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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13. 2022

하우스 오브 구찌, 명연기의 성찬

《House Of Gucci, 2021》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하우스 오브 구찌》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 가문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매우 매력적인 가족의 역사다. 구찌 가문은 패션계에서는 거의 이탈리아 왕족이었고, 이들의 몰락 또한 가문 내부에서 시작되어 퍼졌다. 어떻게 흥미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사라 게이 포든의 논픽션 <더 하우스 오브 구찌>를 원작으로 베키 존스톤와 로베르토 벤티 베냐가 각색했다. 시나리오는 실화를 담백하게 그렸다. 반면에 리들리 스콧 경은 이탈리아 패션 왕조를 호들갑스럽게 풍자한다. 마치 그것 자체가 거대한 풍자인 것처럼 말이다.


스콧 경은 연기 앙상블을 이끌어내는 마에스트로로 배우들을 진두지휘한다. ‘파트리시아 레지아니 ’ 역의 레이디 가가는 찰떡같은 이탈리아 억양과 과장된 몸짓으로 극을 지배한다. 남편인 ‘마우리치오 구찌’ 역의 아담 드라이버는 정반대로 담백한 연기로 그녀를 뒷받침한다. 그러면서도 구찌의 후계자다운 면모를 뽐낸다.


자레드 레토

구찌 황금기를 이끈 최고경영자 알도 역의 알 파치노는 물오른 코미디 연기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알도의 아들 파올로 역의 자레드 레토는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을 천재 디자이너로 여기는 괴짜 몽상가 역할을 기막히게 소화하며 이 영화가 블랙코미디임을 매 순간 일깨워준다. 마우리치오의 아버지인 로돌포 역의 제레미 아이언스는 섬세한 연기로 극의 균형을 맞춘다.



영화는 눈과 귀가 즐겁다. 선곡이 기막힌데, 귀에 익숙한 7080년대 올드 팝이 잔뜩 흘러나온다. 또한 비주얼 마스터답게 스콧 경은 <올 더 머니(2017)>과 비슷한 프로덕션 디자인, 조명, 미장센을 선보이며 제국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기꺼이 들춘다. <글래디에이터>에서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승하하시고 암군 콤모두스이 전성기를 끝내고 쇠락을 가져왔다는 역사관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그래서 레이디 가가가 부에 집착하면 할수록 구찌 가문의 장인정신이 퇴색하고 ‘물신주의’만 덩그러니 전시된다. 하지만 감독은 구찌 가문을 냉혈한으로 그리지 않는다. 배신, 탐욕, 허영을 풍자하되 인간적인 면모를 외면하지 않은 셈이다.



★★★ (3.3/5.0)


Good : 레이디 가가를 위시한 배우들의 앙상블

Caution : 존스톤과 베냐의 밋밋한 극본


●로돌포 구찌 역에는 원래 로버트 드니로가 캐스팅되었으나 스케줄 문제로 제레미 아이언스로 대체되었다.


■구찌오 구찌의 증손녀인 파트리찌아 구찌가 영화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그녀에 따르면 마우리치오 구찌 살인과 관련된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 캐스팅과 리들리 스콧 제작진 측의 사전 및 제 당시 연락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영화가 기반한 원작 속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당초 2008년 리들리 스콧은 안젤리나 졸리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를 추진했었으나 배우들 스케줄 문제와 판권을 가진 유니버설 픽처스와의 갈등으로 무산되었으며, 2016년에는 왕가위가 마고 로비 주연으로 찍으려 했었으나 역시 무산되었다가 이번에 MGM을 통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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