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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27. 2022

무술영화 추천 TOP 100 (1)

Martial Arts Movies : ~81위

무술(Martial Arts)이란 뭘까? 쿵푸(功夫)라는 낱말은 ‘숙달된 기술’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엇을 숙달시킬까? 중국무술의 본질은 권병일치(拳兵一致) 즉 병기술이다. 격투술과 무술은 군대가 냉병기로 전쟁하던 시절에 사용하던 전투기술이었고, 이것이 사회로 퍼지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맨몸으로만 싸우는 '권법'이 각광받은 것은 열병기가 등장한 근대로 들어서다. 명나라 명장 척계광은 "권법은 본격적으로 훈련하기 전에 하는 준비운동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권법이 민간에 퍼지기 시작한 시기는 1909년 곽원갑이 상해 정무체육회를 설립한 이후의 일이고, 이전까지는 군무와 관련된 선택받은 군인(무관)이나 익히는 특수한 기예였다.


서양도 고대부터 전쟁과 관련된 '마셜 아츠(Martial Arts)'을 개발하고 장려했다. 오늘날 올림픽 투기종목이 대표적이다. 검술로 국한해도 중세 롱소드 검술, 레이피어 검술, 세이버 검술, 브로드소드 검술, 펜싱, 지팡이술 등으로 다양하다. 현대군에 '근접전투체계(Close Quarters Battle/Combat, CQB/CQC)' 같은 백병전 기술 등으로 통용된다그러므로 동서양 모든 무술을 다룬 영화들을 다룰 예정이다지금까지 만들어진 무술 영화중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 TOP 100을 만나보자!





#150 : 코만도 (Commando·1985) 마크 L. 레스터 

존 매트릭스 대령은 딸을 구하기 위해 무기를 든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M60 기관총, M202 소이로켓발사기를 이용해 적들을 쓸어버린다. 그런데 왜 무술영화에 선정되었을까? 


쿵푸영화를 할리우드 식으로 도입한다면 <코만도>가 가장 미국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끊임없이 단도를 강조한다. 군부 독재자 알리우스와 최종대결에서 CQB/CQC로 제압하기 위한 복선이다.



#100 : 패신져 57 (PASSENGER 57·1992) 케빈 훅스

웨슬리 스나입스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극진공수도 5단과 합기도 2단의 유단자다. 그리고 철권 시리즈의 레이븐의 모티브다. 


영화는 FBI에서 ‘공포의 레인’이라 불리는 테러리스트 찰스 레인(브루스 페인)를 상대로 57번째 승객을 맡는다. 존 카터라는 전직 비행 경호실장 출신 비행기 보안 전문가로 레인의 다섯 번째 비행기 납치를 막는다. 84분간 타이트하고 군더더기 없는 킬링 타임을 선사한다. 




#99 : 라스트 드래곤 (The Last Dragon·1985) 마이클 슐츠

60년대부터 쇼 브라더스 무술영화는 할렘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왜냐하면 평범한 사람이 심신을 단련하여 압제자를 몰리치는 내용은 흑인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흑인 무술가를 앞세운 영화들, 이를테면 진 켈리의 <블랙 벨트 존스(1974)>, 짐 브라운의 <3인의 특공대(1974)>, 타마라 돕슨의 <클레오파트라 존스 (1975)> 등이 줄줄이 제작되었다.      


<라스트 드래곤>은 당시 힙합문화, 스트릿 댄스, 흑인 커뮤니티에 쿵푸가 미친 파장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컬트 클래식이 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자칭 ‘할렘의 쇼군’인 쇼너프(줄리어스 캐리)의 카리스마는 대단하다. 2002년 동양계 미국인 연주 저널의 논문에도 인용될만큼 전형적인 아시아인의 고정관념을 뒤엎는다. 일본계 스승, 동양인 친구, 브루스 리까지 주인공이 내면의 힘을 이용해 장애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그리고 배리 고디가 제작자로 나서 사운드트랙이 훌륭하다. DeBarge의 “Rhythm Of The Night”은 빌보드 핫100에서 3위, R&B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끝으로 후세에 인용되는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LMFAO의 2011년 곡 "Sexy And I Know It"은 대사가 인용되고, 2018년 영화 <쏘리 투 보더 유(Sorry To Bother You)>에 테사 톰슨이 맡는 캐릭터가 연 전시회에 이 영화를 오마주했다. 작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 제목과 시수에서 그 유산을 확인할 수 있다.    




#98 : 마검의 심판자 (Blind Fury·1989) 필립 노이스

<자토이치 17>를 리메이크한 영화, 베트남 전쟁에서 겁쟁이 전우가 작전과 다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눈을 다친 주인공이 그 전우의 아들을 되찾아주는 내용이다. 아기자기한 액션시퀀스, 밀도가 높지 않지만 콤팩트한 진행이 좋았다. 더 중요한 장점은 자신에게 장애를 안긴 당사자를 용서하는 대인배스러운 행보다.




#97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2021) 데스틴 다니엘 크레톤 

홍콩 무협영화와 중국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존중을 보여준다. 성가반(성룡 스턴트 팀) 출신 브래드 앨런을 무술감독으로 기용한 것이 액션 퀄리티를 높이는 데 한몫 단단히 했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앤트맨 시리즈, 토르 시리즈, 블랙위도우, 호크아이, 완다비전 등에서 보았던 가족의 붕괴와 화합을 그리고 있으며 익숙한 마블의 공식에 의존해서 MCU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주인공인 샹치와 메인빌런인 어둠의 드웰러의 존재감이 옅은 점도 아쉽다.




#96 : 언디스퓨티드 3: 리뎀션 (Undisputed III: Redemption·2010) 아이삭 플로렌틴 

<언디스퓨티드>는 제목대로, “논란의 여지없는” 일인자로 우뚝 서고 싶은 두 싸움꾼에 대한 영화다. 유파, 종목을 불문하고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두 맞수의 조우는 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교도소 내에 “심판도 없이, 6온스의 글러브로”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치고받는 권투시합이란 설정은 특수효과를 배제한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전시한다.  

    

이 시리즈는 감옥영화에서 보는 재소자들 간의 시비와 권투영화의 트레이닝 장면을 교차시키면서, 21세기에도 무술영화가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한다.   




#95 : 로드 하우스 (Road House·1989) 로우디 헤링톤

<레드 썬>, <외로운 늑대>처럼 서부극과 무술영화의 조합에 <로드 하우스>가 도전장을 당당히 내민다. 패트릭 스웨이지는 <범죄도시>의 마석도처럼 서부극의 무법자 겸 보안관 인 셈이고, 그가 악당들과 싸울 때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동양의 무술을 사용하여 두 장르의 교배에 힘쓴다.      


중요한 점은 서부극을 현대화하면서 매개체로 쿵푸가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마을을 쥐락펴락하는 악당을 총이 아닌 발차기로 응징함으로써 20세기 액션영화임을 어필한다.




#94 : 마스크 오브 조로 (The Mask Of Zorro·1998) 마틴 캠벨

작가 존스턴 매컬리가 1919년에 창조한 '두 얼굴'을 가진 이 영웅상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낮에는 부잣집 도련님 밤에는 가면 쓴 다크 히어로라는 점은 밥 케인의 배트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스크 오브 조로>에서 쿵푸 영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일개 좀도둑인 주인공이 스승에게서 무술을 사사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검술(劍術)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보편적인 무(기)술이다.




#93 : 무사 (武士·2001) 김성수

1375년 원명 교체기에 고려 외교단의 역사적 사건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여솔(정우성), 부용 공주(장쯔이), 최정(주진모)의 멜로드라마는 뻣뻣하다. 그러나 노련한 하급무사 진립(안성기)가 장군의 오만함을 꾸짖을 때, 충성스러운 부관 가남(박정학)이 위기에 처한 상관을 구하러 달려 갈 때, 원의 장수 람불화(우영광)이 몽고제국의 몰락을 예건할 때의 당당함과 의연함은 돋보인다. 소수의 고려무사가 원기병을 상대로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당위를 부여한다.




#92 : 서든 데쓰 (SUDDEN DEATH·1995) 피터 하이암스

간단히 반담의 다이하드, 장 클로드 반담은 고전적인 ‘액션 히어로 대 테러리스트’ 시나리오지만 피터 하이암스는 반담의 무술동작 뿐 아니라 기억에 남을 순간들을 줄줄이 생산한다.



 

#91 : 여필살권 1,2 (Sister Street Fighter·1974-5) 야마구치 카즈히코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답게 폭력과 유혈을 강조했다. 소니 치바의 살인권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미국에서 최초로 X등급을 받은 작품이 되었다. 찬바라 영화를 현대화하면서 중일 혼혈 소림사 무술소녀 '이홍동(시호미 에츠코)'가 마약조직에 잠입한 경찰인 오빠를 구하는 내용이다. 


코믹스의 슈퍼 빌런들이 각기 필살기와 비기를 휘두른다. 이것이 캡콤의 동명 게임을 비롯한 대전 격투 게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최종 전투에서 어설픈 와이어 액션과 악당의 어설픈 무술 동작을 제외하면 페미니즘적 상징이 등장하지 않는 여전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90 : 강시선생 (Mr. Vampire·1985) 유관위

강시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 홍금보의 호러 3부작<귀타귀> <인혁인> <인혁귀>을 벤치마킹하여 소위 강시영화라는 하위 장르에 전성기를 가져온다. 아류작답게 다소 허술한 구석을 노출하지만, 액션, 호러, 코믹의 균형은 오락영화로서는 거의 정점에 오른 모습이다.    

 

강시와 영환도사와의 싸움을 호러 코미디, 쿵푸, 중국 신화학의 요소을 가미해 기이하지만 설득력 있는 독창적인 면모를 보인다. 홍가반의 호쾌한 스턴트액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진행이 돋보이며 중반부에는 미조구치 겐지의 <우게츠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처녀귀신과 영환도사 제자와의 로맨스 역시 흥미롭다.   




#89 : 트랜스포터 (The Transporter·2002) 원규, 루이 르테리에

제이슨 스태덤은 영국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 출신으로 <더 원>에서 같이 출연한 이연걸에 깊은 감명을 받아 무술을 배우게 된다. 무엇이든 배달하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배달부 프랭크 마틴 역을 맡게 되며 액션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제작자 뤽 베송은 <방세옥 2 - 대도무문(1993)>의 원규에게 메가폰을 맡긴다. 그러면서도 스태덤의 무뚝뚝함에 <택시>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카체이스, 오우삼 스타일의 총격전, 홍콩스타일의 화려한 액션을 추가한다.       




#88 : 언더시즈 (Under Siege·1992) 앤드류 데이비스

90년 내내 <다이하드> 모방자들은 많았지만, <언더 시즈> 만큼 뻔뻔하게 베꼈으면서 호평을 얻은 작품도 드물다. 유일한 차이는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은 죽도록 고생하는데 반해  ‘케이시 라이백(스티븐 시걸)’은 언제나 무표정으로 수상하게 몸을 움직이며 적의 관절을 전부 꺽어버리는 기묘한 무술인 시걸권(Seagal拳)로 일격필살로 적을 제압한다는 점이다.     


그럼 성공요인은 뭘까? 악역을 맡은 토미 리 존스와 게리 부시의 공이 절대적이다. 그들이 미쳐 날뛰어준 덕분에 스티븐 시걸의 약점인 ‘단조로운 원 패턴’을 적절히 가려줬기 때문이다.




#87 : 형사: Duelist (Duelist·2005) 이명세

방학기 만화를 바탕으로 좌포청의 포교 ‘남순(하지원)’과 신비로운 자객 ‘슬픈 눈(강동원)’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상하게도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야기는 사라져간다. <형사>의 진정한 매력은 ‘이야기’가 아닌 ‘스타일’에 있기 때문이다. 선무도부터 테크노까지의 버라이어티한 음악,고속촬영과 저속촬영, 프리즈 프레임(정지화면), 색감과 명암의 급격하고 다양한 변화가 그것이다.    

 

<형사 Duelist>는 ’조선 누아르’를 표방하지만, 일본적인 양식미로 가득하다. 가면을 쓰거나 무표정한 모습의 슬픈 눈은 일본식 연극 ‘노(能)’를 연상시키고, 검은 옷을 입은 인형사가 숨어서 인형을 조정하는 인형극 ‘분라쿠(文樂)’와 닮아 있다. 또 산만한 편집을 미뤄볼 때 각 시퀀스의 연결에 덜 신경 썼다. 시장터에서의 럭비 장면이나 광대들이 재주를 부릴 때 서커스 음악이 나오고, 탱고처럼 연출된 검술 대결은 서로를 향한 간절한 몸짓처럼 연출됐다. 감정의 리듬을 지탱하는 것은 드라마가 아니라 시각적인 경이로움 그 자체라는 듯이 말이다.




#86 :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2004) 폴 그린그래스

현대문명을 따지고 보면 선조들의 노하우가 집결한 총합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만 봐도 뉴턴의 역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본의 액션 역시 홍콩영화에 정극 배우들이 능숙하지 못한 무술 동작을 눈가림하는 테크닉에서 출발한다. 주변 기물이나 일상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성룡에게서 배웠고, 소형차로 유럽 도시에서 벌이는 카체이스는 <007 유어 아이즈 온리>이 먼저다.




#85 :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2003) 워쇼스키 자매

<레볼루션>에 시온에서 벌어지는 APU군단과 센티넬의 싸움은 장관이며, <드래곤볼>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연상되는 빗속의 결전은 비장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레볼루션>의 심각한 결론의 무게를 지탱할 만한 독창적인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 <매트릭스>의 진짜 가치는 진지하고 새로운 텍스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장르 도구를 재치 있게 조합한 끝내주는 스타일에 있기 때문이다.




#84 : 이퀼리브리엄 (Equilibrium·2002) 커트 위머 

커트 워머는 오우삼과 사무라이 영화, SF 디스토피아물에 대한 존경을 표한다. 영화는 ‘건 카타(Gun Kata)’이라는 가공의 총기 무술을 선보이며 <존 윅>, <거침없이 쏴라>,<원티드>등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카타는 한자인 '形(형, 폼새, 무술이론)'을 일본어로 읽은 것이다. 건 가타의 경우에는 권총 두 정이 전 방위를 담당하며 상대방의 사격각과 위치를 파악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거나 수비한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적의 위치와 공격방향을 파악하고 최상의 사격자세를 미리 취해 격발하고 회피한다는 것이다.




#83 : 방세옥/대도무문 (The Legend·1992-3) 원규

<방세옥>은 쿵푸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연걸은 어머니역의 소방방의 콤비는 유쾌하다. 그녀는 성별을 오해한 호혜중의 마음을 얻게 되는 대목에서 시대를 앞선 넌 바이너리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인 것 같다. 그리고 의자, 밧줄, 사다리 등을 활용한 와이어 액션 장면의 리얼리티가 스토리에 진정성을 부여했다.




#82 : 14인의 여걸 (Fourteen Amazons·1972) 정강 

쇼브러더스는 수많은 여전사들을 양산했는데, 중국, 홍콩, 대만에서 수차례 극화된 송나라 양씨 집안을 배경으로 가문의 남자들이 모두 전사하자 과부가 된 집안 여자들이 서하를 정벌하는 이야기다. 하리리, 리청, 능파 등의 여배우들이 몸을 사라지 않고 격렬한 스턴트 액션을 소화하며 사지절단이 기본인 신체훼손이 매우 적나라하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볼거리인 ‘인간 다리’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덧붙여 오늘날 정치적 올바름보다 훨씬 남녀 배역을 공정하게 다루고 있다.




#81 : 명장 (The Warlords·2007) 진가신 

태평천국운동으로 혼란하던 서태후 섭정시기에 발생했던 청조 4대 기안 중 하나인 ‘자마안(마신이를 찌르다)’사건을 소재로 한 장철의 <자마 (1973)>을 리메이크했다. 동치 9년에 암살동기도 밝혀지지 않은 채 종결된 '산적 장문상이 총독 마신이를 암살했다'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후대에 온갖 음모론이 더해졌다.   

  

이연걸은 화려한 외양(무술을 하는)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진 못했다. 그의 놀라운 몸동작 이외의 것엔 통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액션에 능하면(혹은 마스크가 되면) 연기는 못할 것이라는 편견 탓이기도 하다. <더 독(2005)>에서 훌륭한 내면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다시 한번 진지한 정극연기에 선보인다. 진가신은 세 의형제가 조이호의 부인 연생(서정뢰)과의 불륜을 부차적으로 다루며 대의명분와 형제애(의리)은 무엇이며 정치와 권력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캐묻는다. 큰 뜻(좋은 목적)을 위해 작은 희생(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것인지 논쟁한 셈이다.     


중화권 전쟁영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무협액션을 절제하고 구로사와 아키라 스타일의 웅장하고 장대한 전투장면 만큼이나 비극적 운명 속에 휘말린 세 남자의 표정에 포커스를 맞춘다. 후반부 중국공산당을 염두에 둔 지지부진한 전개가 옥의 티이지만, 고관대작들이 두는 바둑알들에 불과하다는 결론은 명징하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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