이 홈>은 유머와 힐링, 팬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액션과 개연성 일부를 포기했다. 즉, 히어로와 빌런이 함께 상생하는 드라마로 인해 대립할 명분이 크게 옅어졌다. 


게다가 시간과 공간이 서로 뒤엉키며 가는 설정 속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과 관계들을 더 우선시하며 배치하였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인물과 사연이 많기 때문에 드라마가 덜컹거리는 구간이 있지만, 그래도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20년을 집대성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하다. 또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1억 8천만 불 제작비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CG제작이 약해진 것도 원인이다.



3.스파이더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완결이자 새로운 시작

빌런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도 타인(MJ, 네드, 메이 큰 엄마, 해피 호건)과 연대하고, 또 다른 세계의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로부터 서로를 위로받고 위로한다. 앤드류 가필드가 MJ를 구하는 장면이나 토비 맥과이어가 그린 고블린을 죽이려는 톰 홀랜드를 막아서는 장면에서 그런 지점이 발견된다. ‘샘스파’와 ‘어스파’에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스파이더맨 서사를 완결한다. 이와 동시에 토니 스타크의 그림자에 짓눌려 있었던 MCU스파이더맨의 독립을 꾀한다.



결말에서 ‘존재의 소멸’을 택함으로써 원작 코믹스대로 피터 파커는 익명성, 고독, 빈곤을 떠안고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신념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새로운 3부작에서 리셋된 원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하게 리부트 되었다.


MJ가 기억을 잃음으로써 새로운 여자친구가 나타날 수도 있고, 네드가 홈 고블린이 될 복선도 깔아 놨다. 실루엣으로 암시된 라이노, 블랙 캣, 그리고 사냥꾼 크레이븐도 있고 쿠키에서 'MCU만의 새로운 베놈‘이 등장할 여지도 남겼다. 이제 남은 것은 소니와 MCU가 제대로 된 3부작을 기획하는 일뿐이다.


★★★★ (4.0/5.0)


Good : 스파이더맨의 희로애락과 성장

Caution : 호불호가 갈릴 결말과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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